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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편집장이 직접 전해주는 재즈와 여러 음악 이야기들. 아티스트 추모 칼럼에서 인터뷰, 이슈및 논란이 되는 여러가지 사안들을 포함해, 다양한 시각을 담보한 여러 종류의 글들이 함께 다뤄지게 됩니다. 음악을 듣고 바라보는 시각과 관점을 좀 더 폭넓고 깊이있께 가져가고자 기획된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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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오랜 팀워크로 이뤄낸 위대한 사운드 - 브랜포드 마살리스 쿼텟(Branford Marsalis Quartet)

브랜포드 마살리스와 그의 쿼텟이 '오랜 팀워크로 이뤄낸 위대한 사운드'

 

INTRO MM JAZZ 김희준 편집장의 재즈덩크

 

재즈는 결코 쉽게 다가서기 어려운 요소가 무척이나 많은 음악입니다. 게다가 그 안에 수많은 하위 장르들은 또 무엇이며, 왜 거장들이라는 사람들은 그렇게나 많이 음반들을 많이 발표했는지...단지 몇십장 정도의 작품, 앨범만으로 얼추 이해가 되고 여러분들의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진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재즈는 이를 결코 허락하지 않죠. 그래서 대중들과의 거리가 이토록 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말이죠. ‘Easy Come, Easy Go’ 라는 서양의 격언이 말해주듯, 뭐든지 쉽게 얻어지는 것들은 그만큼 빨리 사라지게 마련입니다. 그렇게나 손에 닿을 것 같지 않던 ‘재즈’라는 음악이 조금씩 귀에 들리고 리듬을 타게 되는 순간, 즐거움과 희열은 여느 팝 음악들에서 느끼는 것과는 다른, 새로운 종류의 감동을 전해줄 수 있을 거라고 감히 자부합니다.

 

자! 이제부터 한달에 한번씩 여러분들을 재즈의 신세계로 데려가 볼 참입니다. 우선 기존의 잡지에서 다루어지는 아티스트 소개와 작품이야기를 기본으로 하되, 때론 화제가 되는 이슈거리에 대한 논의와 에세이 형태의 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 칼럼의 형식도 시도해볼 참이며, 또한 공연후기기사까지 소재와 형식의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하게 가져와 한번 풀어 나가볼 참입니다.

 

비록 이 음악이 어렵고 광범위하다지만 최대한 쉽고도 명쾌하게, 마치 NBA 농구선수들의 시원시원한 덩크슛을 보는 것처럼 한번 진행해 보겠습니다.

그럼 출발해볼까요?

 

JAZZ DUNK #13 브랜포드 마살리스와 그의 쿼텟 (Branford Marsalis Quartet)

 

브랜포드 마살리스와 그의 쿼텟 (Branford Marsalis Quartet)

 

'오랜 팀워크로 이뤄낸 위대한 사운드'

 

작년 서울재즈페스티벌무대에서 재즈의 전통적인 미학이 무엇인지를 당당하고도 시원시원하게 보여주었던 색소포니스트 브랜포드 마살리스가 오랜만에 자신의 쿼텟으로 새 앨범을 발표했습니다. 보컬리스트 커트 엘링과 함께 협연했던 앨범 에서부터는 3년, 그 전의 오리지널 쿼텟 편성으로 연주된 로부터는 거의 7년만에 발표되는 신작입니다. 제프 테인와츠의 후임으로 들어온 젊은 드러머 저스틴 폴크너의 경우처럼 짧게는 10년, 피아니스트 조이 칼데라조와 베이시스트 에릭 레비스처럼 길게는 20년이 넘는 시간을 함께 교감해온 세 명의 동료 연주자들이 변함없이 그의 곁을 지켜준 이번 쿼텟 신작은 이전 작들과 마찬가지로 전혀 트렌디하지도 않고, 또 (외피만 봤을 때) 그리 새로워 보이지도 않지만 그런 표면적인 것을 가뿐히 넘어서는 내공과 깊이, 단단한 일체감이 음악 안에 가득 차 있습니다. 우리가 왜 이 팀을 당대 최고의 재즈캄보팀중 하나로 반드시 이야기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그의 음악적 핵심은 '쿼텟'

 

