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앨범 ⚡파스콸레 그라소 Pasquale Grasso [Solo Be-Bop] Sony Masterworks/2025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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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quale Grasso <Solo Be-Bop> Sony Masterworks/2025
Pasquale Grasso, guitar
2 Salt Peanuts
3 Sid's Delight
4 Time Waits
6 Monopoly
7 Stars Over Marakesh
8 Stella by Starlight
10 Sure Thing
12 Yeheadeadeadee
새롭게 각광받는 젊은 기타 맨의 열혈 비밥 찬가
뮤지션에게 화려한 테크닉은 중요한 표현 수단이면서 동시에 아티스트 자신의 진정한 표현력을 덮어버리기도 쉬운, 그야말로 양날의 검과 같은 면이 있다. 특히, 일정 수준이 넘아가면서 무의식중에 몸에 벤 습관인 근육의 기억 같은 것이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작동하기라도 하면, 음악적이어야 할 찰나가 쳇바퀴 도는 다람쥐의 손쉬운 재주처럼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
현존하는 최고의 재즈 기타 테크니션중 한명인 파스콸레 그라소의 신작 앨범 <Solo Be-Bop!> 은 그런 관점에서 이제 30대 중반을 지나고 있는 이 젊은 기타리스트의 찰나의 고민을 잘 들을 수 있는 작품이다. 일찌감치 뉴욕 재즈 신에서 이름을 알릴 무렵부터 '기타의 아트 테이텀'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던 그는 그 어려운 재즈 라인들을 아무렇지 않게 연주해내며 새로운 재즈 기타 히어로의 탄생을 알렸다. 조 패스와 버드 파월을 합친 듯 한 그의 음악성은 수많은 재즈 레퍼토리에서 이전 세대의 기타리스트들에게서 들을 수 없었던 스피드와 복잡성을 새롭게 펼쳐놓기 시작했다. 이번 앨범 <Solo Be-Bop!>은 이전 앨범 녹음을 마치고 남은 스튜디오 타임을 이용해 솔로 기타 곡들을 녹음하면서 완성된 프로젝트라고 한다. 대부분의 곡들은 비밥의 클래식들인 Chasin' the Bird(찰리 파커), Salt Peanuts(디지 길레스피), Sid's Delight(테드 대머론), Pannonica(멍크) Monopoly, Yeheadeadeadee(버드 파웰)등의 작품들과 Stella By Starlight 같은 스탠더드들을 솔로 기타로 연주하고 있다.
‘비밥’은 재즈의 서브 장르로 알려져 있다. 이는 1930년대 말, 세계 2차 대전과 함께 스윙 재즈가 자연스럽게 퇴장하면서 등장한 스타일이다. 비밥은 재즈의 본질적 요소인 임프로비제이션(즉흥연주)을 특히 강조하며, 1939년 콜맨 호킨스가 연주한 「Body and Soul」, 그리고 ‘핫 스윙 재즈’로 알려진 장고 라인하르트의 혁신적인 시도들이 1940년대로 접어들면서 찰리 파커, 디지 길레스피, 찰리 크리스천, 버드 파월 등 당시 등장한 젊고 새로운 모던 재즈 뮤지션들에게 바통을 넘겨주며 탄생한 스타일이다. 파스콸레 그라소의 이 신작 앨범 <Solo Be-Bop!>은 이 뮤지션들의 유산에 헌정하듯, 그들의 라인들과 느낌들을 자신의 테크닉으로 커버하고 있다.
물론 “…나는 트레디셔널리스트나까 과거의 재즈라인들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전달 한다…”에 논박을 할 필요는 없지만, 훨씬 날렵하고 현란한 기타 테크닉으로 연주한다는 것만으로는 창의적 음악성을 담보하긴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스타일이나 장르에 관계없이 자신의 음악이 가진 본질적인 개성을 있는 그대로 더 잘 살리는 게 좋게 들리는 트랙들도 있다. 특히 Pannonica 의 경우, 독특한 주법과 표현으로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글/재즈 기타리스트 정수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