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terview - 커트 로젠윙클(Kurt Rosenwinkel) 어느 때보다 제 내면의 소리 잘 표현해낼 수 있을 거 같아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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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rt Rosenwinkel
미공개 라이브 앨범<The Next Step Band> 발매 일환으로 공연 갖는 커트 로젠윙클 쿼텟
어느 때보다 제 내면의 소리
잘 표현할 수 있을 거 같아
2015년 솔로로 내한한 이후 9년만, 밴드 형태로는 2011년 자라섬 무대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당대 최고의 재즈 기타리스트중 한명이자 21세기 재즈기타 키드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친 커트 로젠윙클이 쿼텟 편성으로 내달 초 국내 팬들을 찾는다. 이번 내한은 상당한 주목을 끌 수밖에 없는데 바로 2000년대 초 그가 <The Next Step>을 발표한 뒤 세상에 이름을 알려나갈 때 함께 팀워크를 맞췄던 절친들이 23년 만에 새로 재결합했기 때문이다.
색소포니스트 마크 터너, 베이시스트 벤 스트릿, 드러머 제프 발라드, 커트 로젠윙클의 라인업은 이름만으로 뉴욕 재즈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결코 마다할 수 없는 걸출한 존재감을 발산한다. 오랜 시간 각자의 프로젝트에 몸담아 열심히 스스로를 일신우일신 해온 이들 네 명이 2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새롭게 다시 만났을 때 과연 어떤 사운드를 연출해낼 것인가? 예전의 미공개 라이브가 발매되는 것과 별개로 지금 현재 이들 네 명의 합이 솔직히 더 궁금한 필자는 한달 남짓 남은 이 쿼텟의 무대가 그저 못 견디게 궁금할 따름. 이 인터뷰는 그 궁금함을 스스로 달래기 위한 최소한의 조처다. 인터뷰/김희준 진행/Plushitch 사진/Aleks Končar, Marco Preikschat. Plushitch
이번 당신의 투어는 놀랍게도 1996년도 스몰스 클럽에서 펼쳐졌던 라이브 실황의 앨범 발매에 이어지는 것입니다. 이 음원이 새롭게 앨범으로 발매된 과정이 궁금해요. 존재를 모르고 있다가 새로이 발견된 것인지, 아니면 기존에 갖고 있는 녹음들 중에서 이제 하나씩 꺼내서 발매하는 것인지?
저는 지난 30년 동안 이 라이브가 담긴 DAT 테이프를 항상 가지고 다니면서 언젠가는 이 테이프로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밴드를 다시 결성하고 투어를 하기로 결정했을 때 지금이 이 자료로 앨범을 발매하기에 완벽한 시기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이것은 스몰스에서의 하룻밤일 뿐이고 다른 라이브 테이프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작년 말에 발매되었던 피아니스트 제리 알렌과의 듀오도 12년 전의 녹음인데, 당신이 참여했던 여러 종류의 과거 아카이브 녹음들의 공개가 이제 종종 이뤄질 것이라고 봐도 될까요? 만약 그렇다면 향후 준비하고 있는 추가 미공개 녹음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네. 이야기하신대로 제가 수년 동안 보관해 온 흥미로운 녹음 자료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의미가 있다고 판단되면 발매할 예정입니다. 물론 그 기준은 무엇보다 음악과 녹음 품질이 만족스러워야만 하죠.
7월중 공개될 라이브 앨범 녹음을 미리 들어봤는데 우선 녹음상태가 상당히 좋았습니다. 자그마한 스몰스 클럽 공간이 넓은 장소로 확장되어가는 듯한 느낌을 줄만큼 공간감이 탁월했고 악기 사운드의 볼륨감도 뛰어난데다 아주 타이트하게 당겨져 바로 눈앞에서 직접 연주하는 것 같은 느낌을 전해줬어요. 당신을 포함한 멤버들의 연주는 두말할 나위 없이 훌륭했고요. 당신이 보기에 이 녹음의 특징, 매력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스몰스에서의 몇년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파급력을 발휘해 일종의 신화적인 지위를 갖게 되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 음반은 일종의 타임캡슐과도 같은 것으로, 청취자가 그때의 스몰스로 돌아가 밴드가 한참 활동하던 시기의 음악을 들으며 당시 공연장의 특별한 느낌을 현재진행형으로 직접 경험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 쿼텟으로 올 하반기 투어를 계속 진행하는 것 같은데 혹 이 멤버들로 새로운 신작 스튜디오 레코딩을 하게 될 가능성도 있을까요?
