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앨범 ⚡토드 구스타브센 트리오 Tord Gustavsen Trio [Seeing] ECM/2024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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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rd Gustavsen Trio <Seeing> ECM/2024
Tord Gustavsen: piano, electronics
Jarle Vespestad: drums
Steinar Raknes: double bass
2 The Old Church
3 Seeing
5 Auf meinen lieben Gott
6 Extended Circle
7 Piano Interlude – Meditation
9 Nearer My God, to Thee
10 Seattle Song
흔들림 없는 음악성과 스타일로 담아낸 토드 사운드!
재즈는 명확히 말해 블루스와 더불어 미국의 국악이다. 적어도 19세기말 미국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은 명백히 검증된 사실이다. 미국 흑인 노동요에서 시작해, 스윙 시대, 비밥 시대를 거친 재즈는 이후 세계화를 거치며 전 세계 각지 곳곳에서 자생의 뿌리를 내렸다. 북유럽에서도 괄목한 만한 성장을 이루어냈는데, 21세기 이후 등장한 뮤지션들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인지도와 성과를 올린 이가 피아니스트 토드 구스타브센이다. 재즈의 글로벌 관점에서 변방에 속하는 북유럽이지만, 노르웨이를 넘어 유럽 전역에서 명성을 떨쳤다는 것은 그의 뛰어난 음악성에 대한 반증일 것이다. 1970년 노르웨이 출신으로 2003년부터 독일 유명 레이블 ‘ECM’을 통해서 벌써 10번째 음반을 발표하는 재즈 피아니스트 토드 구스타브센이 새로이 돌아왔다.
이번 신보 <Seeing>의 기본 컨셉트는 그의 지난 음반들과 맥락을 같이 한다.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Choral 중 두 곡, 노르웨이 교회 성가, 19세기 영국 합창곡 등과 함께 자작곡 5곡을 피아노 트리오로 엮어냈다. 유럽 클래식 감수성과 약간의 가스펠 성향을 전작에서와 마찬가지로 아름답게 믹스해냈으며, 트리오 멤버로는 오랜 기간 함께 해 온 드러머 잘레 베스테스타드(Jarle Vespestad)와 지난 2022년 <Opening> 음반부터 참여한 베이시스트 스테이나르 라크네스(Steinar Raknes)가 서포터의 역할을 맡았다. 역시나 이 트리오의 가장 큰 매력은 무덤덤한 듯 철저히 절제된 사운드이다. 음식으로 ‘평양냉면’에 비유하면 적절한 표현이 될까? 자극적인 요소는 철저히 배제되고, 대신 슴슴한 듯 편안하고 담백한 감수성이 가득하다. ECM레이블의 ‘침묵 다음으로 아름다운 소리’라는 모토가 대변하듯,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하고 평화로운 고요함이 음악안에 채워져 있다.
의미 없는 화려함보다는 한 음 한 음에 진중한 의미를 담아 절제된 언어로 소통하는 그의 피아노는 한편으론 아름답다 못해 치열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글을 쓸 때도 화려한 수사를 많이 사용해 글을 부풀리는 것보다, 완벽히 정제된 언어로 글을 압축하는 것이 훨씬 어려운 법이다. 그런 측면에서 그의 음 선택 하나하나가 치열한 내적 깨달음을 포함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자극적인 성향을 평가 절하할 필요는 없다. 우리 모두는 저마다 자신만의 음악관과 세계관, 인생관을 갖고 있는 것이기에 말이다. 그래도 만약 차분하면서도 절제된 연주에 평화로운 재즈 피아노 트리오 사운드를 원하는 순간이 있다면 토드 구스타브센의 인생 작품들을 들어보자. 북유럽의 낭만을 담은 피아노 트리오, 그리고 ECM의 전형성을 강조한 수작. 글/재즈 피아니스트 김주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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