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즈의 관점에서 클래식 요소 포용한 최상의 결과치 [Rush Hour] - 조 로바노(Joe Lovano)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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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로바노(Joe Lovano) <Rush Hour> Blue Note/1995
Arranged By – Gunther Schuller (tracks: 1, 2, 4, 5, 6, 7, 9, 12), Joe Lovano (tracks: 3, 8, 10, 13)
Bass – Edwin Schuller* (tracks: 1, 2, 4, 5, 6, 7, 9, 11, 12), Mark Helias (tracks: 1, 2, 4, 5, 6, 7, 9)
Bass Clarinet – Joe Lovano (tracks: 8)
Bass Clarinet, Bassoon – Michael Rabinowitz (tracks: 2, 5, 6, 12)
Bass Trombone, Tuba – David Taylor (tracks: 2, 5, 6, 12)
Cello – Fred Sherry (tracks: 1, 4, 7, 9, 11), Mark Shuman (tracks: 1, 4, 7, 9), Ronald Thomas (tracks: 1, 4, 7, 9)
Clarinet, Bass Clarinet, Alto Saxophone, Tenor Saxophone – Charles Russo (tracks: 2, 5, 6, 12)
Co-producer – Gunther Schuller
Conductor – Gunther Schuller (tracks: 1, 2, 4, 5, 6, 7, 9, 12)
Contrabass Clarinet – Dennis Smylie (tracks: 2, 5, 6, 12)
Drums – George Schuller (tracks: 1, 2, 4, 5, 6, 7, 9, 11, 12), Joe Lovano (tracks: 3, 8, 11)
Edited By [Digital Editing] – Joel Gordon
Engineer – James Farber
English Horn – Robert Botti* (tracks: 2, 5, 6,)
Flute – Richard Oatts* (tracks: 1, 2, 5, 6, 7, 12)
French Horn – John Clark (2) (tracks: 2, 5, 6, 12), Julie Landsman (tracks: 2, 5, 6, 12)
Guitar – James Chirillo (tracks: 2, 4, 5, 6, 9, 11, 12)
Harp – Gloria Agostini (tracks: 1, 4, 7, 9, 11)
Liner Notes – Gunther Schuller
Mastered By – Greg Calbi
Percussion, Vibraphone – Mark Belair (tracks: 2, 5, 6, 12)
Photography By – Jimmy Katz
Producer – Joe Lovano
Recorded By [Special Recording Assistant] – Kenny Werner
Soprano Saxophone – Joe Lovano (tracks: 8, 10, 11)
Soprano Vocals – Judi Silvano (tracks: 1, 5, 8, 12)
Tenor Saxophone – Joe Lovano (tracks: 1 -9, 12, 13)
Trombone – James Pugh* (tracks: 2, 5, 6, 12)
Trumpet – Jack Walrath (tracks: 2, 5, 6, 12)
Viola – Cynthia Phelps* (tracks: 1, 7), Louise Schulman (tracks: 1, 7), Raymond Gniewek* (tracks: 4, 9), Ronald Carbone* (tracks: 1, 7), Toby Appel (tracks: 4, 9)
Violin – Charles LiBove (tracks: 1, 4, 7, 9), Eric Wyrick (tracks: 1, 7), Geoff Nuttall (tracks: 1, 4, 7, 9), Joel Smirnoff (tracks: 1, 4, 7, 9), John Pintavalle (tracks: 1, 4, 7, 9), Matthew Raimondi (tracks: 1, 4, 7, 9), Paul Peabody (tracks: 1, 4, 7, 9)
Recorded At – Power Station
Mastered At – Masterdisk
Recorded April and June, 1994.
재즈의 관점에서 클래식 요소
포용한 최상의 결과치
1990년대 이후 새로운 세대의 재즈 색소포니스트 대열 최전방에 나선 조 로바노의 첫 블루노트 ‘오케스트라’ 앨범은 이런 성향의 기존 작품들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1995년 발매된 이 앨범 <Rush Hour>는 'With String' 류의 크로스오버 무드 앨범과는 거리가 아주 먼, ‘서드 스트림(Third Stream)운동의 선구자인 건터 슐러(Gunther Schuller)와의 탁월한 협업으로 탄생한 앨범이었습니다. 재즈와 클래식의 ‘확장된 공생’ 안에 있다고 할 수 있는 스타일의 편곡으로 알려진 건터 슐러의 ‘서드 스트림 편곡’이 전면에 담겨진 것으로 인해 이 앨범이 당시 높이 평가되는 주요한 일등 공신이기도 했죠.
