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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k

⚡칙 코리아(Chick Corea)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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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ck Corea

코로나 펜데믹 시대 최전방에 위치한 재즈 아티스트

 

COVID-19마저 넘어선 그의 미친 활동량

 

60년대 초 20대 초반의 나이에 재즈 신에 데뷔한 이태리계 미국인 피아니스트 칙 코리아는 재즈의 격동시기를 몸소 겪으면서 정상에 올랐습니다. 이후 80~90년대를 거치면서 퓨전의 유행과 어쿠스틱 재즈의 르네상스에도 그는 항상 최전방에 위치하고 있었죠. 그런데 이것도 벌써 30년 전의 얘깁니다. 그는 어느 덧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에 다다랐고 시대는 바야흐로 온라인으로 재편되어가고 있는데도 아직도 여전히 최정상에 군림하고 있습니다. 은퇴 따윈 애초 그의 사전에 없으며, 심지어 SNS 활용도에서도 젊은 아티스트에게 전혀 밀리지 않고 있습니다. 그의 연배를 감안할 때 이건 정말 놀랍고 신기한 일이죠. 최근 COVID-19로 인한 위기에서도 그는 남다른 대처와 순발력으로 탁월한 위치선정을 이뤄내고 있는 중입니다. 일반적인 상식의 범주를 넘어선 그의 열정과 에너지! 우리는 그저 경이와 감탄에 찬 시선으로 그를 바라볼 뿐입니다.

 

글/김희준

사진/Chick Corea Productions, Concord

 


 

세상을 바꾼 코로나 펜데믹 현상

 

올해 1월말과 2월 초 본격적으로 세계에 확산되기 시작한 코로나 바이러스 19(이하 COVID-19) 는 2020년 인류의 생활에 실로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아마도 연말 즈음 올 한해의 화두를 꼽으라면 어느 저널에서건 COVID-19를 제1착으로 꼽게 될 것입니다. 어느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신종 전염병의 대유행! 이로 인해 물자의 이동은 멈춰버렸고 인간은 더 이상 전 세계를 오가며 활발히 교류하거나 여행하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과 모바일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면 거의 모든 게 얼어 붙어버린 상황이 된 겁니다. 처음 COVID-19가 퍼져나가기 시작할 때만해도 이렇게까지 전 세계적인 확산(Pandemic)을 야기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지만 솔직히 이제는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 조그만 바이러스가 인류의 생활패턴, 습관과 가치 판단 기준을 상당부분 바꿔놓고 있다는 걸 말이죠. 이제는 제 아무리 낙관적으로 바라보더라도 올해 안으로 이전과 같은 생활을 다시 할 수 있을 거 같지가 않아 보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분야중 하나가 바로 문화, 그 중에서도 특히 음악일 겁니다. 음원은 그나마 괜찮습니다. 문제는 공연이죠. 장르를 막론하고 스타급 뮤지션들은 투어를 하면서 팬들과 만나고 자신의 신작도 홍보하며 더불어 수익도 가져갑니다. 이러한 프로세스는 수십년 째 공식화되어 이어져왔는데 올해만큼은 이 과정이 진행될 수가 없어진 거죠.(그렇다고 온라인 콘서트가 대안이 될 수 있을 거 같진 않습니다. 그저 어쩔 수 없이 시도해봐야 하나의 방편 정도라면 또 모르겠습니다만...)

 

그렇다면 재즈의 경우는 어떨까요? 제가 여러 경로로 누차 언급했듯 재즈는 팝 스타들처럼 특정 뮤지션이 그렇게 크고 강력한 팬덤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대신 재즈 팬들은 여러 뮤지션들의 음악을 두루 향유하며 함께 즐기고 감상하는 편에 더 가깝죠. 그렇기에 재즈는 페스티벌이라는 공연 포맷이 다른 어떤 장르보다 효과적으로 팬과 뮤지션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통로이며 바로 이 페스티벌은 매년 5월부터 9월에서 10월초까지 구미지역과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지역에서 릴레이 식으로 이어집니다. 특히 여름 시즌이 소위 말하는 대목이며 재즈 뮤지션들이 그 해 수익중 가장 큰 시장이 열리는 시기라고 볼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여러 뮤지션들이 서로 교류하고 또 예기치 못한 작업이 이어지기도 하는 시기입니다.

