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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 스윙, 비밥, 이후 50년대 중반부터 본격화된 하드 밥 시대까지 잘 알려진 재즈 명반들 외에 현 시대 재즈 아티스트들에게 좀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음악적 스타일과 연주를 담은 작품들을 찾아서 조명하고 해당 아티스트들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시각으로 이야기 해보려는 기획 의도를 갖고 있는 코너. 참여 필자 - 편집장 김희준, 기타리스트 정수욱, 칼럼니스트 황덕호

Johnk

⚡‘브라질 음악과 재즈 퓨전의 성공적 융합’ [Native Dancer] - 웨인 쇼터 (Wayne Shorter feat. Milton Nascimento)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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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yne Shorter <Native Dancer>

 

녹음 1974년 , 발매 1974년 9월

CBS ‎– CBS 80721

 

Wayne Shorter – Saxophone, Sax (Soprano), Sax (tenor)

Milton Nascimento – Guitar, Vocals

David Amaro – Guitar

Jay Graydon – Guitar

Herbie Hancock – Piano, Keyboards

Wagner Tiso – Organ, Piano

Dave McDaniel – Bass

Roberto Silva – drums

Airto Moreira – percussion

 

1."Ponta de Areia" (Milton Nascimento)

2."Beauty and the Beast" (Wayne Shorter)

3."Tarde" (Fernando Brant, Nascimento)

4."Miracle of the Fishes" (Brant, Nascimento)

5."Diana" (Shorter)

6."From the Lonely Afternoons" (Brant, Nascimento)

7."Ana Maria" (Shorter)

8."Lilia" (Nascimento)

9."Joanna's Theme" (Herbie Hancock)

 

 

많은 재즈 뮤지션들에게 ‘월드뮤직’은 예나 지금이나 흥미로운 영역이다. 재즈는 이미 ‘라틴’등의 여러 민속음악을 차용한 월드뮤직적인 접근을 오래전부터 시도하고 있었다. 이후 재즈가 가진 흡수력은 다른 영역과의 상호 작용을 통해 서로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명작들을 종종 만들어 내어왔다. 모던 재즈의 진지함과 브라질 음악의 열정적인 원초적 성향의 성공적인 ‘융합’이야말로 진취적인 재즈 뮤지션들에게는 적잖은 음악적 동기를 부여할 터. 테너 색소포니스트 웨인 쇼터의 1975년 솔로 리더작 <Native Dancer>의 매력과 가치 또한 바로 이 지점에 놓여있다.

 

1970년대 중반, 슈퍼 퓨전 그룹인 웨더 리포트로 활발한 활동을 하던 웨인 쇼터는 브라질 출신의 싱어 송라이터 밀튼 나시멘토와 의기투합해 ‘브라질리언 퓨전 재즈’ 음반을 만든다. 사실 초창기 웨더 리포트의 구성 자체가 ‘융합’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었다. 클래식 음악 기반의 유럽 출신 베이시스트 미로슬라브 비토우스와 오스트리아 출신의 피아니스트/건반주자 조 자비눌이 한축이고, 또 다른 한축은, 흑인 재즈 뮤지션인 웨인 쇼터와 브라질 출신의 타악 주자 에이어토 모레이라(이 앨범 <Native Dancer>의 드러머 이기도하다)가 차지했다. 이렇게 신대륙(미국, 브라질)과 구대륙(체코, 오스트리아)의 자연스러운 만남의 결과가 초창기 웨더 리포트의 중요한 모토였던 것도 본 작의 제작 동기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웨인 쇼터는 자신의 음악적 영역에서 브라질 음악의 영향을 이미 오래전부터 품고 있었고 웨더 리포트를 통해 여러 가지 실험을 해오면서 한편으론 ‘브라질리언 퓨전’을 통한 자신만의 작업을 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다. 바로 그렇게 탄생한 것이 이 작품 <Native Dancer>다.

 

웨인 쇼터는 솔로 음반을 만들기 위해 우선 밀튼 나시멘토를 프런트로 내세우며, 총 9곡중 5곡에서 작곡과 보컬의 ‘피쳐링’의 형태로 그를 참여 시킨다. 웨인 쇼터 자신의 강점인 작곡이나 재즈 세팅을 일정부분 버리면서 브라질 음악의 요소를 최대한 많이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밀튼 나시멘토는 브라질 판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인 ‘Clube da Esquina’의 간판 뮤지션으로 토닝요 호르따(Toninho Horta), 엘리스 헤지냐(Elis Regina), 페르난도 브란뜨(Fernado Brant)등과 함께 활동했다. 이 앨범에 키보디스트로 참여한 같은 마일스 밴드 멤버였던 허비 핸콕의 소개로 알게 된 밀튼 나시멘토를 통해 ‘음악적 영감’을 받아 작업을 시작한게 본 작의 커다란 성공으로 귀결된 것!

 

밀튼 나시멘토.jpg

이 앨범 절반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브라질 싱어 송라이터  밀튼 나시멘토(Milton Nascimento)

 

