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bin Ryu <Trio>  Endectomorph Music/2025

 

Dabin Ryu  - piano

Joe Martin  - Bass

Johnathan Blake  - Dru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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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Vertigo

2 Baby Man   (John Stubblefield)

3 The Well

4 Dorham’s Epitaph   (Kenny Dorham)

5 In The Land Of Oo-Bla-Dee   (Mary Lou Williams)

6 I Want To Be Happy   (Vincent Youmans)   ***CD only

7 Sad Song

8 Naima’s Love Song   (John Hicks)

9 Tricotism   (Oscar Pettiford)

 

 

 

스타 라인업 못지않은 알찬 음악적 성과

4년 전 발표했던 <The Wall> 에서 아주 씩씩한 하드 밥 연주를 들려줬던 피아니스트 류다빈이 새로운 신작을 발표했다. 재작년 허비 행콕 인스티튜트 컴페티션에서 세미 파이널까지 오르며 미국 재즈 신에서도 이름을 알려나간 그녀는, 이듬해 남아공에서 열린 명망 있는 Unisa 콩쿠르 재즈 부문에서도 우승하며 주가를 높이 끌어올렸다. 이름이 알려지고 뉴욕 신에 자리 잡아가는 과정이 좀 더 선명해지면서 주변 동료들과의 협연에서 더 명성이 높은 스타급 연주자들과의 교류도 이어질 수 있었고, 결국 이번 앨범에서처럼 베이시스트 조 마틴, 드러머 조나단 블레이크라는 뉴욕 최상급 레벨 리듬 섹션과의 콜라보레이션까지 가능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앨범은 피아노-베이스-드럼의 전형적인 트리오다. 피아니스트라면 누구라도 예외를 두지 않고 한차례 이상 시도 하는 이 편성은 앙상블의 어울림을 포함, 연주자로서 가진 걸 제대로 보여주기에 더할 나위 없다. 류다빈은 편성도 그렇거니와 이 라인업으로 작업하는 걸 진심으로 기대하고 또 원했지만 내심 그들과 함께 작업하는 동안에도 동등한 수준에서의 교감이 이뤄질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지극히 솔직하고 또 객관적인 관점이라고 본다)

그러나 담겨진 음악을 우선 살펴보면 두 리듬 섹션 거물이 수동적인 어프로치로 일관하지 않고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연주의 생기를 불어넣어주고 있으며, 때로 류다빈이 솔로시 과하게 앞으로 나가려고 할 때 적절히 잡아주는 역할까지 해줌으로서 앙상블의 균형을 잘 이뤄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두 베테랑 연주자와의 협연 때문인지 전작에서보다 류다빈은 한결 정제되면서 신중한 접근을 들려주며 밥적인 어프로치가 이전 앨범에서보다 한결 자연스럽게 이뤄져(특히 In The Land Of Oo-Bla-Dee 와 Tricotism) 진짜배기 재즈 피아니스트로서의 면모가 엿보인다. 왈츠 곡인 The Well 이나 티나지 않게 변박을 녹여낸 Sad Song 에서는 그녀답지 않은 차분하고 정갈한 곡과 연주로 한결 격있는 음악성을 들려준다.

쟁쟁한 스타 연주자들과의 협연이 일차적으로 재즈 팬들의 시선을 끌게 할 수 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기량적인 면은 물론이거니와 연주자의 성향 및 작품 성격상 같이 할 당위성과 맥락이 존재하는 가를 반드시 살펴봐야한다. 그 점에서 류다빈은 그저 이름값에 기댄 게 아니라 음악적으로 적절한 선택을 한 것으로 여겨지며 상호 협연의 내용 또한 두 연주자가 그저 장식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모든 면에서 한 단계 더 성장한 그녀의 발전상이 담겨진 앨범!     글/MMJAZZ 편집장 김희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