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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 스윙, 비밥, 이후 50년대 중반부터 본격화된 하드 밥 시대까지 잘 알려진 재즈 명반들 외에 현 시대 재즈 아티스트들에게 좀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음악적 스타일과 연주를 담은 작품들을 찾아서 조명하고 해당 아티스트들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시각으로 이야기 해보려는 기획 의도를 갖고 있는 코너. 참여 필자 - 편집장 김희준, 기타리스트 정수욱, 칼럼니스트 황덕호

Johnk

⚡천재의 영역 뛰어넘은 위대함의 발현! [Power of Three] - 미셸 페트루치아니 Feat. 짐 홀 & 웨인 쇼터 (Michel Petrucciani with Jim Hall & Wayne Shorter)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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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el Petrucciani  with  Jim Hall & Wayne Shorter       <Power of Three>

Blue Note/1987

 

Co-producer Mary Ann Topper

Engineer [Recording] Dave Richards*

Guitar Jim Hall

Liner Notes Fernando Gonzales

Photography By [Cover] Edouard Curchod, Studio-Reportage

Piano Michel Petrucciani

Producer David Rubinson

Wayne Shorter - tenor saxophone (tracks 1 & 7), soprano saxophone (track 3)

 

1 Limbo (Wayne Shorter)

2 Careful (Jim Hall)

3 Morning Blues (Michel Petrucciani)

4 Waltz New (Jim Hall) *only CD

5 Beautiful Love (King, Young, Alstyne, Gillespie) *only CD

6 In A Sentimental Mood (Duke Ellington)

7 Bimini" (Jim Hall)

 

Recorded live at The Montreux Jazz Festival on July 14th 1986 by Mountain Recording Studios.

 

 

앨범 커버.jpg

 

천재의 영역 뛰어넘은 위대함의 발현!

/재즈 기타리스트 정수욱 

 

위대하다’, ‘완벽하다와 같은 표현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지만, 인간이 존재하길 바라는 바람이 만들어낸 이데아이자 비현실적 상상의 암묵적 동의일지도 모릅니다. 형이상학적인 목표가 아니더라도, 어떤 존재란 결국 인간이 믿지 않으면 성립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인간은 이것을 위해 지금껏 수많은 것들을 창조했고, 바로 예술도 그중 하나일 것입니다.

재즈에서 주로 이뤄지는 즉흥연주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사전에 미리 정해지지 않은 것들, 즉 존재하지 않는 것을 상상하고 만들어내는데 토대를 둔다는 점입니다. 임프로비제이션은 곧 즉석에서 작곡하는 창작법으로, 다음 음을 상상하고 바로 그 상황에서 선택해 만드는 기술입니다.

 

작곡의 순간, 상상의 힘이 펼쳐지는 순간은 창작자와 청자가 동시에 한 점으로 귀결되는 실시간의 위대함과 완벽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걸 사전에 만들어두었다가 연주하는 게 아니라, 바로 그 순간 만들어서 들려주는 것이죠.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음악을 함에 있어 인간이 가진 가장 놀라운 힘이 아닐까요.

 

짧지만 강렬했던 20여 년의 커리어 동안, 재즈 피아니스트 미셸 페트루치아니가 남긴 연주들은 이 즉흥미학의 힘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합니다. 앞서의 장황한 설명이 사실 굳이 필요 없을 만큼, 그의 피아노는 왜 위대함과 완벽함이 존재할 수 있는지를 음악 그 자체만으로 우리에게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3 프랑스 니스 재즈 페스티벌에서 함께 한 짐 홀과 미셸 페트루치아니  1986년도.jpg

프랑스 니스 재즈 페스티벌에서 함께 한 짐 홀과 미셸 페트루치아니  1986년도

 

 

1987년 블루노트 레이블을 통해서 발매된 앨범 <Power of Three>는 미셸의 존재를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각인시킨 음반입니다. 색소포니스트 찰스 로이드는 그가 10대 후반이던 시절부터 미국 무대에 열정적으로 소개해 왔습니다. 그러나 선천적으로 문제를 갖고 태어난 신체 조건은 그에게 보통의 음악가보다 몇 배는 더 어려운 짐을 지우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고작 20대 중반, 정확히는 24세의 어린 나이에 이미 그 당시 거장으로 평가받던 기타리스트 짐 홀(당시 56), 색소포니스트 웨인 쇼터(당시 54)와 함께 무대에 선다는 것은 여러 면에서 결코 녹록치 않았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앨범 속 공연은 그러한 장벽들을 전혀 느낄 수 없게 만들며, 위대함과 완벽함을 상상하게 합니다. 이후 미셸은 메인스트림 재즈의 중심 무대인 뉴욕으로 옮겨와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이 실황 앨범은 젊고 천재적인 피아니스트의 파워를 가장 잘 기록한 음반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의 피아노는 모든 역경, 특히 신체적 제약마저 잊게 만드는 마법 같은 힘을 발휘합니다.