조 로바노의 테너 색소폰 연주는 기본적으로 블루노트 레이블의 역동적인 과거 전통을 잘 살려낸 ‘포스트 밥’의 창의적 확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 재즈는 여러 지면을 통해 언급하였듯이 전통적인 어쿠스틱 재즈의 부활과 함께 장르 혼합 실험의 폭발을 경험한 시기였습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로바노는 재즈의 경계선을 넓히는 가장 두드러진 인물 중 한 명이었죠. 90년대 내내 그의 리더작들은 전통적인 비밥과 하드 밥 세팅에서 보다 아방가르드하고 진보적인 형태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표현 방식을 찾는 것으로 폭넓게 특징지어졌습니다. 이 앨범 <Rush Hour>는 실험과 혁신의 정신으로 구상되었는데, 그중에서도 건터 슐러의 존재는 앨범의 핵심적 구조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작, 편곡가이자 지휘자로서 그의 영향은 고전적인 감성보다는 조 로바노의 8~90년대를 관통하는 새로운 재즈음악 즉, 더 ‘재즈’적이거나, 혹은 더 ‘클래식’적인 것이 아닌, 그야말로 ‘제3의 물결’, ‘서드 스트림’의 본질적인 스타일과 이를 위한 여러 종류의 음악적 선택들로 앨범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악 편곡(스트링 섹션)은 과도한 더블링의 풍성한 사운드 위주 러시아 작곡가들 보단 20세기 초기의 미국으로 이민 온 유럽의 용감한 영화음악 작곡가들의 사운드를 연상시켰으며, 잉글리쉬 호른 같은 재즈에선 흔치않은 악기들의 과감하지만 섬세한 활용 등은 서드 스트림 정체성을 위해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실, 건터 슐러는 작품 활동 가짓수에선 비교적 인색한 편이었습니다. 그는 마일스 데이비스의 <Birth of The Cool>(Capitol/1957)같은 앨범에 프렌치 호른 주자로 참여하기도 했고, 당시 레니 트리스타노, 클라우드 쏜힐, 길 에번스 등의 새로운 재즈 편곡 흐름의 방향성에 동참하게 됩니다. 그리고 재즈와 클래식의 융합적인 흐름을 지칭하는 ‘서드 스트림’이란 당시 재즈 음악의 고민을 정리, 집대성하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뮤지션으로서 많은 연주 활동과 작품 보단 학구적인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 보스톤의 뉴 잉글랜드 컨서버토리의 총장으로 재직하는 등 교육자 및 학자로서의 행보를 택하게 됩니다. 이 후 그가 쌓아온 음악적 성과는 90년대 자신의 아들들(베이시스트 에드 슐러, 드러머 조지 슐러)이 함께 참여한 조 로바노의 이 앨범에서 더 크게 빛을 보게 되죠. 오케스트라의 고정된 관점에서의 편곡을 벗어나 재즈 색소폰 연주와 오케스트라(비교적 소규모 형태의 하이브리드였지만)의 자유롭고 즉흥적인 라인들과의 조화에 모든 것이 맞춰진 앨범으로. <Rush Hour> 라는 제목은 도시 생활의 빠르고 혼란스럽지만 활기찬 에너지를 불러일으키는데, 이는 재즈의 역동적인 변화, 강렬한 순간, 고요한 아름다움의 묘사가 다채롭게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케스트라가 마치 색소폰의 즉흥 연주를 따라 흐르면서 매력적인 음악적 서사를 만들어 내는, 앨범의 많은 부분을 정의하는 어떤 면에서는 ‘통제된 혼란’이 이 작품 안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90년대 최고의 테너맨 중 하나였던 조 로바노의 따뜻하고 감성적이면서 동시에 절제된 지성미까지 담아내고 있는 테너 색소폰과 슐러의 섬세하고 모던한 현대음악을 품은 오케스트라의 흥미로운 음악적 대화를 위한 편곡과 지휘는 이들 두 사람의 커리어에 아주 중요한 작품으로 자리매김하게 하는 기폭제가 되죠.
