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앨범 ⚡나도윤 [Life & Shadow] Self Produce/2025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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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윤 <Life & Shadow> Self Produce/2025
나도윤 - Piano
김기범 - Tenor & Soprano Saxophone
강환수 - Bass
김선빈 - Drums
01. In Front Of Him
03. Bass Orbit/Prelude To The Moon
04. Moonbound Dreams
06. He Cursed
08. About Spring
10. The Refuge Song
이것이 바로 젊은 재능의 빛나는 가능성!
국내 재즈 시장의 열악한 상황과는 별개로 국내 재즈 신을 누비는 실력파 뮤지션 범위는 생각이상으로 탄탄해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이런 환경들이 굳이 서구권으로 유학을 가지 않더라도 뮤지션 개개인의 음악적 역량을 쌓아나가고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데, 지금 소개하는 피아니스트 나도윤 역시 유학파가 아니며 필자에게 놀라움을 주는 젊은 뮤지션이다.
그녀의 데뷔작 <Life & Shadow>은 여러모로 굉장히 성숙한 느낌을 준다. 자신에게 영향을 준 뮤지션, 예를 들면 키스 재럿, 브래드 멜다우나 그 외 유러피언 재즈 뮤지션의 스타일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지금껏 고민하고 쌓아온 음악들을 자신의 오리지널을 통해 갈무리해서 표출한다. 거기에 멤버들도 굉장히 흥미로운데 현재 국내의 영 라이언들이라고 할 수 있는 색소폰 주자 김기범, 베이시스트 강환수, 드러머 김선빈이 참여하면서 탄탄한 현대적 앙상블을 선보인다.
음반 첫 문을 여는 ‘In Front Of Him’은 ECM 사운드를 떠올리게 하는 곡이다. 사운드를 꽉 채우기 보다는 공간을 이용해 차분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이렇게 오픈된 공간을 김기범의 색소폰이 채우고 있는데 접근하는 방식도 기교보다는 오픈된 멜로디와 사운드에 집중하며 곡의 매력을 더한다. 하지만 뒤이어 펼쳐지는 ‘Where Is Compassion?’에서는 뮤지션들의 연주 역량을 최대한 끌어내고 있다. 이 중심에는 드러머 김선빈의 역동적인 드럼 운영이 빛을 발한다. 멤버들의 연주에 반응하듯 리듬을 배치하고 그 위로 나머지 멤버들의 연주는 자신의 기량을 과감하게 표현한다. 강환수의 베이스 솔로로 시작해 이어지는 ‘Moonbound Dreams’은 인-아웃을 넘나들며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곡이다. 쿼텟 구성의 편성뿐만 아니라 트리오 구성의 ‘Breathing Slowly’나 14분이 넘는 긴 호흡을 유지하는 ‘No Regrets’은 트리오로 진행되는 곡으로 작곡가로서의 역량은 물론이고 피아니스트로서 현재 가진 기량을 이 한곡에 펼쳐낸다. 유려한 기교를 바탕으로 곡의 흐름에 따라 분위기를 변화시키며 멤버들과 안정된 호흡을 유지하는 곡으로 이 음반의 백미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 트리오 곡인 ‘The Refuge Song’로 음반을 마무리한다.
대학을 졸업한지 얼마 안되서 만든 음반이라고 하는데 LP 시대인 요즘 보기 드문 75분에 달하는 러닝타임을 보여주는 내용물은 차분하면서도 자신감으로 차 있다는 느낌을 준다. 뛰어난 작곡 능력과 연주 기교는 물론이고 멤버들 개개인의 조력및 앙상블 자체가 열정적인 에너지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은 앳된 느낌을 주는 부분도 존재하지만 진지한 사유가 훨씬 더 많이 작품 전반을 채우고 있으며, 앞으로 그녀가 얼마나 성장해 나갈지 지켜보는 것도 꽤나 즐거운 일이 될 것 같은 기대감을 전해준다. 이 작품을 들으니 나도윤을 비롯해 국내에 활동을 시작하는 여러 젊고 파릇한 영 라이언들에게 진심으로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어진다. 글/재즈 칼럼니스트 윤병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