 

프로듀서 메리 앤 토퍼는 원래 베이시스트 레이 브라운, 기타리스트 짐 홀의 A&R 이자 훗날 다이애나 크롤과 조슈아 레드맨 같은 뮤지션들을 발굴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1985년 미셸의 뉴욕 녹음 작업을 돕게 되면서, 짐 홀과 미셸의 몽트뢰 페스티벌 듀엣 프로젝트를 추진했습니다. 이듬해 1986년 스위스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의 블루노트 나이트이벤트에서 이 공연이 성사되었고, 당시 자신의 쿼텟으로 몽트뢰 페스티벌에 참여 중이던 웨인 쇼터가 엔지니어 데이빗 루빈슨의 소개로 합류하면서, 극적으로 트리오 라인업이 결성되어 공연이 이뤄졌고 이 실황은 본격적인 미국 데뷔 앨범으로 발매되었습니다. (실제로 미셸 페트루치아니의 미국 내 첫 데뷔 앨범은 1984년 빌리지 뱅가드에서의 라이브 녹음을 담은 실황음반이지만 쟁쟁한 미국내 재즈 스타와 함께 연주한 점에서 그의 이름을 더 널리 알린 게 바로 본작인 <Power of Three> 입니다)

 

4 웨인 쇼터와 함께 한 미셸 페트루치아니, 우측은 브라질의 싱어송라이터 타냐 마리아. 1986년도.jpg

 

웨인 쇼터와 함께 한 미셸 페트루치아니,  우측은 브라질의 싱어송라이터 타냐 마리아.  1986년도

 

1980년대 후반 상업적으로 급부상하던 CD 포맷은 LP보다 긴 러닝타임을 담을 수 있어 라이브 앨범 발매에 유리했습니다. 이 작품의 경우 오리지널 LP 에는 5곡이 수록되었으나, 이듬해 CD 버전에서는 7곡으로 늘었습니다. 이후 2005년 라이브 DVD 발매 당시에도 이 앨범은 큰 인기를 얻었죠, (언젠가 4k 형태의 고해상도 영상도 출시되길 바래봅니다)

 

수록곡들에 관하여

이 공연은 총 7곡으로, 트리오 3곡과 듀엣 4곡이 연주되었습니다. 처음 발매된 오리지널 LP에는 트리오 3곡과 듀엣 2곡만이 담겼습니다. 앨범 제목 <Power of Three> 는 당시 웨인 쇼터가 읽고 있던 공상과학 소설에서 착안한 것으로, 미셸이 제안해 정해졌다고 합니다.

라이브의 첫 오프닝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앨범 첫 곡 “Limbo”는 웨인 쇼터가 1967년 마일스 데이비스 퀸텟의 앨범 <Sorcerer>(1967, Columbia)에 수록했던 곡입니다. 그러나 이 라이브에서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로 해석됩니다. 미셸은 웨인 쇼터를 20세기 최고의 작곡가 중 한 명이라 생각했다고 하며, 그래서인지 피아노는 다른 연주보다 더 신중하게 다가갑니다. 물론 이제 막 뉴욕 재즈 신의 주류에 들어선 20대 초반의 젊은 피아니스트가 웨인 쇼터와 짐 홀의 명성을 부담스럽게 느끼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입니다. (미셸과 웨인, 짐 홀 두 대가와의 연배 차이는 30세 이상 납니다. 나이에 다소 관대한 동네라지만 아버지뻘 이상인 선배와의 커뮤니케이션이 그리 편할 리가 없죠) 하지만 초반부 마치 조심스러운 상견례 같은 분위기는 이내 적극적인 탐구로 변모하고, 세 명의 대화가 어디로 흘러야 할지를 각자 훌륭히 판단 내리고 있습니다. 이 앨범에 담긴 의외의 놀라움은 웨인 쇼터의 연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애초에 이 프로젝트는 미셸과 짐 홀의 듀엣 앨범에 가까웠습니다. 미셸은 빌 에번스와 짐 홀이 남긴 두 장의 듀엣 앨범들을 잘 알고 있었지만, 자신이 에번스의 후계자나 대체자로 보이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오리지널 LP에서 빠진 짐 홀의 ‘New Waltz’ (스탠더드 Some Day My Prince Will Come 의 콘트라팩트) CD 버전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스탠더드 Beautiful Love 역시 LP에서는 제외되었습니다. 이 곡들은 빌 에번스와 가장 잘 연관 지어지는 레퍼토리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이 라이브 앨범이 빌 에번스/짐 홀 듀오의 재현 및 추가적인 시도로 비춰지는 것을 피하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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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크 엘링턴의 명 발라드 In a Sentimental Mood 에서는 미셸이 평소 가장 사랑한 작곡가에 대한 존경심을 담아 실로 아름다운 명연을 남겼습니다. 피아노가 인트로의 이야기를 풀어가고, 마지막에 기타가 이를 이어 받아 곡을 마무리하는, 일종의 수미상관 구조로 전개됩니다. 짐 홀의 솔로는 미셸의 피아노보다 좀 더 여유롭고 상대적으로 더 노련함을 느낄 수 있지만, 미셸의 솔로 역시 전통과 신선함의 밸런스를 유지하며 인터플레이로 진입합니다.

