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앨범 믹 구드릭과 프레드 허쉬 Mick Goodrick & Fred Hersch [Feebles, Fables & Ferns] ECM/2026 (Recorded 1988)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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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k Goodrick & Fred Hersch <Feebles, Fables & Ferns>
ECM/2026 (Recorded 1988)
Mick Goodrick Guitars
Fred Hersch Piano
1 Feebles, Fables and Ferns
2 Falling Grace
3 Away 10 / Amazing
4 Five Excursions
5 Out of Nowhere
6 Heartsong
7 Soul Eyes
겸손하게, 그저 상대에 귀 기울이고 반응하는 것만으로 충분한...
영어 표현에 Horse Whisperer, 말에게 속삭이는 사람이란 문구가 있다. 야생의 말을 잘 길들여 기귀울이게 할만큼 노련한 조련사를 뜻하는 말로, 피아니스트 프레드 허쉬가 최근 기타리스트 믹 구드릭과 80년대 녹음한 미공개 듀엣 앨범을 두고 그를 가리켜 하는 말이다. 새롭게 발굴되어 출시되는 앨범 <Feebles, Fables and Ferns>는 1988년 8월, 뉴욕에 있던 프레드 허쉬의 스튜디오에서 녹음된 듀엣 앨범으로 당시 보스턴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두 음악가가 단 한 번 마주 앉아 남긴 기록이다. 거의 40년이 지난 뒤 프레드 허쉬는 이 세션을 돌아보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앙상블 연주하듯, 두 사람 사이에 깊은 경청이 있었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또 “그는 꽤 겸손한 사람이었고, 너무 적게 레코딩을 남긴 음악가였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를 Guitar Whisperer, 즉 기타 조련사라 불렀다.
믹 구드릭은 교육자로서도 거대한 그림자를 남겼다. 팻 메시니, 빌 프리셀, 울프강 무스필, 줄리언 라지 등등 수많은 후대 실력파 기타리스트들이 그의 업적을 조용히 설명하고 있다. 많은 음반을 남겨 자신의 거대한 음악적 여정들과 성취의 메달처럼 전시하기도 하고, 어떤 뮤지션들은 얼마 안되는 희귀한 기록만으로 거대한 음악적 성취와 여정을 함축적으로 암시하기도 한다. 2022년 타계한 믹 구드릭은 분명 후자에 속하는 인물이다. 그는 재즈 기타의 역사에서 결코 작지 않은 이름이지만, 이상할 만큼 녹음을 별로 남기지 않았다. 그래서 이런 기록물은 매우 반갑고, 노벨상 수상자의 숨겨진 메모를 발견하는 일 같은 그런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한편 이 둘은 서로가 이상적인 대화 상대이기도 하다. 빌 에번스와 짐 홀이 그랫듯, 언제나 화성적 깊이와 선율적 감각, 즉 종적인 동시에 황적인 지점을 찾아, 감각적으로 공간을 여유있게 그리며 동시에 대화를 번잡하지 않게 만드는 미학이 있다.
앨범의 제목이기도 한 Feebles, Fables and Ferns 는 믹 구드릭의 유일한 ECM 앨범< In Passing>(1979)에서 이미 녹음했던 곡이지만, 여기서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더 가까운 거리의 대화로 변해, 두 사람은 선율을 정면으로 제시하기보다, 마치 하나의 이야기를 두 사람이 동시에 쓰고 있는데, 문장의 주어와 목적어가 계속 교체되는 듯, 곡은 완성된 구조물이라기보다, 그 순간 두 사람이 나눈 생각의 흔적에 가깝다. 스티브 스왈로우의 명곡 Falling Grace 와 1993년 기타리스트 조 디오리오와의 듀엣 앨범 <Rare Birds>에서도 연주한 Out of Nowhere (재즈 기타리스트 찰리 크리스쳔의 전통으로)는 솔로 먼저 헤드 나중의 "에번스/짐 홀" 공식을 따르고 있다.
이 음반의 아름다움은 흔히 떠올리게 하는 거대한 선언이나 극적인 서사가 없고 대신 작고도 조용하며 깊은 집중이 있고, 차분히 서로를 해석하고, 때로는 비워 두기도 하며 음악의 본질을 드러내는 조건이 되어야 한다는 언약을 하고 있는듯하다. 결국 두 명의 거장이 재즈가 가장 근본으로 돌아가는 상태를 기록한 밀실의 내밀한 대화 같은 이 연주는, 음악적 깊이는 화려한 불꽃 같은 솔로들만이 아니라, 누군가의 작은 소리를 끝까지 들어주는 능력에서 생겨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고, 지금도 계속 귀를 훈련 시켜야하는 당위성을 조용하고도 설득력 있게 속삭여주고 있다. 글/재즈 기타리스트 정수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