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nny Garrett/ Svoy <Who Killed AI?> Mack Avenue/2024

 

 

Kenny Garrett – alto & soprano saxophones, vocals

Svoy – programming, vocals, piano, keyboards

 

 

1.Ascendence

2. Miles Running Down AI

3. Transcendence

4. Divergence Tu-Dah

5. Ladies

6. My Funny Valentine

7. Convergence

 

 

파격적 도전에 물리적 나이는 그저 숫자일 뿐

언제나 시대가 원하는 음악을 감각적으로 캐치하며 지난 40년간 인상적인 작품들을 다수 발표해 온 스타 알토 색소포니스트 케니 가렛이 돌아왔다. 그것도 이번엔 높은 퀄리티의 일렉트로닉 재즈와 함께 말이다. 사실 지난 십여 년간 로버트 글래스퍼, 브래드 멜다우 등 여러 뮤지션들이 일렉트로닉 재즈의 영역을 개척해왔는데, 케니 가렛도 그 연장선에서 새 음악을 발표했다. 흥미롭게도 이 음반에서 함께 하는 뮤지션은 ‘Svoy’가 유일하다. 다시 말해 이 음반에는 단 두 명의 뮤지션만이 등장한다 -케니 가렛과 Svoy. 본명 Mikhail Tarasov, 스테이지명 Svoy는 1980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출신으로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 전문 프로듀서이다. 2005년부터 7장의 리더 작을 발표했는데 특히 2011년 <Automatons> 음반으로 크게 주목받았었다. 1960년생인 케니 가렛과는 2012년부터 그의 음반에 보컬과 스트링 편곡으로 참여하는 등 인연을 이어왔는데, 이 둘의 본격 콜라보가 바로 신보 <Who Killed AI>이다.

앨범의 시작부터 아날로그 신스의 강렬함이 귀를 때린다. 날렵한 후크의 반복을 통해 케니 가렛의 장기였던 재즈 펑크(Funk)와 일렉트로닉을 진하게 섞어낸 음악을 들려준다. 라이브 색소폰 연주와 EDM의 조화는 미래지향적이다. 케니 가렛은 언제나처럼 엄청난 솔로를 들려주지만, 음반 전체의 중심은 철저히 일렉트로닉 프로듀싱에 맞춰져있다. 즉흥 연주의 분량을 줄이고, 대신 작곡과 프로듀싱, 사운드 메이킹에 진심인 케니 가렛의 시도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첫 트랙 ‘Ascendence’에서는 프로그레시브 하우스 계열 EDM을 재즈와 절묘하게 섞어낸 결과물을 들려준다. 이어지는 ‘Miles Running Down AI’는 마일스 데이비스의 1970년대 아방가르드 퓨전 재즈를 오마주하여 업그레이드한 버전이다. (참고로 케니 가렛은 1980년대에 마일스 데이비스 밴드에 발탁되어 그와 수년간 함께 활동한 적이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마일즈에 대한 존경심으로 승화시켜 이 곡을 완성해냈다). 또한 아날로그 신스를 통해 깊숙한 내면을 투영하는 발라드 ‘Transcendence’ 는 매우 아름다웠고, ‘Divergence Tu-dah’ 에서 색소폰 솔로에 오토튠을 사용한 기법은 솔직히 꽤 놀라웠다. 또한 일렉트로닉 패드와 함께 버무려낸 재즈 스탠더드 ‘My Funny Valentine’ 은 다시금 마일스 데이비스의 1970년대 아방가르드한 록 퓨전 사운드를 느끼게 해주며. 그 외에도 다양한 시도가 35분 러닝타임을 가득 채우고 있다. 케니 가렛의 새로운 관심사를 바탕으로 파격적인 행보를 알리는 도발적이고도 색다른 작품.   글/재즈 피아니스트 김주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