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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k

Interview - 케니 워싱턴(Kenny Washington) 훌륭한 재즈 드러밍은 전통의 깊은 이해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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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ny Washington Interview

 

훌륭한 재즈 드러밍은 

전통의 깊은 이해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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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드러머로서 당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 미덕이 있다면?  더불어 요즘 재즈 신에서 두루 사용되는 오드미터나 펑크, 힙합과 같은 리듬에 대한 당신의 견해도 궁금합니다.

 

우선, 저는 힙합을 좋아하지 않고 듣지 않는 편입니다. 오드 타임(odd time signature) 같은 음악은 들을 때도 있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근본적인 어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음악을 연주하는 아티스트들은 다양한 여러 박자들과 다른 타임 시그니처로 연주를 할 수 있습니다만, 제가 들었을 때는 기본기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드러머의 경우를 예를 들면, 드럼이라는 악기를 충분히 배우고 익히지 않았기에 기술적인 테크닉과 음악성이 부족한 연주자들이 꽤 많습니다. 재즈 드럼의 기초를 제대로 다지지 않고 연주를 하는 느낌이 들지요. 근데 그거 아세요? 요즘의 재즈는 더 이상 재즈처럼 들리지 않습니다. 요즘의 드러머들은 제게 팝 드러머처럼 들립니다. 이렇게 재즈처럼 들리지 않는 건 드러머들이 재즈와 재즈 드럼에 대해 충분히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드미터, 펑크, 힙합 같은걸 할 수 있어도 스윙을 연주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데 스윙을 제대로 할 줄 아는 드러머가 잘 없습니다. 그리고 블루스를 연주하지도 않고, 이와 비슷한 것들은 아예 연주하지도 않아요. 그렇지만 제 생각에는 이 드러머들이 자신들이 연주하는 음악의 뿌리를 조금 더 배우고 공부를 하게 된다면, 오드 미터나 다른 장르 음악을 연주하더라도 훨씬 더 좋은 연주를 들려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왜냐하면 재즈는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이야기하신 훌륭한 스윙을 만들어내기 위해 재즈 드러머 지망생이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좋은 스윙필은 어떻게 하면 얻을 수 있나요?

 

첫 번째로 해야 하는 건, 음반을 구해서 듣는 것입니다. 학생들이 접해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음반은 마일스 데이비스의 <Walkin’> 인데요- 신호등이 커버로 있는 음반이죠. 여기엔 리듬섹션으로 퍼시 히스(베이스), 호러스 실버(피아노), 케니 클락(드럼)이 참여했습니다. 저희가 모던 재즈에 대해서 얘기할 때, 이 음반이야 말로 스윙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죠. 케니 클락의 심벌 비트를 듣고 또 듣고 하면서 그 느낌을 파악해 보세요. 리듬섹션 전체가 연주하는 느낌도 들어보시고요, 특히 퍼시 히스와 케니 클락이 서로 함께 연주하는 것을 집중해서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퍼시 히스가 연주하는 음의 길이는 정말 완벽할 정도로 딱 맞습니다. 그의 워킹 베이스도 어떻게 연주되는지 들어보시고요. 론 카터는 충분히 이들의 연주를 파악했고 퍼시 히스의 베이스 라인을 따라 부를 수 있었죠. 그리고 퍼시 히스에게서 배운 베이스 라인을 그는 더 한단계 끌어올렸다고 할 수 있지요 드러머들은 연습을 해야 합니다- 특히 심벌 비트를요. 최소 하루 20분씩 매일 연습해야 하고, 음반을 틀어놓고 함께 연습하고, 또 음반을 듣고 복제해서 연습하며 시간을 쏟아야 합니다. 여러분들 앞에는 다양한 교본과 같은 연주자들이 있지요. 섀도우 윌슨, 투티 히스, 필리 조 존스, 그레디 테이트, 벤 라일리 등 정말 뛰어난 연주자들이 있어요. 그래서 듣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이런 위대한 연주자들을 저의 레퍼런스 라고 말합니다. 이들에게서 제가 필요한 것을 끄집어냅니다. 지금은 정말 많은 음악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습니다. 