수록곡들에 관하여
앨범은 듀크 엘링턴(Duke Ellington)의 대표곡중 하나인 ‘Prelude to a Kiss’ 로 시작합니다. 이 발라드는 조 로바노의 깊은 감정 표현을 잘 보여주며, 그의 테너 색소폰은 마치 보컬처럼 따뜻하고 풍부한 음색을 지닌 가운데 진행됩니다. 건터 슐러의 오케스트라 편곡은 섬세하고 절제되어 있으며, 로바노의 서정성을 극대화 시켜주는 표현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악기 구성의 측면에선 현악기의 부드러운 고조와 우아한 목관악기의 사용이 눈에 띄며, 이 곡은 앨범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설정하며 이끌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찰스 밍거스(Charles Mingus)의 ‘Peggy's Blue Skylight’ 에서 조 로바노는 더 재치 있고 스윙감 넘치는 연주를 선보이며, 밍거스 특유의 강렬한 에너지를 잘 재현해 담아냅니다. 슐러의 비브라폰과 기타를 포함한 오케스트라 편곡은 리드미컬한 기반을 제공하며, 조 로바노의 즉흥 연주를 뒷받침하면서도 화려한 텍스처로 곡의 풍성함을 더해 줍니다. 솔리스트와 오케스트라의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은 밍거스를 다시 재구성하는 듯 로바노의 솔로와 에드 슐러의 베이스 듀엣으로 흘러내려갑니다.
세 번째 트랙인 ‘Wildcat’ 은 짧지만 강렬한 로바노 오리지널 곡으로, 로바노가 먼저 색소폰을 연주하고 그 위에 다시 자신이 직접 드럼을 연주해 오버 더빙한 형태를 갖고 있습니다. 건터 슐러의 편곡들 사이에서 이정표를 확실히 잡아 주고 있는 트랙이라고 볼 수 있죠. 상대적으로 타 트랙들에 비해 가벼운 분위기(편곡적으로)를 조성하며, 앨범의 좀 더 심오한 순간들과 대조를 이루는 에너지 충만한 트랙을 선사합니다. 비록 짧은 곡이지만 상당히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트랙이라 할 수 있죠. Angel Eyes 는 재즈 팬들에겐 잘 알려진 스탠더드 넘버로 작사, 작곡 콤비인 얼 브렌트(Earl Brent)와 매트 데니스(Matt Dennis)의 클래식 발라드를 조 로바노가 연주하는데, 친숙하면서도 더할 나위 없이 심오한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의 색소폰은 멜로디에 깊은 감정과 갈망을 담아내며, 슐러의 편곡은 풍성한 화성을 제공해 곡의 감정적 무게를 더해 줍니다. 현악기와 목관악기가 로바노의 솔로 연주를 감싸며, 영화적인 스케일로 청중을 감동시키는 서정적이고 드라마틱한 곡으로 완성됩니다.
한편 앨범 타이틀곡이라 할 수 있는 Rush Hour on 23rd Street 는 앨범에서 가장 야심 찬 트랙 중 하나로, 도시의 현란하고도 복잡한 풍경을 음악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건터 슐러가 작곡한 이 곡은 혼잡한 러시아워의 에너지를 포착하여 재즈와 클래식의 독특한 결합을 보여줍니다. 조 로바노의 색소폰과 그의 아내 주디 실바노의 보컬 멜로디는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오케스트라 텍스처 위를 현란하게 춤추듯 연주하며, 도시의 에너지와 긴박함을 잘 표현해 냅니다. 피아노 없는 스윙 그루브와 두 대의 베이스가 워킹베이스와 솔로 베이스 라인을 첨언하다 다시 색소폰 솔로를 관전하는 인터플레이도 인상적입니다. 오케스트라는 고조되고 가라앉는 흐름을 반복하며 도시 생활의 혼란스러운 흐름을 연출하고 로바노의 즉흥 연주는 다이내믹하고 유동적으로 이어지는데, 이 곡은 <Rush Hour>의 편곡구조와 즉흥성 사이의 균형을 잘 보여줍니다.
