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Pepper <An Afternoon in Norway ; The Kongsberg Concert>

Elemental Music/2025 (Recorded 1980)

 

 

Art Pepper   alto sax

Milcho Leviev   piano

Tony Dumas    bass

Carl Burnett   drums

 

CD 1

 

01 Y.I. BLUES [aka UNTITLED #34]

02 THE TRIP

03 MAKE A LIST, MAKE A WISH

 

 

CD 2

 

01 PATRICIA

02 CARAVAN

03 BLUES FOR BLANCHE

04 STRAIGHT LIFE

 

 

만년의 아트 페퍼는 젊은 시절과 확연히 달랐다!

1975년, 15년 만에 레코딩 아티스트로 돌아온 아트 페퍼가 1982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7년 동안 남긴 녹음들은 일종의 ‘만년의 양식’을 들려준다. 이전 시기에 찰리 파커로부터 절대적인 영향을 받은 악절들, 웨스트 코스트 재즈를 대표하는 부드러운 사운드는 어느덧 옅어지고 그의 연주는 콜트레인의 영향을 거쳐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이 시기에 만들어 나갔다. 그러한 가운데 그는 즉흥 연주자로서의 역량을 점점 더 확대해 나갔는데 이 점은 당시에 녹음된 그의 실황 앨범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 출발점은 널리 알려진 1977년 빌리지 뱅가드에서 녹음된 넉 장의 실황앨범(컨템포러리)이었으며 계속 이어진 1979년 도쿄 시바유빈 초킨홀에서의 두 장의 앨범([Landscape], [Besame Mucho])과 1981년 LA 메이든 보이지 클럽에서의 석 장의 앨범([Roadgame], [Art Lives], [Art Pepper Quartet], 이상 갤럭시)은 어떤 면에서 황혼기 페퍼의 정수를 담고 있다고 하겠다.

그런 면에서 메이든 보이지 실황 녹음보다 약 45일 앞서 코펜하겐 카페 몽마르트에서 녹음되었지만 지난 ’96년이 되어서야 발견된 [In Copenhagen 1981](갤럭시)은 페퍼의 골수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앨범이었고 이와 견줄만한 또 한 장이 올해(아트 페퍼 탄생 100년!)에 바발매된 본 앨범이다. 1980년 6월 29일 노르웨이 콩스베르크 재즈 페스티벌 실황 녹음으로 [In Copenhagen 1981]보다 대략 1년 전에 있었던 또 다른 북유럽에서의 녹음이다. 함께 연주한 토니 듀머스 (베이스)와 칼 버넷 (드럼)은 당시 페퍼와 자주 녹음했던 정규 멤버들이었지만 불가리아 출신의 피아니스트 밀초 레비에프만은 낯선데, 하지만 그는 이미 돈 엘리스, 빌리 코뱀, 로이 헤인스와 함께 녹음한 경력의 연주자로 이 앨범에서도 그의 연주는 탁월하고 독특하다.

두 장의 CD에 담긴 일곱 곡은 1970년대 페퍼의 주요 레퍼토리에 속한 곡들이다. 하지만 그중에서 <Patricia>는 다른 어떤 녹음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발라드로 연주 마지막에서 페퍼가 구사하는 멀티포닉 사운드는 만년의 그의 스타일을 집약적으로 들려준다.

이 앨범은 페퍼 만년의 탁월한 실황 앨범들 가운데 단연 최고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기존의 앨범들을 갖고 있지 않은 컬렉터라면 첫손에 넣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 특히 아직도 페퍼의 ’50년대 녹음만을 듣고 그를 전부 들었다고 착각하는 재즈 팬이 있다면 꼭 듣길 권한다. 특히 프로듀서 제브 펠드먼이 발굴해서 풍부한 부클릿과 함께 제작한 음반들은 2쇄가 없다는 점도 기억하시길.

글/재즈 칼럼니스트 황덕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