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범 트리오   <Alive!>   John-Boomed Music/2025    Digital Only

 

 

김준범- Guitar and Compositions

정상욱- Acoustic Bass

하민우- Drums

 

1 Insanity 

2 I & You

3 Solitude 

4 Responsibility 

5 Truning Point 

6 Suspersion

7 Midnight Blues 

8 Alive 

 

 

준수한 앙상블, 내실있는 솔로, 매력넘치는 작곡까지...!

김준범은 여러 의미에서 눈길이 가는 기타리스트다. 작년에 전작 거쉰 송북을 독주로 발표했으니, 그 작품에 대한 성과는 차치하고라도, 의외의 작품이었으며 돌파구를 찾으려는 그의 모습에 새삼 놀랐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장구한 재즈 역사에 거쉰 기타 독주 앨범이 지금껏 해외에도 있었나 싶다.

이번 신작은 문래 창작촌 하야 스튜디오 2024년 2월 실황 녹음이고 기본적인 기타 트리오 편성을 취했다. 첫 곡 Insanity 에서부터 심상찮은 전개가 시작되는데, 도입부에서 유려한 운지가 아닌 약간 덜컹거리는 아르페지오로 시작을 하는데 이 의도적인 덜컹거림이 묘한 감흥을 안긴다. 어설픈 연주가 아니라 정확히 의도적인 것이다. I and You 와 Responsibility 에서는 바로크 멜로디를 미묘하게 변주하는데, 주제부 제시 이후 펼치는 자연스런 현대적인 라인을 듣고 있으면 김준범이 존 루이스가 이끈 모던재즈쿼텟의 후예가 아닌가 싶은 착각을 하게 된다. Solitude 의 도입부 루바토를 들으면 확실히 김준범은 Insanity 와 마찬가지로 곡 도입부에서부터 청자를 음악 안으로 끌고 가는 솜씨가 있다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이 실황의 하이라이트는 Turning Point, 인상적인 장면은 줄곧 전면에 나섰던 김준범이 베이스 솔로 배후의 감각적인 컴핑을 진행하는 것이다. 야콥 브로의 초창기 작품을 보면 그가 전면에 나서는 대신 관악기 뒤에서 코드를 짚거나, 장식음을 쓰는데 골몰함을 볼 수 있다. 당시 그의 관심사는 ‘전체 앙상블에서 스스로 어떻게 녹아드는가’ 하는 것 이었다. 말 그대로 배후의 재즈 실현하는데, 상황은 다르지만 이 곡에서 김준범은 배후의 재즈를 실현한다. 김준범의 감각적인 컴핑은 베이시스트 정상욱을 자극하고, 동료 연주자의 긴밀한 연결을 이끌어낸다. 밀어주고 당겨주는, 말 그대로 재즈인 것이다. 세 연주자의 합이 좋고, 이 멤버로 스튜디오 녹음도 차후에 기대된다. 섣불리 점치면 이 작품은 25년 한국 재즈 베스트 음반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올해의 작곡상, 올해의 연주상을 다 받아도 이상하지 않다. 많은 이들이 함께 들었으면 좋겠다.   글/재즈 칼럼니스트 여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