 

재즈 뮤지션과 신 전반을 볼 때 아주 중요한 시즌이 바로 여름 페스티벌 시즌인데 올해는 이게 완전히 동결되어버렸습니다. 최근 조금씩 공연을 시도하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으며 8월부터 공연 스케줄이 잡히기 시작한다지만 작년에 비한다면 세발의 피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일단 공연을 할 수 있는 지역이 지극히 제한되어 있으며 월드 투어 같은 건 언감생심 꿈도 못꾸는 상황인데 간헐적인 공연 몇 번 한다고 상황이 나아질 턱이 있겠습니까? 자! 이런 극단적인 입장에 처하자 뮤지션들은 온라인, 인터넷 환경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관심을 두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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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환경의 최전방에 위치한 칙 코리아

 

그럼 온라인, 모바일 영역에서 재즈 뮤지션들은 무얼 할 수 있으며 현재 주로 뭘 하고 있을까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같은 주요 SNS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살펴본 바 상당수의 재즈 뮤지션들이 자신의 계정을 통해 작업실과 스튜디오에서 찍은 연주 영상들을 올리고 있으며 좀 더 제작 여건이 되는 뮤지션들은 뮤직 비디오를 만들어 여러 채널로 업데이트를 하고 있었습니다. 좀 더 신선하고 적극적인 접근시도로는 서로 다른 지역에 있는 뮤지션들이 영상 통화으로 동시에 협연해 이를 온라인에 공유하는 작업을 하는 경우도 있었죠. (이 경우는 모바일 통신환경하에서 정확한 타임 필을 유지할 수 있는 지역간 거리와 온라인상의 환경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시도하기가 어렵기에 자주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면 현재 재즈 아티스트들 가운데 온라인 영역에서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또 흥미로운 컨텐츠를 꾸준히 생산하고 있는 이는 누가 있을까요? 필자가 살펴본 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거의 100% 정해져 있는 것 같습니다. 바로 칙 코리아입니다.

 

그렇습니다. 그보다 한 세대 정도 터울이 있는 브래드 멜다우도 아니고, 그 보다 더 젊은 티그랑 하마시안도 아닌 곧 여든 줄이 되시는 1941년생 칙 코리아입니다. 그가 현재 온라인 상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사용자이며 헤비 업로더이며 또 컨텐츠 개발자입니다. 젊은 세대 어떤 뮤지션도 칙 코리아만큼 적극적으로 온라인을 활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실로 대단하고 또 놀라운 일이죠. 한국 나이로는 80세, 그 나이대의 우리 주위 어르신들이 어떤 식으로 살고 있는지를 살펴본다면 이 분이 얼마다 딴 세상에 가 있는지 감이 오실 겁니다. 그는 비록 육체의 나이가 80에 다다랐을 뿐, 정신의 기민함과 역동성은 여간한 20~30대 젊은이들 그 이상입니다.

 

4 칙 코리아의 온라인 마스터 클래스. 일정한 비용을 지불하면 누구라도 들을 수 있다..jpg

 칙 코리아의 온라인 마스터 클래스. 일정한 비용을 지불하면 누구라도 들을 수 있다.

 

칙 코리아는 COVID-19의 팬데믹 상황에서도 특유의 긍정성과 낙천성을 전혀 잃지 않고 있습니다. 그 또한 올해 잡혀 있던 투어를 진행할 수 없게 된 점은 다른 뮤지션과 마찬가지로 동일합니다만, 이에 대처하는 방식은 다른 연주자들과 판이하게 달랐죠. 그는 예정되어 있는 투어가 취소되자 곧바로 온라인상에 자신의 연주 영상을 더 많이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가 운영하고 있는 칙 코리아 아카데미 온라인 과정을 몇 종류 개설해 아마추어와 프로 뮤지션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 영상을 SNS와 유튜브에 올리면서 뮤지션 지망생들에게 적잖은 호응을 끌어 모으기 시작했죠. 그와 동시에 과거 그의 라이브 영상과 관련 사진들을 다시금 SNS 공간에 올리면서 신,구 재즈 팬들의 관심 또한 끊임없이 자극하고 있는 중입니다. 얼추 살펴본 결과 최소 하루 이틀 사이 한 두개씩 자료들을 빠지지 않고 업로드하는데 이 정도로 자주, 또 꾸준히 컨텐츠를 올리는 재즈 뮤지션은 현재 거의 없다고 봐도 틀리지 않습니다. 그 결과 그의 페이스 북 페이지 팔로워는 무려 55만, 좋아요는 51만에 달하며 인스타그램은 27만이 넘습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겁니다. 지금껏 그래미 본상만 23개나 수령한 슈퍼 뮤지션이니, SNS 활동도 쉽게 탄력을 받을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말이죠. 맞는 말입니다. 이미 지명도를 SNS 시대가 오기 전부터 충분히 획득한 그이기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반응을 끌어낼 수 있는 것도 상대적으로 쉬운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스타급 재즈 뮤지션들이 칙 코리아만큼 멀티 태스킹에 능하지도 않고 그처럼 온,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여러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그와 비슷한 대중적 명성, 지명도와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볼 수 있는 허비 핸콕, 팻 메시니나 키스 재럿같은 이들이 온라인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 지만 살펴봐도 대략 감이 오죠. 이건 전적으로 칙 코리아의 소통능력과 새로운 환경에 대한 이해 및 적응력, 친화력이 아주 남다르고 탁월하기 때문에 가능한 거라고 봐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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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션 지망생들을 대상으로 한 라이브 워크샵. 칙 코리아와 함께 연주하면서 배우고 또 서로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게 특징.

