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앨범 울프강 무스필 챔버 트리오 Wolfgang Muthspiel Chamber Trio [Atlas] Clapyourhands/2026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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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로부터) 마리오 롬, 울프강 무스필, 콜린 발롱
Wolfgang Muthspiel Chamber Trio <Atlas> Clapyourhands/2026
Wolfgang Muthspiel Classical Guitars
Mario Rom Trumpet
Colin Vallon Piano
1 Guacho Schubert
2 Atlas
3 Might This Be The End
4 Lionel
5 Vevey
6 Duke’s Blues
7 Spring
8 Dogs
9 Ballard
10 Etude Nr. 11.5
모든 면에서 발군의 경지로 표현된 챔버 재즈 미학
최고의 리듬주의자이자 선율주의자인 기타리스트 울프강 무스필의 새 앨범 <Atlas>에 경의를 표한다. 재즈의 본질이 연주자들이 즉흥적으로 만들어 가는 교감, 곧 ‘연주’이자 ‘연주자 간의 대화’라면, 이 음반만큼 그 정의를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사례가 또 있을까. 순간 필자의 뇌리에 떠오르는 것은 케니 휠러의 <Angel Song>과 지미 주프리의 <Free Fall>이다. 케니 휠러가 재즈 전통에, 지미 주프리가 프리 재즈에 가깝다면, <Atlas>는 그 사이에 위치한 또 하나의 좌표라고 할 수 있다. 드럼 없이 기타와 트럼펫, 피아노만으로 빚어내는 재즈, 그리고 현대음악적 교감은 어느 한쪽에도 온전히 귀속되지 않는 독보적인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악기들 사이의 미세한 호흡과 비대칭 리듬으로 긴장을 조성하는 곡들은, 트랙을 넘길 때마다 다음 장면을 기대하게 만드는 설렘을 선사한다.
첫 곡 Gaucho Schubert 에서 청자는 곧바로 ‘어디가 첫박인지’ 를 의심하도록 강요당한다. 7박과 5박이 반복되는 비대칭 구조 속에서도 화성과 선율은 이상할 만큼 편안하게 들리는데, 이 아이러니가 바로 연주자들의 기량을 입증한다. 타이틀 곡 Atlas 는 현대적인 브라질리언 쇼로를 연상시키는 대위법적 선율과 긴박한 비대칭 리듬 위에서 전개된다. 중반부, 무스필이 기타 몸통을 두드리며 만들어내는 퍼커시브한 소리와 콜린 발롱(Colin Vallon)의 피아노가 교차시키는 하모닉스·앰비언트· 정교한 리듬이 겹쳐지고, 그 위로 마리오 롬(Mario Rom)의 트럼펫이 몽환적인 롱 톤으로 길게 누워 있는 듯한 질감을 형성한다. 이어지는 구간에서 다시 무스필의 기타는 화성을 해체하고 재조립하는 현란한 즉흥 연주로 곡의 에너지를 끌어올린다.
이 앨범에서 리듬과 선율은 분리된 두 축이 아니라, 서로의 경계를 지워 가는 하나의 과정으로 이해하는 편이 옳다. 무스필의 기타는 코드와 아르페지오로 하모니를 제시하면서 동시에 베이스라인과 타악적인 어택을 겸하고, 콜린 발롱의 피아노는 화성 진행을 넘어 중음역에서 세분된 리듬 셀을 끊임없이 생성하며 다의적인 앰비언스를 만들어낸다. 마리오 롬의 트럼펫은 테마 제시에 머무르지 않고 리듬적 모티프를 분절해 다시 세 악기 사이로 흩뿌리며, 삼자 간의 대화를 계속해서 갱신한다. 이렇게 분해된 리듬과 선율의 파편들이 실시간으로 재조립되는 바로 그 순간들에서, <Atlas> 는 오래전 케니 휠러가 열어 둔 챔버 재즈의 지도를 한층 더 확장하며, 재즈와 현대 클래식을 가로지르는 무스필 특유의 어법이 이제는 보다 직접적인 찬사를 받아야 함을, 조용하지만 단호하게 증명해낸다. 글/재즈 기타리스트 김정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