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앨범 랜 블레이크 Ran Blake [Voices] Tzadik/2026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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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n Blake <Voices> Tzadik/2026
Ran Blake piano
1. If I Should Lose You
2. Hallelujah, I Love Her So
3. My Name is Mimi
4. Robert Pete Blues
5. Buy and Sell
6. Vradiazi
7. You Are My Sunshine
8. Midnight March
9. Silent Night
10. Go Gently to the Water
11. Judy
12. How `Bout That
오랜 세월 갈고 닦은 독자적 심미안의 피아노 터치
1931년생으로 올해 95세의 노장중 노장이자 비밥시대부터 직접 현역으로 활동해왔으며, 50년대 중반부터는 절친 건서 슐러의 이론을 토대로 한 현대적인 화성과 이론을 재즈에 적극적으로 반영시켜 독창적인 음악세계를 구축해온 피아니스트. 현재 필드에 몇 남지 않은 레전드중 한명인 랜 블레이크가 올해 두 종의 신작을 발표했다. 하나는 후배 보컬리스트인 도니미크 이드와의 듀오작이며 다른 하나는 지금 소개하는 피아노 독주 앨범이다.
그의 피아노는 예나 지금이나 결코 많은 음을 치지 않는다. 이는 젊은 시절부터 이어져온 그의 성향이며 남다른 보이싱과 진행, 타이밍과 아이디어로 스탠더드를 해석해왔다. 개인적으로 그의 연주를 들으면 폴 블레이와 재키 바이어드가 연상되는데 맑고 힘 있는 터치에 음사이 넓은 간격의 인터벌은 폴 블레이를, 블루스, 비밥, 가스펠들을 클리셰하지 않게 창의적으로 엮어내는 방식에선 재키 바이어드를 떠올리게 하는 면이 있다. 화려한 기술을 구사하는 데엔 평생동안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기에 그를 최상급 비루투오소로 어느 누구도 바라보진 않지만 여유와 느림의 미학을 강조하는 피아니즘과 고유한 해석방식은 그를 유니크한 예술세계를 쌓아올린 인물로 평가하게 만드는 핵심 요인이기도 하다.
이번 신보 또한 랜 블레이크의 연주 성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데 팻츠 월러의 Ain't Misbehavin' 이나 If I Should Lose You 같은 스탠더드 넘버들을 해석할 때 그의 개성적인 면모가 확실히 부각된다. 기존 곡의 메인 테마를 길게 늘어뜨리거나 엉뚱한 타이밍에 어색한 장식음을 가미한다던지, 아님 텐션 높은 보이싱으로 곡의 느낌을 다르게 바꿔버린다. 그 과정에서 때론 생뚱맞은 그림이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상성이 좋을 때 그의 음악이 주는 독특한 매력이 확연하게 부각된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번 신작은 전곡이 4분 이내, 짧은 곡은 심지어 2분이 채 되지 않지만 해석 자체가 남달라 귀를 세워 듣게 된다. 다행스럽게도(?) 이 앨범은 여타 그의 피아노 솔로 작들과 비교해 무난한 접근을 보여주는 트랙이 많아서 상대적으로 부담 없이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휘트니 휴스턴의 초기 히트곡 Saving All My Love for You 는 선곡과 해석 모두 깜놀하게 만드는 반전 포인트. 숨은 은둔 고수가 펼쳐 보이는 독문무공의 남다른 경지를 경험할 수 있는 이색적인 피아니즘의 세계가 여기에 담겨져 있다. 글/MMJAZZ 편집장 김희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