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앨범 ⚡니나 프릴런 Nnenna Freelon [Beneath the Skin] Origin/2025
- Johnk
- 조회 수 6
Nnenna Freelon <Beneath the Skin> Origin/2025
Nnenna Freelon - vocals
Alan Pasqua - piano, keyboards
Keith Ganz - guitar
Jonathan Richards - bass
Steve Hass - drums
Evan Roberson - trombone (2,3,6)
Shana Tucker - cello (1,5)
1 Journey of the Heart
3 Black Iris
5 Widow Song
6 Here's Your Hat
8 Oh! Susanna
9 These Stories We Hold
젊은 세대 보컬과 다른 차원의 여유와 깊이
자유자재로 쥐락펴락하는 듯한 레이드 백과 루바토의 표현력, 탁월한 스윙 바이브는 물론이고 R&B와 가스펠등 흑인음악의 본연 장르에서도 크게 빛을 발하는 걸출한 가창력의 재즈 보컬리스트. 90년대부터 진작에 완숙한 경지에 이른 니나 프릴런에 대한 간략한 필자의 평이다. 당대 최고의 재즈 보컬리스트 중 한명으로 일컫기에 하등의 부족함이 없는 그녀이지만 사실 국내외로 그녀에 대한 평가및 인지도는 가진 역량에 비해 그다지 높지도 넓지도 않은 것 같다. 다이앤 리브스나 카산드라 윌슨과 비슷한 세대에 맞물리지만(실제로 그녀가 세 사람중 가장 연배가 높다. 다만 데뷔가 늦은 편) 그녀는 앞선 두 가수에 비해 저널과 평단의 호응을 덜 받아왔다. 혹시 서른 중반에 늦깎이 데뷔를 한 점 때문일까? (노미네이트는 다섯 차례 되었지만) 그래미 어워즈 같은 번듯한 수상경력이 없어서? 아니면 대중적인 감각보다는 재즈의 원단에 더 가까이 다가가 있는 그녀의 보컬 스타일 때문일까? 이도 저도 아니라면 앨범간의 발매 간격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더 길어지는 과작형태의 행보 때문에 저널의 주목도가 이전보다 떨어져서일까?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으나 그녀의 음악성과 가진 보컬 역량에 비해 평가가 다소 박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음악 그 자체로 듣고 받아들인다면 그녀의 노래에 일말의 의심도 가질 필요가 없는 최상의 경지에 있음은 누가 뭐래도 틀림이 없다. 그건 일흔이 넘은 노장이 된 지금도 마찬가지!
올해 새롭게 발매된 4년만의 신작 <Beneath the Skin> 은 젊은 시절 한창 인기를 끌 때의 그녀와 비교해 더 깊어진 소리와 감정표현, 곡을 입체적으로 들여다보는 해석능력까지 모든 면에서 나이에 걸맞는 상태에 있음을 보여준다.
가벼운 인트로 격인 Journey of the heart 를 지나 피아니스트 앨런 파스콰의 맛깔스런 반주로 노래하는 미드 템포 블루스 넘버 Dark & Lovely 에서 그녀의 노래는 능청스러우면서 동시에 유머러스하다. 앨범의 백미격 트랙중 하나인 Changed 는 블루스가 전면에 나와있는 모달 넘버인데 앨런 파스콰의 멋진 피아노 컴핑과 솔로도 일품이며 파워풀하면서도 절제미가 돋보이는 니나의 보컬 또한 몸을 들썩이게 만드는 힘을 담고 있다. 이후 등장하는 두 곡 Oh Susanna와 앨범 타이틀인 Beneath the Skin 에서 그간 그녀가 들려주지 않던 포크 넘버들을 부르는 이색적인 모습을 볼 수 있는데 팝적인 멜로디로 채워진 이 두곡들에서 그녀의 처연하고 원숙해진, 그러면서 감정을 눅진하게 담아내는 보컬이 가슴에 잔잔한 파문을 남긴다. 이번 앨범의 변화 지점이 바로 이 곡들에 있으며 이는 마지막 발라드 곡 Last Dream Home 까지 이어진다.
10개의 수록곡들 중 구전 민요곡인 8번 트랙을 제외한 전곡이 그녀의 오리지널 작곡(4곡은 공동 작곡으로 참여)으로 평소 잘 보여주지 않던 송라이팅 실력까지 선보이는데, 전반적으로 곡들의 내용이 기대이상으로 뛰어나며 이를 노래하는 그녀의 보컬 또한 나무랄 데가 없다. 지금 활동하는 젊은 여성 보컬들과 비교해 스타일, 표현 감성 모든 게 다르며 소리의 중량감 자체가 확실히 뛰어나다. 개인적으로 세실 맥로린 살반트, 재즈미어 혼, 사마라 조이등 요즘 각광받는 여성 가수들이 반드시 니나 프릴런이나 디디 브릿지워터, 다이앤 리브스 같은 선대 거물들의 음악과 노래에 대해 좀 더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믿으며, 이번 니나 프릴런의 앨범은 30년 넘게 톱클래스의 경지를 유지해온 그녀의 여유와 선명하면서도 과하지 않은 재즈적인 표현들, 그 속에 담겨진 내공이 고르게 빛을 발하고 있어 찐 재즈 보컬 팬들이라면 필히 챙겨 들어봐야 할 작품이라고 본다. 글/MMJAZZ 편집장 김희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