사실 이틀 전에 스튜디오에 들어가서 신곡 몇 곡을 녹음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녹음을 할 계획입니다.
좌로부터) 벤 스트릿, 마크 터너, 커트 로젠윙클, 제프 발라드
거의 20년 전인 2006년 당신과 마크 터너, 제프 발라드가 함께 공연했던 인천재즈페스티벌 무대가 여전히 제 기억에 인상적으로 각인되어 있습니다. 그때와 비교해 이번 공연은 어떤 점이 달라져 있을지 궁금합니다. 멤버들 모두 시간이 꽤 흐른 만큼 각자의 음악성및 연주 스타일에 변화가 일부 있을 텐데, 함께 연주 해보면서 어떤 새로운 느낌을 받은 게 있다면?
다른 분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저 자신은 마크, 벤, 제프와 다시 함께 연주하면서 우리만의 특별한 사운드를 개발하기 위해 함께 노력한 모든 것에 대해 마음속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수년 동안 각자 다양한 일을 해왔고 다시 밴드로 함께 연주하면서 마법 같은 유대감을 즉시 느꼈죠. 세월에 따른 성숙함과 함께 연주력도 높아져 새로운 음악적 잠재력이 많이 생겼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연주에 대해서도 과거와 지금의 모습에 어떤 달라진 점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제 연주도 꽤 많이 발전했습니다. 이 밴드와 함께 이 레퍼토리를 연주하면서 제가 수년 동안 노력해 온 작업과 개인적인 혁신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음악에서의 삶은 끊임없는 모험과 직관적인 발전이며, 정직하고 깊은 집중과 헌신으로 추구할 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결과가 나타납니다. 이제는 과거 어느 때보다 제 영혼에 있는 소리와 느낌을 더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신의 기타 사운드를 들으면 절로 청량한 기분이 듭니다. 톤의 쿨함, 연주내용도 마찬가지로 쿨하게 들리며, 비브라토 거의 없이 쭉쭉 뻗어나가는 소리가 다른 기타리스트들과 차별된 면을 바로 확인시켜주는데 당신의 톤과 사운드는 연구를 통해 완성된 것인지? 아니면 그 과정에서 우연찮게 발견된 것인지 늘 궁금했었어요.
흠...저는 항상 제 정신과 영혼 속에 평생 표현하려고 노력해 온 소리와 느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제 소리의 다양한 반복은 그 추구 과정에서 만들어진 이정표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저는 소리에 대해 매우 과학적인 접근 방식을 가지고 있으며, 이 소리를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시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그 소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연주 방식도 중요하게 생각해요. 느낌, 소리, 연주하는 느낌, 질감, 미적 품질, 재즈 뮤지션으로서 우리가 속한 전통 혹은 연속성과의 관계 등이 유기적으로 연관을 맺고서 음악을 만들어나는 것이죠.
이번 공연 레퍼토리는 <The Next Step> 수록곡들만으로 채워질 거 같지는 않은데, 어떤 곡들이 추가로 더 포함될지 간략하게 팁을 준다면?
사실 현재 공연에서 The Next Step 의 레퍼토리 대부분을 연주하고 있습니다. 모든 히트곡! 그 외에도 또 상황에 따라 다른 곡들도 연주할 겁니다.
커트 로젠윙클이 지금까지 발표해온 자신의 곡들을 모두 악보로 엮어낸 악보집.
참 이번 앨범 발매와 맞춰서 당신이 지금껏 쓴 오리지널 곡들을 악보에 담아 책으로 펴냈더군요. <Ultimate Book of Compositions> 라고 명명한 당신의 송북은 이번이 처음으로 출판된 걸로 아는데 이 책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를 해준다면? 그리고 어떤 기획의도로 책을 준비한 것인지도 이야기해주면 좋겠습니다.
네, 8년여의 치열한 작업 끝에 드디어 이 장대한 프로젝트가 완료되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활동하면서 작곡한 150여 곡, 기본적으로 제 모든 작품이 아름다운 실물 악보집에 담겨 있으며, 모든 곡에 대한 작곡가(제) 해설과 함께 작곡 당시의 사진 및 원고가 함께 수록되어 있습니다. 여기에는 모든 다른 악기 파트의 PDF가 함께 제공됩니다. 선택 사항인 미발표곡 50곡을 포함하면 총 1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입니다. 거기에 모든 곡과 기타 악보(TABS)의 Sibelius 및 Xml 파일도 최초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제가 음악을 통해 걸어온 여정을 담은 일종의 자서전과 같은 것으로, 곡과 그 곡과 관련된 내적 과정을 매우 내밀하고 완벽하게 담고 있습니다.
