국내앨범 원유림 (Yoorim Wom) [이끌림: Memory And Curve] Self Produce/2025
- Johnk
- 조회 수 2

원유림 <이끌림: Memory And Curve> Self Produce/2025
원유림 - Flute, 태평소
Nina Gat - Piano
Matis Regnault - Bass
Léo Tochon - Drums
01. 500 Years Arirang, Pt. I - Once Upon A Time
02. 500 Years Arirang, Pt. II – Monologue
03. 500 Years Arirang, Pt. III – Fracture
04. 500 Years Arirang, Pt. IV – Unbroken
05. Habuji (Song for My Grandpa)
06. Taepyeong Trane
07. 엄마야 누나야
08. 꼭두각시
09. 칠채 (Isolation & Connection)
10. 새야새야
11. 진도아리랑 (시나위 Ver.)
재즈와 록 어법에 성공적으로 녹아든 국악 오리지널리티!
일단 개인적으로 이 음반을 듣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는 말을 먼저 하고 싶다. 파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플루티스트라는 정보 외에는 글쓴이가 아는 바가 없는 원유림의 데뷔 음반 <이끌림: Memory And Curve>은 그녀가 가지고 있는 창의적인 음악성과 깊이 있는 연주에 대해 감탄을 할 수 밖에 없었는데 바로 음반 포문을 여는 4곡의 조곡을 들을때부터 직접적으로 느껴졌다. 한오백년과 아리랑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정서를 의미하는 500 Years Arirang 을 토대로 시작하는 조곡에서 한국 전통 악기에서나 찾아 볼 수 있는 농현과 시김새가 보였기 때문이다. 플루트라는 악기가 이것을 표현할 수 있나 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녀는 이것을 위해 개조를 한 ‘슬라이딩 엠부셔 플루트’라는 생소한 악기를 사용했다고 한다. 농현이나 시김새라는 것은 흔히 말하는 국악에서 볼 수 있는 떠는 음이나 꺾임음, 추임새 같은 장식음을 통틀어 말하는데 민속 음악에서는 음악적 감정과 숨결에 크게 관여해서 중요한 표현 수단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조곡에서 그녀는 태평소도 연주하면서 민속악에 대한 자신만의 음악적인 면을 너무나 멋지게 표현하고 있다.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기반으로 만든 ‘하버지’ 역시 재즈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민속악 느낌을 녹여내며 독특한 미감을 보여준다. 존 콜트레인의 모달 재즈를 표현한 듯한 강렬한 느낌을 주는 곡인 Taepyeong Trane은 태평소라는 악기의 매력을 확실하게 각인시킨다. 김소월의 시에 노래를 붙인 ‘엄마야 누나야’, 탱고적인 요소가 살짝 느껴지는 유러피안 감성의 ‘칠재’, 재즈와 전통 민요의 느낌이 묘하게 섞여 있는 곡으로 그녀의 보컬이 신비로움을 자아내는 ‘새야 새야’, 거기에 마지막을 장식하는 ‘진도 아리랑’은 재즈와 결이 비슷한 남도 무속음악의 시나위 버전으로 즉흥적인 가락으로 전개하며 태평소로 멋지게 마무리한다.
이렇게 보면 타이틀이 지닌 기억과 더불어 Curve 라는 단어에 눈이 가는데 서양 음악과는 다르게 한국 전통 음악에서는 곡선을 굉장히 중요시 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단지 음악뿐만 아니라 의식주에서도 이런 곡선을 살린 것들이 굉장히 많은데 앞서 말한 농현과 시김새는 이런 곡선의 미학을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을 재즈라는 장르와 단순한 크로스오버로 볼 수 없다고 생각 하는 이유가 있다. 원유림을 제외하고 참여한 멤버들이 한국 뮤지션이 아니기에 이런 정서를 어떻게 함께 자연스럽게 녹여내서 표현했는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고 이것은 분명 리더로서 원유림의 음악적 소통 및 교감하는 능력에서 기인한다고 판단할 수 있다. 무조건 재즈 팬들께 일청을 강권하고 싶은, 굉장히 인상적인 음반으로 10년간 파리에서 활동을 했다고 하는데 앞으로의 그녀의 국내 활동이 어떻게 전개될지 자못 궁금하고 기대된다. 글/재즈칼럼니스트 윤병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