 

10 케니 워싱턴이 학생들에게 스윙을 체득하기에 적합한 앨범으로 추천한 마일스 데이비스의 [Walkin'] 1957년 발매.jpg

 

스윙 필을 갖고자 한다면, 우선 스윙에 대해 진심을 가져야 합니다. 많은 드러머들이 이렇게 얘기합니다. ‘저는 재즈를 연주해요’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아닙니다, 재즈를 연주하는 것이 아니죠. 오히려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윙을 하려면 반드시 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만 더 드러머들에게 얘기하고 싶은 건, 반드시 루디먼트를 익혀야 합니다. 매우 기본적인 스네어 드럼의 루디먼트를 알아야 합니다. [Modern Rudimental Swing Solos] 라는 책을 구해서 연습을 해보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이런 교재는 필리 조 존스나 맥스 로치도 다 사용한 것이에요. 결국, 기본을 제대로 익히셔야 합니다. 

 

당신의 커리어에서 빌 샬랩 트리오만큼 긴 시간 몸담은 경우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쟁쟁한 레전드들과 다수의 협연을 해왔음에도 빌 샬랩 트리오와 길게 인연을 이어온 별도의 이유가 있다면? 

 

이 트리오와 함께 음악을 하고 만들어가는 건 일종의 도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하는 이 스타일대로 연주를 하는 것도 있겠고요, 이런 도전이 되는 연주를 하면서 얻는 즐거움과 성취가 있기에 그와 함께 꾸준히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드러머로서 당신에게 가장 큰 영향 및 영감을 준 선배 연주자들이 있으면 이야기해주시길.  더불어 젊은 후배들 중 눈여겨보고 있는 친구가 있으면 그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면 좋겠습니다. 

 

오 이런! 영향을 준 드러머들이 너무 많아서 다 나열하기 어렵네요. 케니 클락, 필리 조 존스, 엘빈 존스, 루이스 헤이스, 투티 히스, 섀도우 윌슨, 파파 조 존스, 셜리 맨… 정말 너무 많아요. 그리고 저는 이 각각의 드러머를 모두 공부하고 배웠습니다. 지금 당장 이 누군가의 연주를 저에게 들려준다면, 저는 이게 누구의 연주인지 다 맞출 수 있어요. 저는 이 드러머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알고, 이들에 대해서 충분히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아트 블레이키, 벤 라일리, 렉스 험프리스도 있지요. 저는 정말 이들 모두에게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들 각자는 당신에게 제공해줄 무언가가 있을 것입니다.

반면, 최근의 젊은 연주자들 대부분에 대해 그들의 연주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렉 허친슨은 뛰어난 드러머입니다. 저는 그의 연주를 듣는 것을 좋아해요. 윌리 존스 3세, 그도 뛰어나죠. 빌 스튜어트도 정말 연주를 잘해요. 조 판스워스도 있네요. 저는 이런 드러머들이 클럽에서 연주하면 기꺼이 외출해서 이들의 공연을 보러 갑니다.

이들의 연주를 보면 배울 것이 있기 때문이고, 이들이 어떤 연주를 하는지 확인 차 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요즘 다들 열광하는 드러머들에게는, 굳이 제 시간을 낭비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연주를 듣기보다 집에서 쉬는 게 낫습니다. 그들을 보느니 차라리 집에서 드라마 [Law and Order] 를 보거나, 집에서 음반을 들으면서 연습을 하겠습니다.

저는 그들의 연주에게서 배울 것, 그들에게서 훔쳐올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간혹 외출을 해서 그들의 연주를 듣다 보면, 저는 화가 납니다. 그들은 전혀 재즈를 연주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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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단짝인 베이시스트 피어 워싱턴과 함께 한 케니 워싱턴의 모습. 2023년도 

 

 

스윙 리듬을 연주하지 않고, 아프로-아메리카니즘 (Afro-Americanism)은 사라져 버렸죠. 그들은 셋잇단음표(triplets) 를 연주하지 않고, 블루스를 연주하지도 않습니다. 오늘 이 인터뷰에서 예의상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만, 요즘 뜨고 있는 젊은 드러머 중 제가 듣고 싶은 드러머는 없습니다. 그렉 허친슨도 사실은 젊다고 말하지만, 벌써 50세가 훌쩍 넘은 중견 연주자입니다. 20~30대 젊은 연주자들 중에서는 애런 키멜이 좋습니다. 그는 꽤 연주를 잘하고 피트 밴 노스트랜드 또한 나쁘지 않습니다.