한때 영화 <Mo’better Blues> 의 동명 메인테마곡 하나로 국내에서 커다란 인기를 얻었지만, 그 곡으로 인해 가진 음악세계가 온전히 소개되고 또 인식되지 못한 면이 분명히 있죠. 색소포니스트 브랜포드 마살리스는 사실 듣는 감상자의 입장에서 쉽게 이해되기 어려운, 야누스적인 면을 분명 갖고 있는 연주자입니다. 일반적으로 대중들에게 알려진 그의 음악들은 무척이나 친숙하게 들려서 마치 그가 평소에도 ‘이런 파퓰러한 면이 강한 연주자인가보다’하고 착각하게 만들 수도 있거든요. 누군가는 스팅의 멋진 팝 넘버 ‘Englishman in New York’이나 ‘Moon Over Bourbon Street’ 에 담긴 소프라노 색소폰 솔로들을 듣고 그에게 매료되었을 수도 있을테고, 또 누군가는 스파이크 리 감독의 영화 <모베터블루스>에 담긴 동명의 연주곡으로 그를 받아들였을 수도 있다는 얘기죠. 또는 재즈-힙합 프로젝트 벅샷르퐁크에 담긴 트렌디하면서도 힙한 그루브로 그를 접한 경우도 분명 있을 겁니다. 이 모든 면들이 다 브랜포드 마살리스의 음악적 영역 안에 존재했었고, 지금도 남아있는 것임에 분명하지만 그를 제대로 이해하는데 충분한 요건들이냐고 하면 결코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의 음악적 진면목, 핵심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 여러가지 편성과 시도를 지금까지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다른 어떤 프로젝트에서보다 바로 쿼텟 사운드에 진한 엑기스처럼 함축되어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브랜포드는 확실히 90~2000년대와 비교해 확실히 최근 들어 앨범을 자주 만들지 않는 경향을 보입니다만(음반시장이 대폭 축소되면서 이전처럼 음반사에서 앨범을 만들어주지 않기에 스스로 자신의 레이블을 운영하다보니 아무래도 경제적인 이유로 이전처럼 앨범을 만들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의 음악세계는 커리어를 거듭하면서 기복 없이 탄탄하고 내적으로도 잘 수렴되어 가고 있는 중입니다. 과거 다양한 편성과 장르, 스타일의 폭이 여러 가지였으며 심지어 한때 유명 토크쇼의 음악감독으로 일하기도 할만큼 대중과 가까운 행보를 보였지만, 요즘은 쿼텟을 확고한 중심에 두고서 그 외 다른 편성, 혹은 다른 뮤지션과의 협연을 간헐적으로 진행하는 것 같습니다. 근 20년 동안 그가 발표한 앨범들중 가장 많이 작업한 편성이 다름 아닌 자신의 쿼텟이었다는 점만 보더라도 그가 이 팀에 얼마나 많은 의미를 두고 있는지 짐작이 가죠.(게다가 멤버의 변화도 거의 없습니다)

 

ALBUM The Secret Between The Shadow And The Soul

 

 

이번 앨범에 담긴 브랜포드의 화두,메시지   
         
이번 신보에는 총 7곡이 담겨져 있습니다. 이전 쿼텟 앨범을 만들 때와 같이 멤버들 각자의 오리지널이 1~2곡씩 포함되어 있는데, 여기에 두곡의 리메이크가 따로 선곡되어 있어요. 오리지널 곡들의 내용도 역시나 좋았지만, 필자는 특히 이 두곡의 리메이크가 무척이나 신선했습니다. 이전에는 존 콜트레인이나 소니 롤린스, 뗄로니어스 몽크 같은 거장들의 작품들을 선택해 연주하곤 했는데, 흥미롭게도 이번 신작에서는 앤드류 힐의 ‘Shake Hip Waltz’, 키스 자렛의 ‘Windup’, 두 피아니스트(상대적으로 좀 더 모던한 성격의 뮤지션들)의 작품을 가져와 재해석했거든요. 두 작품 모두 전통적인 비밥, 하드밥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프리를 포함해 록적인 리듬등 다양한 요소들이 곡안에 반영되어 있는데, 아마도 브랜포드와 그의 쿼텟은 이런 곡들이 새로움을 담고 있으면서도 전통성과 더불어 재즈가 가진 본질에 밀접하게 다가가 있다고 생각한 듯 합니다. (심지어 이 곡들은 원작자들이 현재 브랜포드 마살리스 쿼텟과 동일한 색소폰-피아노 쿼텟 편성으로 녹음했었죠)  브랜포드는 이 두곡을 리메이크하면서 원전의 매력을 충실히 유지한 가운데 자신들의 개성과 해석을 부여하는데도 소홀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즉흥연주죠. 사실 이 두 곡은 원곡과 비교해 들어보면 키, 템포 모두 동일합니다. 그렇다고 작곡된 테마를 본인 아이디어로 새로이 변형하고 있지도 않죠. 원곡을 사전에 접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브랜포드 쿼텟이 새롭게 연주한 버전을 들으며 단번에 원곡이 무엇인지 인지할 수 있습니다. 요즘처럼 재해석에 변형이 심하게 이루어져서 화성과 코드 진행을 하나하나 따져봐야지 원곡을 알 수 있는 것과는 반대되는 시도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쿼텟의 해석이 진부하냐고 묻는다면 전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네 명의 연주자들이 가진 고유한 톤과 사운드, 여기에 곡의 흐름에 자연스레 어울리는 즉흥연주가 어우러지면서 훌륭하게 브랜포드 마살리스 쿼텟의 버전이 만들어졌습니다. 원전의 모양새를 거의 해치지 않으면서 말이죠.

