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앨범 윱 반 라인 Joep Van Rhijn [Between Fact & Fiction] Self Produce/2025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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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ep Van Rhijn <Between Fact & Fiction> Self Produce/2025
Joep van Rhijn Flugelhorn
Yoonseung Cho Piano
1. Vergane Glorie
2. Zweefmolen
3. Morgenrood
4. Vertier
5. Trust
6. Op Pad
7. A Lady
8. Wowuwowuwow
좋은 톤, 좋은 소리 가진 연주자들의
안정감 있는 듀오로그
네덜란드 출신의 트럼페터이자 플루겔 혼 연주자인 윱 반 라인은 2010년대에 한국에서 가정을 이루며 정착했다. 2016년, 2018년에 국내에서 작품을 발표했고 이번은 세 번째 작품이다. 세 작품의 공통점이 있는데 세 작품 모두 드럼이 없는 편성이다. 1집과 2집은 트럼펫-피아노-베이스 트리오 작품이고 본 작은 트럼펫 대신 플루겔 혼을 연주하며 피아니스트 조윤성과 함께 듀오로 녹음했다. 드럼 없는 연주를 선호했던 만년의 쳇 베이커와 음악적으로 가깝고 드럼이 부재하니 중간 내지는 느린 템포의 곡을 연주하는 것은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논리적 귀결이다. 편성을 통해 미루어보면 그의 음악적 관심사는 그루브나 바운스보다 감성적 흐름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
그 감성적 흐름이 이번 작품에서는 더욱 배가되었다. 흐름에 기여하는 몇 가지 중요한 요인이 있는데 축소된 편성이 부르는 내밀함, 트럼펫에 비해 더 온화한 플루겔 혼의 악기 톤, 선명한 주제 멜로디, 그리고 국내 최고급 반주자 조윤성의 참여. 필자는 전작에 담긴 윱 반 라인의 트럼펫 톤에서 특별한 아름다움을 느끼진 못했는데 플루겔 혼을 꺼내든 이 앨범에서 새삼 그의 좋은 톤과 좋은 소리를 느꼈다. 따뜻하고 안정적인 음색과 중역대의 차분함은 듣는 이에게 평화로움을 안긴다.
작곡의 관점에서 어느 한곡을 꼽기 어려울 정도로 고른 완성도를 보이고 있는데, 윱 반의 작곡에서 가장 큰 장점은 한눈에 들어오는 명쾌함이다. 복잡한 멜로디를 취하지 않고 주제부 제시 이후 자연스러운 즉흥연주가 진행 가능하도록 작곡이 설정되어 있다. 또 이 작품의 완성도에 큰 공헌을 한 것은 조윤성인데 윱 반의 솔로를 받아 연주하는 조윤성의 솔로는 여러 지점에서 준수한 인상을 남긴다. 인트로에서 프레드 허쉬를 연상케 하는 산뜻한 터치에서( Zweefmolen), 윱 반 라인의 솔로 이후 자연스럽게 엔딩으로 인도하는 한 코러스의 지적인 솔로(Vertier), 템포를 높이며 할렘 스트라이드를 슬며시 흘리는 블루스(Wowuwowuwow) 등에서 조윤성의 화려한 기량을 만날 수 있다.
본작에서 좋은 그림을 보여준 윱 반의 차기의 행보는 어디로 향할까? 개인적으로는 케니 휠러가 레이블 캠재즈에서 커리어 후반 보여주었던 다양한 편성의 시도가 그에게 레퍼런스가 될 만하다 생각된다. 안온한 편성에만 안주하지 마시길, 그러면 그에게 더 기대할 것이 많아질 것이다. 글/재즈 칼럼니스트 여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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