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ina Duni <Lost Ships> ECM/2020

 

Elina Duni voice

Rob Luft guitar

Fred Thomas piano, drums

Matthieu Michel flugelhorn

 

 

1 Bella Ci Dormi

2 Brighton

3 I’m A Fool To Want You

4 Numb

5 Lost Ships

6 The Wayfaring Stranger

7 Flying Kites

8 Lux

9 Kur Më Del Në Derë

10 N’at Zaman

11 Empty Street

12 Hier Encore

 

 

아름답게 뒤얽힌 모던과 복고의 경계

스위스에서 활동 중인 알바니아 출신의 싱어 엘리나 두니와 영국의 신예 기타 신성 롭 러프트가 함께 한 ECM 신작 <Lost Ship>은 절망의 슬픔도 아름답게 승화 시킬 수 있는 음악의 힘을 보여준다. 더 놀라운 건 이들이 아직 20대 젊은 세대임에도 불구하고 이전 세대가 ‘망쳐’버린 세상을 구원하자는 메세지를 음악으로 남기려 한다는 것, 그리고 매우 완숙한 음악적 연주와 전개를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두 뮤지션은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듀엣 활동을 해왔고, 이번 앨범에는 피아니스트 프레드 토마스와 트럼페터 메튜 미셀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엘리나 두니의 보컬 스타일에는 유러피언 재즈의 전통이 지닌 무게감도 있지만 루시아나 수자나 노마 윈스턴 같은 컨템포러리 재즈 스타일리스트들의 결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이 앨범에서는 ‘Brighton’, ‘Numb’, ‘Lost ship’ 등의 오리지널 곡들에서 팝 센서빌리티도 느낄 수 있는 간결함과 동유럽 전통 정서의 발라드가 기저에 깔린 감성등을 두루 잘 표현하고 있다. 여기에 프랭크 시나트라와 빌리 홀리데이의 보컬 버전으로 유명한 ‘I’m A Fool To Want You‘, ’The Wayfairing Stranger’ 와 알바니아 민요들이 선곡되어 있다. 

이 앨범에서는 특히 기타리스트 롭 로프트의 사운드 메이킹과 기타연주가 잘 부각되어 있다. 이미 영국에서 ‘재즈 센세이션’으로 주목을 모으고 있는 재즈 뮤지션으로 이 앨범에서도 매우 흥미로운 플레잉을 보여준다. 줄리언 라지, 커트로젠 잉클, 빌 프리셀등의 사운드를 흡수해 다시 그만의 독창적인 사운드 스케이프로 각각의 곡들의 정체성을 만들어내는 편곡에 일조하고 있다. 전통적인 재즈기타와 사운드 이텍트가 일렉트릭 엠비언트 챔버 오케스트라를 연상시키는 공간감을 보컬 뒤에서 잘 표현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현재 동유럽과 많은 곳에서 발생하는 난민 사태와 환경 파괴에 대한 걱정은 이미 진보적 소수의 환상이 아닌, 전 인류가 직면한 코앞의 현실임을 깨닫는 요즘, 이런 세상의 험난한 파도를 향해 띄운 ‘희망’ 이란 배위에서 노래하는 <Lost Ship> 같은 앨범은, 음악의 가치를 새롭게 매겨가는 이때에 새로운 관점을 주게 하는 좋은 메시지이기도 하다.

글/재즈 기타리스트 정수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