텔로니어스 멍크(Thelonious Monk)의 Crespuscle with Nellie 와 건터 슐러의 Lament for M 에서 조 로바노는 멍크의 작품에 대해 깊은 존경심을 가지고 접근하면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해석을 더해 창의적인 음악성을 선보입니다. 슐러의 편곡은 멍크 음악의 불규칙한 리듬을 돋보이게 하면서도, 확장된 화성 구조를 통해 곡의 감정적 깊이를 넓혀주고 있죠.
The Love I Long For 는 하워드 디츠(Howard Dietz)와 버논 듀크(Vernon Duke)의 발라드로, 조 로바노는 이 곡에서 특유의 서정적인 면모를 한껏 드러냅니다. 그의 테너 색소폰은 갈망과 애정을 담아 노래하듯 연주하며, 오케스트라는 로맨틱한 배경을 제공합니다. 편곡은 세련되고 절제되어 있으며, 곡의 감정이 지나치게 감상적이지 않도록 균형을 잘 맞추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조 로바노의 섬세한 연주와 감정 표현이 이 곡을 앨범의 하이라이트로 만들어냅니다. 앨범에서 가장 감정적으로 깊은 순간 중 하나로, 애잔하고 명상적인 스타일로 오케스트라는 간결하고 명상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며, 긴장감 넘치는 화성으로 고요함을 형성하고, 오케스트라와 솔리스트 모두가 절제된 연주를 통해 청중에게 곡의 섬세한 표현력과 감정의 깊이를 전달합니다.
한편, 전체 트랙에서 분명 의외였을 법한 선택인 오넷 콜먼(Ornette Coleman)의 Kathline Gray 는 앨범에 아방가르드적인 탐구의 감각을 더해줍니다. 조 로바노는 콜먼의 음악적 자유와 예측 불가능성과 대담하고 실험적인 연주에 구조감을 부여하면서도, 전통과 아방가르드의 독특한 결합을 자신만의 연주 스타일로 표현해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한편 11분 이상의 곡 길이를 가진 Headin' Out, Movin' In 은 앨범에서 가장 긴 러닝 타임을 가진, 로바노와 슐러의 협업을 대표하는 핵심 트랙중 하나입니다. 이 곡은 점진적으로 전개되며, 오케스트라와 로바노가 복잡하고 진화하는 대화를 나눕니다. 조용한 내면적 순간부터 극적인 강렬함까지 다양한 분위기와 텍스처를 오가며, 오케스트라와 로바노의 즉흥 연주 능력을 최대한의 범주로 확장시켜 보여줍니다. 슐러의 편곡은 방대하고 역동적이지만 반전의 엔딩 역시 설득력을 갖게 만드는 로바노의 접근도 흥미롭습니다.
빌리 스트레이혼(Billy Strayhorn)의 스탠더드 명곡 Chelsea Bridge 는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솔로 임프로비제이션의 루바토 발라드로, 여기에서 조 로바노의 연주는 그의 시그너처 사운드들이 잘 조합된, 앨범의 끝을 차분하고 깊은 여운을 남기는 분위기로 마무리합니다.
Epilogue
전반적으로 이 앨범은 조 로바노의 색소폰 즉흥 연주와 작곡 능력, 그리고 현대 재즈 오케스트라 음악의 혁신성을 창조한 건터 슐러와의 협업이 흠 잡을 데 없이 잘 어우러진 '웰 메이드 앨범' 입니다. 동시에 이 앨범은 재즈와 클래식 음악의 경계를 도식적이지 않게 진취적으로 넘나들고 로바노의 연주는 감정적으로 풍부한 가운데 기술적으로도 탁월함을 보여주며, 건터 슐러의 편곡은 이 곡들의 전반적인 감동과 효과를 극대화합니다. 재즈 스탠더드 곡, 오리지널 작곡, 실험적인 작품 등을 서로 다른 음악적 세계관을 가진 두 뮤지션들이 만나면서 생겨나는 긍정적인 가능성을 다각도로 탐구한 이 앨범은 조 로바노의 커리어에서 가장 야심차고 동시에 성공적인 프로젝트 중 하나로, 재즈의 전통을 잘 유지하면서도 그 경계를 넓히려는 그의 발상과 능력을 잘 보여줍니다. 재즈에서 현대적인 작, 편곡이란 무엇인가, 대형 앙상블과의 협업에서 어떤 비전을 가져야 하는가를 생각해볼 때 반드시 참고해볼 필요가 있는 걸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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