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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편집장이 직접 전해주는 재즈와 여러 음악 이야기들. 아티스트 추모 칼럼에서 인터뷰, 이슈및 논란이 되는 여러가지 사안들을 포함해, 다양한 시각을 담보한 여러 종류의 글들이 함께 다뤄지게 됩니다. 음악을 듣고 바라보는 시각과 관점을 좀 더 폭넓고 깊이있께 가져가고자 기획된 코너!

Johnk

#31 Special Column - 어벤져스급 올스타 세션의 파워와 쾌감! 크리스 포터, 브래드 멜다우, 존 패티투치, 브라이언 블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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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로부터) 브래드 멜다우, 크리스 포터, 존 패티투치, 브라이언 블레이드.jpg

좌로부터) 브래드 멜다우, 크리스 포터, 존 패티투치, 브라이언 블레이드 

 

 

크리스 포터, 브레드 멜다우, 존 패티투치, 브라이언 블레이드

Chris Potter, Brad Mehldau, John Patitucci, Brian Blade

커리어 첫 협연작 <Eagle‘s Point> 발표한 당대 초특급 연주자 네명

어벤져스급 올스타 세션의 파워와 쾌감!

 

재즈 신에서도 스타파워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물론 팝/록계의 어마어마한 팬덤은 결코 아니고 묻지 마 열혈 사생팬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공연이든 앨범 판매이든 유튜브 영상이든 반응에서 다른 뮤지션들과의 격차가 확연히 드러나는 뮤지션들이 있죠. 그들의 행보, 특정 연주 스타일과 고유한 사운드 메이킹이 학생들의 열렬한 카피대상이 되어 추종하게 되는 경우가 확실히 존재하는데 지금 소개하는 이 작품의 주인공 네 연주자들이 바로 지금 시대에 그런 파워를 갖고 있는 분들입니다.

크리스 포터, 브래드 멜다우, 존 패티투치, 브라이언 블레이드. 재즈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결코 모를 수가 없는 이름의 이 네 명은 이미 커리어, 연주력및 지금까지 남긴 결과물로 볼 때 당대 최상의 위치에 자리한 초특급 연주자들이며 학생은 물론이고 동료 연주자들까지 팬의 입장에서 바라보게 만드는 경이로운 재능과 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 이들이 함께 팀을 구성했다는 사실은 호사가들을 절로 들뜨게 만드는 이슈임에 틀림이 없죠. 그런데 이 라인업을 보는 순간 기시감이 드는 구석이 바로 생깁니다.

바로 조슈아 레드맨이 주축이 되었던 무드스윙 쿼텟이죠!

아마 이 세션을 보는 순간 여간한 재즈 팬들은 조슈아 레드맨-브래드 멜다우-크리스찬 맥브라이드-브라이언 블레이드의 무드 스윙 쿼텟을 반사적으로 떠올릴 겁니다. 두 팀 모두 현 재즈 신의 최정상에 위치한 연주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실력과 명성, 인기를 누리고 있는 얼마 되지 않는 스타급 연주자들이 한데 의기투합한, 이른바 슈퍼 그룹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두 팀은 심지어 멤버들도 절반이 겹치고, 악기 편성도 동일하며 음악적 방향성에서도 뉴욕의 동시대 포스트 밥이라는 닮은 구석이 있어 보입니다. 메인 호스트가 색소폰주자인 것도 동일하고요.

다만 이번 크리스 포터 쿼텟 네 명은 함께 모인게 이번이 처음인 반면, 무드스윙 쿼텟은 이미 1994년 동일한 라인업으로 앨범을 만든 적이 있었으며 2019년 다시 조우해 정규 앨범을 현재까지 두 장 발표했었습니다. 크리스 포터-브래드 멜다우-존 패티투치-브라이언 블레이드는 90년대 초반부터 서로 잘 알고 있었고 각자는 이미 여러 차례 협연해본 경험이 있다고 해도 네 명이 함께 팀을 구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존 패티투치가 재작년 라이브 프로젝트로 운영하던 색소폰 트리오 라인업이 크리스 포터와 브라이언 블레이드, 그리고 패티투치 자신이었습니다. 여기에 브래드 멜다우가 포함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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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경우 올해 초 이 슈퍼 세션 결성 소식을 듣고 나서, 개인적으로 우선 궁금했던 것이 멤버들이 단순 세션의 형태로 참여했는지의 여부였습니다. 무드스윙 쿼텟의 경우 분명 팀의 주축이 조슈아 레드맨이었지만 음악적으로 각 멤버들이 자신의 오리지널 곡을 갖고 와서 참여했었고 사전 합을 맞추는 기간이 있었죠. 그럼에도 사실 이들 또한 별도의 시너지를 내었는가를 묻는다면 개인적으로는 다소 아쉬운 면이 있긴 했습니다. 반면 크리스 포터의 이 슈퍼 세션은 모두 포터의 오리지널 곡들로만 채워져 있습니다. 워낙 대단한 연주력을 가진 분들이기에 이들에게서 액면가로 부족한 점을 찾을 수는 없겠으나 사실 팀워크및 플러스 알파의 응집력을 끄집어내기 위해선 아무리 대단한 연주자들이라고 할지라도 서로간의 팀 워크를 끌어올리기 위해 일정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게 아닐 경우 아무리 멋진 연주로 채워질지라도 단발의 세션이 갖는 한계점은 어쩔 수 없이 생길 수 밖에 없는데, 음원을 들어본 바 일부 이 세션에서도 그런 부분이 느껴집니다. 개별 기량자체가 워낙 좋아서 티가 잘 안나는 것일뿐 플러스 알파의 영역까지 도달하지는 못한 것 같아요.

