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앨범 조던 밴히머트 Jordan VanHemert [Survival of the Fittest] Origin/2025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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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rdan VanHemert <Survival of the Fittest> Origin/2025
Jordan VanHemert - tenor saxophone
Terell Stafford - trumpet/flugelhorn
Michael Dease - trombone
Helen Sung - piano
Rodney Whitaker - bass
Lewis Nash - drums
1 Here and Now
2 Tread Lightly
3 Mourning Comes Again
4 Softly, as in a Morning Sunrise
5 Sea of Tranquility
6 Come Sunday
7 Milyang Arirang
8 Mo's Blues
9 Survival of the Fittest
건실한 작곡력 겸비한 한국계 색소폰 주자의 등장
조던 밴히머트는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 미시간에서 성장했고 현재 오클라호마에서 활동하고 있는 색소폰 연주자 겸 교수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 매해 앨범을 발표하고 있는데 이번 앨범이 다섯 번째 작품이다. 앨범에 참여한 연주자들의 이름이 화려하다. 테럴 스태퍼드 (tp), 마이클 디즈 (tb), 헬렌 성 (p), 로드니 휘태커 (b), 루이스 내쉬 (d)로, 소위 신정통주의의 일급 연주자들이다. 밴히머트는 작년 앨범 [Deep in the Soul](오리진)부터 이 연주자들과 함께 녹음했다.
이번 앨범의 아홉 곡 중 다섯 곡은 밴히머트가 쓴 곡으로 그의 곡들은 하드 밥, 포스트 밥의 외관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하나같이 온화함과 서정미를 담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런 면에서 그는 새드 존스 또는 베니 골슨의 전통을 잇고 있다는 느낌이다. 테너 색소폰 연주 역시 힘이 있으면서도 선율을 중시하는 면이 골슨과 닮은 점이 있다.
앨범의 시작을 여는 밴히머트의 세 곡은 특히 인상적이다. 첫 곡 <Here & Now>는 보사노바 리듬 위로 전개되는 주제 선율이 요즘 재즈에서는 흔히 만날 수 없는 순수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이어지는 <Tread Lightly>에서는 간결한 음의 여백 사이를 루이스 내쉬의 브러시 솔로가 절묘하게 채워주는 곡이다. 하지만 다음 곡인 <Mourning Comes Again>은 앨범에 어두운 그늘을 드리우는데 이 곡은 2021년 애틀랜타에서 있었던 아시아계 사람들을 향한 총격 테러의 비극을 다룬 곡이다.
중요한 것은 밴히머트에게는 별도의 음악적인 특징이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재즈의 전통을 고수하면서도 한국계로서의 문화적 뿌리를 놓치지 않으려는 것이다. 이번 앨범에도 <밀양 아리랑>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전에도 그는 자신의 앨범에 한국의 민요, 동요, 가요 등을 재즈로 편곡하여 실어 왔다(특히 2집 [Nomad]와 3집 [Metamorphosis]에서는 그 작업을 전면에 부각했다). 문제는 이러한 곡을 이번 앨범 안에서 어떻게 조화시키는가 하는 점인데, 그래서인지 이번 <밀양 아리랑>은 오히려 지나치게 매끄럽게 편곡해서 곡이 갖고 있는 고유의 색깔을 탈색한 것 같은 아쉬움이 있다.
그럼에도 최근 5년 동안 거르지 않고 앨범을 발표하고 있는 밴히머트는 주목할 만한 음악인임은 분명하다. 특히 한국의 재즈 팬이라면 그의 작품을 유심히 살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글/재즈 칼럼니스트 황덕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