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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름다운(But Beauiful)] - 제프 다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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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름다운(But Beauiful)

제프 다이어 지음 | 황덕호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0305일 출간 |336P

 

 

 제프 다이어의그러나 아름다운(을유문화사,2022)은 장르를 특정하기 어려운 책이다. 이 책은 레스터 영텔로니어스 멍크버드 파웰벤 웹스터찰스 밍거스쳇 베이커아트 페퍼에 대한 개별적인 평전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지은이는 독자들이 평전에서 기대하는 사실 보고 보다는 허구의 기미이야기에 집중한다. 또한 평전은 해당 인물에 대한 비평을 피해갈 수 없는데, 지은이는 관습적인 비평과도 거리를 두고자 했다. 평전과 에세이, 그리고 허구(이야기)가 혼합된 이 책에 대해 지은이는 이렇게 말한다. “그러니 이제 당신이 읽게 될 내용은 허구인 동시에 상상적 비평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재즈 팬들에게 익숙한 비극적인 실화들이 있다. 이를테면, 뒤늦게 군에 징집된 레스터 영이 백인 장교에게 핍박(‘갈굼’)을 받은 끝에 군대의 정신병원 치료소에 수감된 일화, 텔로니어스 멍크와 버드 파웰이 경찰에게 구타를 당하고 난 이후에 타고난 음악적 재능을 잃어버린 일화, 쳇 베이커가 마약상에게 안면 폭행을 당해 트럼펫 연주자에게 중요한 치아를 잃어버린 일화 등등. 지은이가 밝혔듯이 이 책의 많은 장면은 잘 알려졌거나 심지어 전설이 된 이야기들을 근원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재즈사가 이런 일화들에 사실적으로 접근하고자 노력하는 것과 지은이의 접근법은 사뭇 다르다.

 

1 테너 색소포니스트 레스터 영. 모던 재즈의 가교 역할을 했으며 수많은 후배 테너주자들에게 영향을 끼쳤으나 그의 말년은 그저 안타깝기만 했다..jpg

테너 색소포니스트 레스터 영. 모던 재즈의 가교 역할을 했으며 수많은 후배 테너주자들에게 영향을 끼쳤으나 그의 말년은 그저 안타깝기만 했다.

 

쳇 베이커의 이가 몽땅 부러져 나갔던 이야기가 하나의 예다. 이는 일화와 정보에 있어서 가장 잘 알려진 레퍼토리 중 하나다. 다른 말로 하자면 스탠더드(standards: 여러 연주자가 자신이 스타일대로 연주하는 기본 레퍼토리)’인 셈인데, 나는 확인된 사실을 간단히 언급한 다음 그들을 둘러싼 주변을 즉흥적으로 만들어 내, 경우에 따라서는 사실을 완전히 떠난 나만의 버전을 창조했다. 이 점은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기에는 부족하다는 점을 의미할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 내용은 즉흥적이라는 형식적 특권을 유지해 왔다. 심지어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이야기도 있다. 완전히 창작된 이 장면들은 한편으론 오리지널 작곡(original composition: 스탠더드에 상반된 개념으로 연주자에게 널리 알려진 공유된 레퍼토리가 아닌 완전히 새롭게 창작된 레퍼토리)’처럼 보일 것이다.”

 

최소한의 사실 혹은 정보가 재즈의 스탠더드에 해당한다면, 지은이는 스탠더드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오리지널한 레퍼토리를 만들고 싶어 한다. 이런 방식은 재즈 음악에서 전혀 새롭다고 할 수 없는 방식이다. “재즈 연주자들은 솔로에서 다른 연주자들의 것을 인용한다. 인용 여부를 알아차리거나 못 알아차리는 것은 듣는 이의 음악 지식에 달려 있다. 같은 이치가 여기서도 적용된다. 규칙이 상정하듯, 여기 등장하는 사건은 창작되거나 인용하는 이상으로 바뀐 것들이다. 이 책을 쓰는 내내 음악인의 실제 모습이 아니라 내가 본 모습을 펼쳐 보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 책의 특성에 대하여 길게 늘어놓는 이유는 독자들에게 취급 주의를 당부하기 위해서다.그러나 아름다운은 재즈 아티스트에 대한 뛰어나게 아름다운 책이지만, 여기 나오는 이야기들은 사실로 인용하거나 언급하기에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이 책에 나온 대로라면 아트 페퍼는 그의 약물중독을 치료하는 담당의사로부터 누가 미국 대통령인가요?”라는 시험용 질문을 받은 적이 있으며, 그 질문에 레스터 영.”이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이 일화는 레스터 영이 대통령(‘pres’)이라는 별명을 가졌던 것에 착안한 제프 다이어의 즉흥이지, 사실일 법 하지 않다.