그러나 연주자체의 임팩트 및 쾌감이 역시나 탁월해 음악을 듣는 것 자체가 일단 대단히 즐겁고 연주에서 신명이 절로 느껴집니다. 크리스 포터 본인조차 이 멤버들과의 작업에서 그저 오래간만에 함께 이들과 함께 연주해서 너무나 즐거웠고, 앨범도 다른 거창한 컨셉트나 무게 있고 진지한 내용들을 담으려 했다기 보단, 반가운 옛 친구들의 해후처럼 편하고 유쾌한 느낌을 연주에 담아내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고 하는데 딱 그 말대로인 것 같습니다.

 

20대 초반 새파랗게 젊은 시절의 크리스 포터와 브래드 멜다우. 1992년도.jpg

20대 초반 새파랗게 젊은 시절의 크리스 포터와 브래드 멜다우. 1992년도

 

포터 특유의 빠듯하고 빈틈없이 날렵한 테너에 정교함으로는 포터에 전혀 뒤지지 않는 괴물 베이시스트 존 패티투치의 연주, 그리고 다이내믹의 끝판왕격인 브라이언 블레이드가 일정부분 힘을 빼면서 동시에 음악에 유연한 탄력을 부여하는 과정이 이어지면서 전체 사운드의 색이 풍성하게 연출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브래드 멜다우의 피아노가 이전 무드스윙 쿼텟에서와는 다른 어프로치로 이 팀의 개성을 만들어내는데 기존 멜다우의 보이싱 및 색깔을 살짝 누그러트리고 포터의 연주와 곡에 좀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통해 크리스 포터의 오리지널 곡의 완성도, 매력이 확실히 물이 올랐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스튜디오 전작인 <Sunrise Reprise>에서도 그의 작곡이 비범해졌다는 걸 느꼈는데, 이번은 좀 더 완숙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타이틀 곡인 Eagle's Point 에서 다채로운 곡의 흐름 사이 복잡하면서도 듣기에 불편하지 않도록 스토리를 이어가는 부분, 그러면서 본 작의 백미라고 봐도 좋을 두곡 Other PlanMalanga Moon 같은 곡에선 진중한 음악적 무게감 또한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리리컬한 발라드 넘버들의 감성이 업그레이드 된 점도 꼭 언급할 필요가 있을 거 같아요. Aria for Anna 의 경우 피아노와 소프라노 색소폰 듀오로 진행되는 중반 솔로 파트가 상당히 호감을 주며 Indigo Ildiko 는 도입부 베이스 클라리넷을 사용해 이야기를 이끌어가며 중반 이후 다시 테너로 포터 사운드의 맛을 잘 표현해내고 있습니다. 또한 예의 테크닉적인 쾌감을 느낄 수 있는 Eagles’ Point, Dream of Home, Horizon Dance 같은 곡은 포터의 전매특허와 같다고 해도 좋겠죠. 확실히 이번 앨범은 압도적인 퍼포먼스가 다소 누그러져 있고 한 템포 쉬어가는 여유가 반영되어 있음에도, 테마의 선명함에 완급 흐름까지 담아내어 더 입체적이면서 자연스럽게 귀에 와닿는 것 같습니다.

 

Montage -Potter, Mehldau, Patitucci, Blade (credit- Dave Stapleton)-8125.jpg

 

사실 이런 기획은 라인업만으로도 주목도와 화제성이 높을 수 밖에 없지만 한편으로는 그 반대급부 또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기껏 당대 탑 클래스 슈퍼세션으로 팀을 만들었건만, 자신들의 명성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물이 나올 때 빛 좋은 개살구가 되어버리며 실제로 그런 결과를 초래한 경우가 재즈 신에서도 은근 존재했었죠. 하지만 크리스 포터의 이 슈퍼 쿼텟은 분명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네임벨류에 따른 기대감이 높았다면 혹여 아쉬울 지도 모르겠지만, 아무리 레전드급 연주자들이라고 매번 압도적인 걸작을 낼 수 있을까요? 걸작이라는 부담과 멍에를 내려둔 채 바라본다면 요소요소에 포진해있는 음악적 즐거움과 연주의 시원시원한 쾌감, 거기에 서로간의 교감 또한 충분히 내실있고 뛰어나다는 점을 확인케 해주며 그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작품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뭔가를 대단하게 만들겠다는 야심찬 의도를 내려놓은 채, 자신의 가진 것을 최대한 있는 대로 가져와 자연스럽게 동료들과 조화를 이룬 모습, 오랜 친구들과 오랜만에 즐겁게 모여 격조 있으면서도 기분 좋은 대화를 나누는 광경이 마치 훈훈하고 즐거운 저녁식사자리를 보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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