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앨범 ⚡정승민 Seungmin Jung [Anecdotes] Self Produce/2025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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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민 <Anecdotes> Self Produce/2025
정승민 - Bass
Tal Kalman - Tenor Saxophone
Daphnis Moglia - Trumpet
Johannes Ravn - Guitars
김보민 - Piano
Felix Ambach - Drums
2. Three Black Beans And A Boy
3. From The Middle Of Light
4. Wasteland
6. Firefly
연주, 작곡, 앙상블 모두 충실한 완성도 보여준 신인
베이시스트의 음반을 만나는 것은 언제나 반가운 일이다. 특히 스탠더드를 연주하는 음반이 아닌 자신이 일상에서 느꼈던 경험들과 감성을 녹여내며 자신의 작곡에 중심을 두고 그걸 기반으로 앙상블을 펼쳐내는 방식은 해당 뮤지션의 고유한 음악적 역량을 확인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재즈 신은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다양한 뮤지션들과 협업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자신만의 음악적 발자취를 남기는 케이스가 늘어나고 있는데 지금 소개하는 베이시스트 정승민 역시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뮤지션으로 자신의 첫 정규 작 <Anecdotes>를 발표했다.
제목이 의미하는 일상의 작은 이야기들을 6곡의 자신의 오리지널로 채우고 있다. 첫 곡인 ‘Blue’는 차가움과 차분함이 내재된 감정을 서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색깔이 가지고 있는 질감을 굉장히 차분하게 표현하고 있다. 멜로디가 가지고 있는 섬세함을 매력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베이스 솔로와 그 뒤를 잇는 다프니스 모글리아의 트럼펫 연주가 감성을 더한다. 자신이 길렀던, 무지개 다리를 건넌 말티즈의 모습을 검은 콩 3개로 표현한 ‘Three Black Beans And A Boy’는 슬픈 감정을 다소 억누른 채 무겁고 진중한 느낌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테너 색소폰을 중심으로 한 열린 즉흥연주가 강한 설득력을 전해준다. 웨인 쇼터의 음악에서 영감을 받아 그에게 헌정하는 ‘From The Middle Of Light‘는 탈 칼만이 전면에서 음악적인 흐름을 주도하고 있지만 각 멤버들의 탄탄한 앙상블과 균형을 이룬다. 게임을 드라마화한 폴 아웃을 보고 전쟁 이후 황무지로 변한 대지에 대한 자신의 느낌을 표현한 ‘Wasteland’는 굉장히 건조한 느낌으로 연주한다. 특히 탈 칼만의 색소폰과 펠릭스 암바흐의 드럼, 정승민의 베이스 트리오로 진행되는 이 곡은 중간 중간 짤막하게 펼쳐내는 서로 다른 키의 대위 유니즌 플레이가 역동적인 느낌을 부여하며 곡의 분위기를 상상하게 만드는 앙상블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이방인으로서 뉴욕에서 살면서 보고 느꼈던 반딧불이에 대한 이미지를 그리움으로 표현한 듯한 서정적인 ‘Firefly’로 음반을 마무리한다.
이 음반은 멤버들의 음악적 기교보다는 작곡을 기반으로 곡이 가지고 있는 음악적 의도와 질감을 섬세하고 균형감 있게 연주로 표현하는데, 즉흥과 작곡의 균형감을 최대한 이끌어내려는 모습이 강하게 드러나 있다. 이를 위해 적절한 멤버들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많은 고민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멤버들 역시 미국이 아닌 다국적 뮤지션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런 부분에서 공유와 공감을 하며 탄탄한 앙상블을 이루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사실 이 멤버 구성으로 앞으로 꾸준히 활동을 할지는 필자로선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이 정도로 내실 있는 합을 이끌어낼 수 있다면 팀워크를 더 발전시켜 계속 작업해나가는 게 맞지 않을까? 첫 데뷔작이라고는 보기 힘든 충실한 음악성과 공감 가는 작곡, 실력 있는 각 멤버들의 연주가 일체감을 주는 양질의 데뷔작! 글/재즈 칼럼니스트 윤병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