지은이가 이 책에서 집중적으로 다룬 일곱 명의 재즈 예술가들은 인종 차별(레스터 영버드 파웰)과 약물알코올 중독(쳇 베이커아트 페퍼)으로 고통 받거나, 그 때문에 거꾸러졌다. 하지만 재즈사를 훑어보면, 여기나온 인물들만 인종 차별과 중독을 대면했다고 말하기에는 그 명단이 너무나 길다. “재즈에 관심이 생긴 사람이라면 직업 재즈 연주자들의 높은 사망률을 접하고 처음부터 놀란다.”라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존 콜트레인은 마흔에, 찰리 파커는 서른넷, 소니 크리스는 서른아홉, 오스카 패티퍼드는 서른일곱, 에릭 돌피는 서른여섯, 리 모건과 폴 체임버스는 서른넷, 클리퍼드 브라운은 스물다섯, 부커 리틀과 지미 블랜턴은 스물셋에 세상을 떠났는데, 이들은 모두 흑인 연주자들이다.

 

사실상 모든 흑인 음악인은 인종 차별과 학대의 대상이었다(아트 블레이키, 마일스 데이비스, 버트 파웰은 모두 경찰에게 심한 구타를 당했다). 1930년대 재즈를 지배했던 콜먼 호킨스, 레스터 영과 같은 인물들은 알코올 중독으로 삶을 마감했으며, 1940년대에 비밥 혁명을 구축했고 1950년대에 이 음악의 발전을 도모했던 세대의 음악인들은 헤로인 중독이라는 유행병의 희생자로 추락했다.” 쳇 베이커나 아트 페퍼, 그리고 제리 멀리건 같은 백인 연주자도 간간이 끼어 있지만, 그보다 더 많은 흑인 연주자들이 여러 가지 중독으로 감옥이나 정신병동을 전전하게 된 이유는 미국 내의 인종 차별과 무관하지 않다.

 

흑인 재즈 뮤지션 가운데 인종 차별을 예민하게 의식하면서 인종 차별에 대한 저항을 자신의 음악적 기저로 삼은 사람은 찰스 밍거스다. 그는 백인들로 이루어진 미국의 음악 산업과 싸우기 위해 자신만의 독립 음반사를 차렸고, 뉴포트재즈페스티벌이 이루어지는 바로 옆에 뉴포트의 반역자들이라는 소규모 재즈 페스티발을 주최했다. “미국은 그의 얼굴에 계속해서 불어닥치는 폭풍이었다. 그가 말하는 미국이란 백인들의 미국이었으며 백인들의 미국이란 그가 혐오하는 미국의 모든 것을 의미했다.” 이것은 그의 음악이 왜 분노와 외침으로 가득 차 있는지를 알게 해주는 대목인데, 존 콜트레인은 그 분노를 종교적 영성으로 감싸려고 했다는 뜻에서 찰스 밍거스와 다른 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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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시스트이자 작,편곡가 찰스 밍거스. 거친 폭군의 이미지 한켠에 인종차별에 대한 강력한 항거 또한 보여주었던 인물

 

제프 다이어는 본문 끝에 부친 후기에서 오늘날 들을 수 있는 다른 음악들과 비교했을 때 재즈는 너무 섬세해서 빈민가의 삶의 경험을 명확하게 들려줄 수 없다.”면서, 오늘의 재즈는 흑인들의 고전음악이 되었다고 말한다. 흑인 거주 지역에서 울려 퍼졌던 재즈는 호화로운 저녁 식사를 즐기려는 도심의 호화로운 식당으로 자리를 바꾸었고, 클럽 지배인이 그곳의 고객에게 당부하는 것은 정숙이다. 100년에 걸친 재즈의 역사에서 재즈를 재즈답게 한 것은 전통에 대한 존중과 단절(반항)이었다. 형용모순과도 같은 이 표현에 재즈의 가장 흥미로운 핵심이 담겨 있다. 재즈는 전통과 단절하기만 해서도 안 되고, 전통을 전적으로 숭앙하기만 해서도 안 된다. 1960년대의 급진적 재즈가 전통으로부터 단절하려는 태도 때문에 고립되었다면, 오늘의 재즈는 그와 반대로 전통을 인정하는 데만 관심을 두고 있다. 지은이의 다음과 같은 말은 재즈에 대한 사형 선고일까, 아니면 재즈에 대한 영구적인 기대일까? “오늘날 가장 인상적인 재즈 일부는 그 형식의 주변부, 그러니까 거의 재즈라 할 수 없는 일종의 한계 영역에서 발견된다. 월드뮤직의 틈바구니 속에서 재즈는 가치의 구성물들을 옮기는 결정적인 힘으로써 명백히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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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아티스트중 월드뮤직과 재즈의 크로스오버를 생전 가장 적극적으로 추구했던 인물. 건반주자 조 자비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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