 

이러한 활발한 온라인 활동에 더해 그는 뮤지션으로서의 본분인 리더 앨범 작업 또한 전혀 소홀하지 않고 있죠. 매해 자신의 신작을 1장 이상 발표해오고 있으며 올해 8월에도 또 하나의 피아노 솔로 라이브 앨범을 발표할 예정에 있습니다.

 

보통 그 정도 커리어와 연배를 갖춘 뮤지션들은 아무래도 활동량과 작품 발표의 간격이 길어지게 마련입니다. 혹은 건강상의 문제가 생겨 잠정적인 휴식기를 가지는 경우도 적지 않죠. 하지만 칙 코리아는 이중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고 60년대 중반 처음 프로 뮤지션으로 활동을 시작했을 때나 노장이 된 지금이나 동일한 태도로 자신의 음악작업에 임하고 있습니다. 이건 정말이지 유례가 없을 정도로 놀랍고 대단한 겁니다. 얼마나 자기관리능력이 탁월하면 기복없이 60년이 가까운 세월동안 자신의 컨디션을 일관되게 유지해올 수 있는 걸까요?

 

(수년 전 내한 공연시 그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에게 음악은 업이면서 하나의 놀이이자 휴식, 오락과도 같은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집안에 큰 스튜디오를 마련해놓고 부인인 게일 모란과 함께 이것저것을 시도하며 아이디어를 떠올린다고 말한 적이 있었죠. 또한 그는 미술에도 관심을 가져 틈틈이 그림을 그려오고 있기도 한데, 최근 그의 SNS 계정에 자신의 그림을 올리고 있기도 합니다)

 

지금껏 활동해온 재즈사의 거물들 중 칙 코리아만큼 평생에 걸친 기복 없는 활동량을 보여준 이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겁니다. 그나마 후배격인 팻 메시니, 세상을 떠나신 피아니스트 행크 존스 정도가 비견될 만한데, 이 분들은 칙 코리아만큼 온라인/모바일 환경에 친숙하지도, 또 적극적이지도 않죠.

 

그의 오랜 절친인 허비 행콕만 보더라도 <The Imagine Project> 이후 리더작을 발표하지 않은 지 올해 10년째이며 유네스코 재즈 대사를 비롯한 각종 의전행사의 대표역할에 더 매진하고 있습니다. SNS 활동은 애초 고려대상도 아니죠. 이런 점만 보더라도 칙 코리아의 음악적 일관성과 헌신은 실로 대단하며 비교대상조차 찾기 어려울만큼 압도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그렇게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결코 아니지만, 그럼에도 그의 쉼없는 활동에 큰 자극과 영감을 받을 수는 있죠. 뮤지션 지망생이라면 그의 레슨과 워크샵 영상을 보면서 새로운 걸 깨닫거나 연습을 위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고 오랜 재즈 팬이라면 그의 옛 라이브 영상이나 최근 연주 자료들을 보며 즐거움에 빠져 들 수 있을테니 말입니다. (심지어 화질과 음향상태가 좋은 게 많아 스마트 폰으로도 감상하기에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이것 하나는 확실한 것 같습니다. 재즈 아티스트 가운데 코로나 펜데믹 시대에 칙 코리아만한 롤 모델은 없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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