당신은 지금까지 무척 많은 당대 탑 연주자들과 협연을 해왔는데 특히 드러머만 따로 보면 거의 대부분의 당대 거물급 연주자들과 다 해본것 같습니다. 제프 발라드, 에릭 할랜드, 브라이언 블레이드, 조르제 로시, 저스틴 폴크너, 거기에 과거 폴 모션의 비밥 밴드에서도 연주한 적도 있었고 최근에는 그렉 허친슨까지 팀 메이트로 함께 하고 있죠. 이들 외에 지금까지 아직 해보지 않은 드러머중 눈여겨보고 있는 젊은 세대 연주자가 있다면?
네, 이야기하신 절친 드러머들 외에도 훌륭한 젊은 드러머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선 조나단 바버(Jonathan Barber)가 떠오르는데, 최근에 함께 투어를 했던 지미 맥브라이드(Jimmy McBride)는 정말 환상적인 연주자입니다. 마크 위트필드 주니어(Mark Whitfield Jr)는 완전히 새로운 젊은 연주자는 아니지만 더 널리 인정받을 자격이 있고 저는 항상 그와 함께 연주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Heartcore 란 단어는 당신의 2003년도 발매작 <Heartcore>에서 출발해 이젠 직접 설립한 레이블 이름이 되었는데, 이 단어를 선택한 의도, 담겨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마음으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단순히 유행하는 말이 아닙니다. 진심입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연주는 다른 곳에서 우러나오는 연주와는 전혀 다른 차원이죠. 그래서 Heartcore는 진실한 가슴으로 인생을 살아간다는 뜻이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매우 하드코어하게, 즉 최대한 강렬하게 하라는 의미도 함께 갖고 있습니다.
2013년도에 에릭 클랩튼이 주최하는 크로스로드 페스티벌에 참여하면서 그와 특별한 친분이 생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후 당신의 앨범 <Caipi>에 에릭 클랩튼이 피처링하기도 했는데 그와의 관계(Relationship)에 대해 이야기해준다면?
2012년에 에릭 클랩튼이 제 밴드의 연주를 들으러 빌리지 뱅가드에 왔을 때 처음 만났어요. 그때부터 친구가 되었고 그 이후로 가끔씩 함께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저를 크로스로드 페스티벌에 세 번이나 초대했고, 그의 밴드 투어에 오프닝 밴드로 함께 가자고 초대했는데 안타깝게도 코로나펜데믹 때문에 무산된 바 있었죠. 저 또한 하트코어에서 제작하는 프로젝트에 그를 초대해 여기 저기 솔로 연주를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또 에릭은 우리가 레이블을 시작할 때 큰 도움을 주었는데 우리에게 직접 투자하고 우리가 출발하는 데 큰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에릭 알렉산더나 조 판스워스 같은 좀 더 전통적인 스트레이트 어헤드 계열 연주자들과 최근에 교류하는 모습도 흥미롭고 신선했습니다. 일종의 선입견일수도 있지만 분명 이런 면 또한 당신이 갖고 있는 음악의 일부임에도 왠지 거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는데 스스로 이런 전통적인 하드 밥 계열 음악에 대해 갖고 있는 관점이 있다면 이야기해줄 수 있을지?
저는 필라델피아 출신이고 어린 시절 대부분을 뉴욕에서 보냈어요. 그래서 저는 이스트 코스트의 하드 밥을 좋아하고 비밥을 좋아하며,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비밥은 제 음악의 대부분을 이루는 기반이 됩니다. 하지만 귀가 있는 사람들은 제 음악이 본질적으로 전통에 잘 맞고 그 일부라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제 음악이 다른 영감을 받거나 다른 곳에서 나오든 상관없이 저 역시 여전히 비밥을 좋아하고 그 영역에 더 분명하게 속해 있는 연주자들과 함께 연주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The Next Step 밴드 외에 현재 당신이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이야기해주시길
지금 동시에 약 4개의 서로 다른 앨범을 작업 중인데, 아무래도 발매가 가까워지면 더 자세히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은 어렵군요(웃음) 곧 새 앨범들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한국에서 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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