첫 곡 ‘Ponta De Areira’에서 밀튼 나시멘토 보컬 멜로디의 느낌은 이후 등장한 퓨전 재즈와 월드뮤직의 핵심 레퍼런스가 되기도 했다. 음악 자체의 소박함은 민속적 리프 구조와 서정적 루바토 구성의 소프라노 색소폰 브릿지 멜로디에서 잘 드러나고 있는데, 처음엔 이 음악이 웨더 리포트의 웨인 쇼터 답지 못하다고 하는 이들도 많았지만, 바로 그게 웨인 쇼터의 의도 였을 것이라 짐작된다. 어떻게 보면 더 어쿠스틱하고 서정적인 웨더 리포트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이 앨범의 수록 곡들 중 우리나라 뮤지션들에게도 연주 많이 되며 친숙한 ‘리얼 북 레퍼토리’가 두곡이 있다. ‘Beauty and the Beast’ (디즈니 에니메이션의 제목과 같지만 다른 곡이며, 엘튼 존의 곡 ‘Bennie and the Jets’f,f 살짝 패러디한 느낌이 든다. 실제로 전주 사운드도 거의 유사하다.)와 ‘Ana Maria’. 이 두 곡은 웨인 쇼터의 대표 레퍼토리이기도 하다. 편곡적인 스토리 텔링과 내러티브의 자연스러움은 웨인 쇼터를 듀크 엘링턴 이 후, 가장 중요한 재즈 작곡가 중 한사람으로 꼽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두 곡에 밀튼 나시멘토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묘하게도 당시로선 세련된 사운드와 퍼커션의 그루브가 이 곡들의 당위성을 잘 설명하고 있다.

 

브라질 팝 발라드 스타일의 ‘Tarde’에서 웨인 쇼터는 재즈 발라드의 접근법으로 테너 색소폰을 연주한다. 이 앨범에서 개인적인 백미로 꼽는 곡은 ‘Miracle of The Fishes’와 ‘From The Lonely Afternoons’이다. ‘Miracle of The Fishes’는 마치 프로그레시브 하드 록 밴드의 느낌을 지닌 오르간의 리듬믹한 스탑 타임 프레이즈들과 화성적 구조, 보컬 멜로디와 아웃 뱀프의 색소폰 임프로비제이션은 웨인 쇼터 특유의 멋을 잘 드러내 보인다.

 

1997년 허비 핸콕과 웨인 쇼터가 발표한 듀엣 앨범, <1+1> 에 수록된 두 발라드 중 ‘Diana’는 이 앨범 <Native Dancer>에서 처음 선보였던 곡으로 웨인 쇼터 발라드들의 핵심을 잘 담고 있는 트랙이기도 하다. 화성적으로 풍부한 진행들과 멜로디의 조화, 그리고 스포르잔도를 연상시키는 아티큘레이션의 편곡적 사용도 흥미롭다.

 

‘Lilia’는 이 앨범에서 가장 긴 러닝 타임을 가진 곡이다. 보컬이 멜로디 리드 악기처럼 사용되고 웨인 쇼터가 소프라노 색소폰으로 임프로비제이션을 들려준다. 민속적인 5박자 그루브와 오르간 리프의 단순함이 이 앨범의 브라질 음악다운 속성을 만들어내고, 밀튼의 유니크한 보컬 음색과 기가 막히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공격적인 에너지가 아니라 감각적인 힘의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도 긴장감을 잃지 않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사실 브라질 음악의 큰 매력은 퓨전의 요소를 이미 오래전부터 가진 특이한 문화적 특성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포루투갈의 식민지로서 전해진 이들의 문화는 음악에도 영향을 미쳐 원주민의 고유한 민속음악과 섞이기 시작했다. 귀족 문화의 일부였던 ‘유러피언’ 클래식 음악과 원주민의 여러 토속적 음악의 속성은 빠르게 브라질 전통음악의 일부로 어우러져 발달했다. 그런 과정의 결실이 브라질 출신의 클래식 음악 작곡가 헥토르 빌라 로보스(Heitor Villa-Lobos) 의 음악과 톰 조빔(Tom Jobim)의 보사노바이며, 이 음악들은 전 세계 많은 음악팬들이 공감하는 브라질 음악의 성공적 결과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어찌보면 라틴 음악 문화권(Latin Music)의 절반인 브라질 음악은 많은 웨인 쇼터와 허비 핸콕 같은 재즈 뮤지션들에게도 커다란 자극과 영감을 준 셈이다.

 

또한 팻 메시니의 ‘브라질리언 퓨전’이 커다란 인기를 끌기 십여 년전부터 ‘From The Lonely Afternoons’같은 편곡을 통해서 브라질 음악을 관통하려는 그의 혜안은 지금 봐도 대단하게 생각된다. 팻 메시니의 음악들이 이런 컨셉의 아류라는 낙인(?)을 겨우 피할 수 있었던 것은 토닝요 호르따의 영향과 나나 바스콘셀러스(당시 밀튼 나시멘토의 오래된 퍼커셔니스트였다)등과의 작업을 통해서이다. 역시 웨인 쇼터의 음악들은 확실히 시대를 앞선 느낌이다. 이 곡에서 웨인 쇼터의 테너 색소폰 솔로는 콜트레인스러운 접근을 보여주며, 밀튼 나시멘토의 보컬과의 조화를 꾀하고 있다.

 

한편 웨인 쇼터의 ‘브라질 나들이’는 1970년도 녹음된 앨범 <Moto Grosso Feio>(Blue Note)에서 밀튼 나시멘토의 곡 ‘Vera Cruz’의 흔치 않은 편곡에서 부터 이미 시작되었으며 본작에서부터 본격적으로 만개해나갔다. 이 앨범은 당시로서는 상당히 세련된 사운드라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며 안정적이다. 컨셉 자체는 월드 퓨전에 가깝지만, 결과물은 결코 산만하지 않고 잘 정돈되어 있다. 브래드 멜다우의 <Largo>가 그저 팝의 속성을 적당히 채용한 것이라 오인되어, 호불호가 갈리는 것도 한편으로는 이해는 된다. 웨인 쇼터의 이 작품 역시 그저 그런 브라질 음악+재즈 퓨전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결코 피상적인 조우가 아니라는 점에서 퓨전의 융합적 속성을 적절하게 잘 살려낸, 거장의 젊은 시절 멋진 도전이라고 보는 게 타당할 것이다.          

 

글/재즈기타리스트 정수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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