 

 

브랜포드는 이번 앨범을 두고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전 쿼텟 앨범과 비교해 서로의 연주가 더 타이트하게 당겨졌고 또 이전보다 서로를 더 잘 받쳐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엔 이전앨범에서 커트 엘링과 함께 작업하고 또 공연한 경험이 상당히 크게 작용했는데, 일반적인 연주팀이 보컬리스트와 함께 협연하면 평소 인식하지 못했던 부분을 새로이 깨닫게 된다. 나는 이전에 스팅과 함께 할 때 그걸 느낀 적이 있었다. 무슨 말인가 하면 보컬리스트가 프런트에 나서게 될 경우 어쩔 수 없이 각 멤버들의 연주분량과 솔로의 길이가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럼 제한된 시간동안 최대한 내용을 담아내어야 하고 그렇게 하다보면 자신의 연주를 그 범위 안에서 간결하면서도 충분한 내용을 담도록 고민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나를 비롯한 멤버들은 커트 엘링과 함께 하면서 이걸 인식했고 이번 쿼텟 멤버들과의 새 앨범 작업에서 이를 적절히 반영해냈다. 그러니까 각자가 준비해온 아이디어들이 장황하게 펼쳐지지 않고, 느슨하게 잼세션하듯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더 선명하면서도 밀도 있고 간결한 스토리를 담아내도록 하는데 집중한 것이다. 그런 과정을 거쳐 이번 앨범이 만들어졌다. 아마도 커트 엘링과의 작업경험이 없었다면 이렇게 하지 못했을 거다’

 

그리고 브랜포드는 오랫동안 함께 팀워크를 맞춰온 그 과정이 팀 사운드를 한층 더 훌륭하고 세련되게 만들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아마도 어떤 뮤지션들은 여러 다양한 연주자들과 함께 다른 목적과 내용의 프로젝트를 작업함으로서 새로운 사운드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다른 내용과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 없이 우리 팀 내에서 사운드를 최적화할 수 있으며 거기에 강한 확신을 갖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 내게 감동을 주는 것은 위대한 밴드였다. 멤버들과 꾸준히 함께 한다는 것은 모험적이면서도 세련된 연주를 가능하게 하며, 사운드를 더욱 훌륭히 만든다. 이런 일체감, 소속감이 부족할 경우 연주는 수동적이고 방어적으로 바뀌게 되고 그저 실수하지 않기 위해 연주하는 선에서 멈추게 된다. 나는 내가 잘 모르는 사람과 함께 이런 밴드 음악을 결코 만들어낼 수 없다’

 

 

브랜포드 마살리스의 음악적 방향, 목표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 간결하고 명료해지는 것 같습니다. 작곡과 연주 양쪽에서 멜로디를 배제하지 않고 충분히 살리며 동시에 리듬과 하모니까지 조화롭게 이어지게 만드는 것이 바로 그의 기본적이며 궁극적인 목표죠. 그는 하모니와 멜로디가 따로 놀지 않게 하려고 항상 고민하고 노력합니다. 사실 과거 재즈의 거장들은 지금처럼 많고 복잡한 화성이론들을 알고 있지는 못했지만, 알고 있는 화성을 토대로 설득력 있는 멜로디를 만들어내는데 있어서는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브랜포드는 바로 이 선배의 전통을 자신의 방식으로 이어가려고 합니다. 거기에 현대의 재즈언어를 어느 정도 수렴한 상태에서 말이죠. 이 지점은 그가 수년전부터 저널을 통해 이야기하는 것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데요, 간단히 요점만 이야기하자면 현대의 재즈는 지나치게 아카데미즘에 빠져 선율이 가진 아름다움을 무시하거나 외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이유로 재즈가 더욱 대중들과 거리가 멀어지게 되고 있다는 것이죠. (얼마 전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재즈 뮤지션들이 엿 같아서 그렇다’는 식의 강경하고도 시니컬한 어조로 이야기하기도 했는데, 그의 견해가 모두 옳다고 하기도 어렵고 지금 현대의 재즈가 모두 부정될만큼 잘못된 길을 걸어왔느냐고 말한다면 그것도 아니기에 사실 브랜포드의 주장에는 논란과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만, 일부는 곱씹어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일단 현대재즈에서 선율은 비중도 현저히 줄어들었고 의미가 별로 없어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요)

 

 

음악이 가진 기본적인 요소중 하나가 현대재즈에서 점차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는 점은 틀린 견해가 아니며 여기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해볼 필요는 분명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브랜포드는 바로 현대재즈가 외면하고 있는 멜로디의 중요성을 자신의 관점에서 솔직하게 풀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마치 ‘이렇게 듣기 좋고 아름다운데 왜 이걸 무시하려고 하지?’ 하는 것처럼 들릴 정도에요. 자신의 음악, 특히 쿼텟을 통해서 재즈가 지난 100년여 세월동안 만들고 지켜온 핵심을 제대로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기에 그의 주장이 그저 이슈를 만들기 위한 공허한 가십거리처럼 생각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그는 자신의 음악적 전통성을 이야기하면서 동생인 윈튼이 과거 했던 것처럼 스스로의 권위만을 드높이는 식의 정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도 않죠. 최소한 브랜포드는 음악자체만을 갖고 이야기하고 또 만들고 연주할 따름인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주장이 좀 더 설득력을 갖고 우리에게 오래 생각할 화두를 던져 주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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