짐 홀은 장고 라인하르트, 찰리 크리스천, 웨스 몽고메리, 조지 벤슨을 잇는 전통재즈 기타의 계보를 이어가면서도, 동시에 팻 메시니, 믹 구드릭, 존 스코필드, 빌 프리셀, 마이크 스턴으로 이어지는 새로운현대 재즈 기타의 거대한 산맥을 만든 인물이기도 했습니다. 그의 곡 Careful 은 블루스 형식에 마디를 추가하고 디미니시드 스케일의 모던 화성을 더한 곡으로, 1950~60년대 지미 주프리 트리오의 레퍼토리였습니다. 오랫동안 별로 연주되지 않던 이 곡은 이 공연에서 다시 부활해, 미셸의 즉흥 연주가 순간마다 빛나는 장면을 만들어냈습니다.

이 앨범에서 짐 홀은 자신의 연주 정점을 찍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본인 스타일을 해석 및 재현해내고 있습니다. 모티브의 발전과 전개의 유기적인 조화와 빌 에번스 듀오 시절부터 트레이드 마크였던 스트로크 컴핑 스타일 역시 이 앨범의 알찬 리듬 섹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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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트랙 Bimini 는 짐 홀의 칼립소 넘버로, 미셸을 위해 쓰인 곡입니다. 피아노와 기타가 리드믹한 듀엣을 펼치고, 여기에 웨인 쇼터의 직관적인 테너 색소폰이 더해져, 세 명의 음악적 대화가 가장 잘 드러난 순간이 이 곡을 통해 이뤄집니다. 라이브 전체를 두고 봤을 때 미셸의 피아노는 이곡에서 가장 자유롭게 느껴집니다. 마치 이 두 명의 거장에게 제대로 인정이라도 받은 듯 신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습니다. 짧은 리드믹 모티프를 반복하는 일종의 주법으로 감성의 다이내믹을 신명나게 풀어 놓는 그의 트레이드마크를 확인할 수 있는 초기 예제이기도 합니다.

한편, 1989년 블루노트는 드러머 레니 화이트의 프로젝트 앨범에서 다시 한 번 미셸 페트루치아니와 웨인 쇼터를 조합했습니다. 칙 코리아의 리턴 투 포에버의 영광을 재현하려한다거나 그와 유사한 성격의 음악을 구현하려는 것은 아니었지만, 스탠리 클락을 비롯 길 골드스타인, 등 포지션 별로 쟁쟁한 올스타 뮤지션들이 가세한 이 퓨전 재즈 프로젝트는 레니 화이트의 주도하에 결성된 것으로 당시 재즈 시장에 어필하기 위한 의도와 함께 DVD 시장까지 함께 겨냥한 전략적 시도로 보입니다.

 

LP 뒷면 커버 이미지.jpg

LP 뒷면 커버 이미지

 

이후 미셸은 본작을 포함해 블루노트에서 총 6장의 걸출한 앨범들을 발표한 뒤 모국인 프랑스의 레이블 드레이퓌스(Dreyfus)로 이적, 한층 더 활발한 작품 활동 및 커리어를 쌓아나가다 다들 잘 아시듯 태어나면서부터 앓아온 선천성 골형성부전증의 악화로 인해 37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게 되지만, 그가 남긴 위대함과 완벽함의 상상은 다행히 본작을 포함, 여러 훌륭한 기록물 속에 또렷하게 남아 우리에게 끊임없는 영감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이 앨범에 참여한 짐 홀과 웨인 쇼터 이제는 모두 고인이 되었으며, 셋 중 가장 어린 미셸 페트루치아니가 제일 먼저 떠나버려 안타까움을 전해주기도 합니다. (1962년생이니 지금 생존해 있었다면 63세 정도밖에 안되죠) 그가 세상을 떠난 지 어느 새 26년이 지났음에도 그의 연주들은 우리가 바라는 위대함과 완벽함의 존재를 상상하게 만드는 촉매가 되어주고 있으며, 지금 시대의 젊은 연주자들과는, 완전히 다른 본질적인 음악성으로 우리를 자각하고 또 깨우쳐주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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