 

대중들이 현재 열광하는 드러머들, 그들 중에서도 흑인(African American) 드러머들은 빌 샬랩에게 대체 연주자로(sub) 결코 추천할 수가 없는 지경입니다. 그들에게 무언가 좋은 것이 있다고 다들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은 30~40년 전 저나 빌리 드러먼드, 루이스 내쉬가 하던 수준의 연주를 결코 하지 못할 겁니다.

저희는 종종 긱을 요청받거나 레코딩 요청을 받았고, 바로 리허설도 없이 연주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저희에게 연락을 주던 사람들은 클리포드 조던, 소니 스팃과 같은 연주자였죠. 이들은 그저 전화를 해서, 그들이 직접하든 매니저가 하든 “너 오늘밤에 연주할 수 있어?”라고 묻기도 하죠. 언제, 어느 장소에 오라고 하면 그 장소에 가서, 아무런 연습도 없이, 바로 그들은 연주를 시작했습니다. 어떤 곡을 연주할지 리스트에 적지 않았고, 그저 연주를 시작했습니다. 이게 그때 당시의 보편적인 방식이었고, 여기에 맞춰서 연주를 해야만 했어요. 공연 중에도 어떤 곡을 할지 곡 이름을 알려주지 않는 경우도 허다했어요. 예를 들면, 루 도날드슨의 경우가 그러했습니다. 그냥 다음 곡을 알려주지도 않고 혼자 연주하기 시작하면 알아서 밴드가 맞춰가야 했고, 배리 해리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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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배리 해리스의 학생이자 조수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어느 주말에, 키타노(Kitano) 라는 클럽에서 연주를 해야 하는데 가능하냐는 것이었죠. 평소 그의 멤버들은 레이 드러먼드와 리로이 윌리엄스였어요. 근데 배리 해리스가 유럽에서 투어를 하느라 이 주말 공연에 대해 아예 잊고 있었던 거죠. 결국 저와 피터 워싱턴에게 배리가 연락을 주었고 그와 함께 연주를 하게 되었습니다. 배리는 그때 아무 말 없이 그저 첫 곡을 연주하기 시작했어요. 아직도 기억나는 그 첫곡은 There’ll Never Be Another You 였어요. 근데 이 곡은 버드 파웰의 편곡 버전이었죠. 그런데, 피터와 저는 둘 다 이 음반을 들었었고, 그 곡을 알고 있었죠. 그래서 바로 이어서 자연스럽게 연주가 진행되었어요. 이게 뉴욕에서 재즈를 연주하던 방식이었어요. 토미 플래내건이랑 할 때도 리허설 같은 거 없이 바로 연주를 해야만 했죠. 알 포스터가 목요일에 공연을 그만두겠다고 하면 바로 다음날 금요일 공연을 저는 리허설 없이 바로 실전에 들어가야 했었죠. 토미랑은 이렇게 그와 처음 연주하던 것이 아무런 리허설 없이 진행되었어요. 저는 늘 토미 플래내건 트리오의 연주를 보았고, 그들의 음반을 들어왔었기에, 아무런 사전 준비 없이도 그의 연주에 바로 맞춰갈 수 있었어요. 토미는 즐거워했죠. 아무튼, 이때 당시에 저희가 했던 이런 방식의 연주를 지금 젊은 드러머들은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저희는 공연장에 가서야 어떤 곡을 하게 될지 알게 되었고, 반대로 리더의 입장에서도 어떤 곡을 연주할 지 공연장에서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당신이 아는 곡이 많으면 많을수록 당신이 연락 받을 가능성은 더 높아졌고요, 피터나 저는 음반을 들었고 아는 곡이 많았습니다. 레이 브라이언트, 토미 플래내건, 행크 존스 그들은 모두 바로 연락을 하고 리허설 없이 바로 연주를 시작하는 분들이었죠. 이들의 곡을 알고 있었다면 다음에 다시 부를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죠. 레드 갈랜드와 샘 존스도 동일했어요. 저는 레드 갈랜드의 음악을 알고 있었기에 그들이 바로 하는 연주에 자연스럽게 맞춰갔어요. 하지만 요즘 젊은 드러머들은 음악을 충분히 듣지 않아요. 그들은 충분히 재즈를 접할 기회가 없고 비밥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요즘 음악을 듣겠지만, 과거로 돌아가지 않아요. 과거로 돌아가야만 합니다. 비록 제 의견이지만 젊은 후배 재즈 드러머들이 한번쯤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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