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콥 콜리어(Jacob Collier) - 잠시의 새로운 일탈?! 혹은 큰 변화의 시작점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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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포크/팝 음악으로 돌아온 천재 싱어송라이터
제이콥 콜리어(Jacob Collier)
잠시의 새로운 일탈?! 혹은 큰 변화의 시작점
하나의 음반이라는 것은 일종의 사진이나 스냅 샷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청자의 관점에서 보자면 단순히 뮤지션이 자신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음악적 아이디어를 악보에 옮기고, 그것을 연주하거나 노래한 결과를 담아낸 산물일 수 있지만, 이러한 기록을 해당 아티스트의 전체 시간의 흐름 속에서 통시적으로 바라보면, 각 음반이 지닌 별개의 음악적 시도가 찰나의 순간을 찍은 사진처럼 포착되기도 하며, 청자는 그 속에서 해당 아티스트에 대해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 물론 어떤 뮤지션들은 큰 변함없이 자신의 스타일과 음악성향을 커리어 동안 꾸준히 이어나간다. 그와 반대로 누군가는 넘쳐나는 다양한 음악적 상상력과 에너지를 주체할 수 없어 각기 다른 방식으로 표출하며 새로운 시도 및 확장을 이뤄나간다.
그런데 이런 뮤지션들의 음악적 변화가 매번 작품의 품격을 담보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당연하게도 ‘글쎄’라는 답변을 할 수 밖에 없다. 때로는 변함없는 음악성을 유지하는 그 가운데 작품자체의 힘과 품격을 일관되면서도 멋지게 드러내는 경우도 적잖이 있다. 오히려 애매하게, 혹은 설익게 시도한 음악적 변화가 작품성을 포함 전반적인 퀄리티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기도 하는데, 이는 비단 음악에만 국한되지 않는, 모든 방면에서 통용되는 진리가 아닐까? 글/윤병선, 퇴고 및 정리/김희준 사진/Antoine Doyen, Shervin Lainez, Theo Batterham

하지만 재능이 넘치다 못해 분출하다시피 하는 싱어송라이터 제이콥 콜리어는 처음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매번 일관된 방향을 지속하지 않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면서 자신의 음악 세계를 성공적으로 확장시켜온 그 방면의 대표적인 신세대 뮤지션이라고 할 수 있다. 2016년 데뷔작 <In My Room>은 그의 다채로운 음악적 면모를 처음부터 명확히 드러낸 근사한 출발점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원맨밴드의 사운드를 구현하기 위해 하모나이저라는 창의적이면서 독자적인 악기를 직접 제작해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코더나 보이스 이펙터 같은 몇몇 튜닝 계열 보조 악기들이 존재하긴 하지만, 자신이 제작한 하모나이저를 활용해 자신의 목소리를 겹겹이 샘플링하여 합창단처럼 구축하고, 라이브 무대에서도 다층적인 하모니로 이를 표현해낸다. 겹겹이 쌓여지는 풍성한 화모니를 리하모나이제이션, 즉 이렇게 쌓여진 하모니의 재구성을 통해서 자신만의 고유한 스타일을 선보였다는 점이 그를 주목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
때론 24음계 미분음까지 기꺼이 받아들일 만큼 복잡한 화성과 리듬을 바탕으로 곡을 만들고 다양한 장르를 녹여내기 위해서 기술적인 부분에서 도움을 얻기 위한 악기를 제작했다는 자체만으로도 학구적인 면을 포함, 확고한 자신만의 음악적 스타일을 데뷔 시절부터 이미 구축했다고 볼 수 있겠다.
거기에 자신의 오리지널뿐 아니라 스티비 원더와 비치 보이스, 라이오넬 리치 같은 거물 팝 뮤지션들의 곡들을 커버하기도 했는데 그의 해석을 거치면서 원곡의 본래 느낌을 잘 살려내는 가운데, 그만의 언어로 마치 본래부터 자신의 음악 세계에 일부였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곡을 표현해내는 능력 또한 탁월함을 보여줬다.

자신의 공간에서 무한한 우주로 뻗어가는 확장의 여정
이러한 확장의 여정은 2018년에서 출발해 2024년 완결된 7년간의 프로젝트 Djesse 4부작으로 하나의 챕터가 일단락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In My Room>에서 처음 보여준 다층적인 하모니 탐구가 이 시리즈에서는 굉장히 크고 다이내믹한 스케일로 변화 및 발전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보컬 하모니에 대한 집요함은 이제는 마치 집착으로 느껴질 정도인데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했던 그는 수많은 아티스트의 참여, 관객들의 보이스, 오케스트라와 결합하고 제이콥 콜리어 특유의 다층적인 음악적 아이디어를 확장하는 방식을 모색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Djesse> 시리즈 프로젝트는 별개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중 <Djesse Vol.2>에 수록된 스탠더드 넘버 Moon River 는 필자가 볼 때 하나의 정점을 찍은 곡이라고 본다. 주변 지인과 명 뮤지션들에게 부탁한 보이스를 겹겹이 쌓아올려 아주 인상적인 하모니를 연출하며 아카펠라 형식으로 편곡을 한 이 곡을 통해서, 그는 그래미 어워즈 베스트 편곡 상을 받는 쾌거를 이뤄냈다. 한편 그렇다고 그가 매번 이런 하모니에 대해서만 집착을 보인 것도 또 아니다.
<Djesse Vol.1> 에서 그 여정의 끝인 <Djesse Vol.4>에 이르기까지 그는 전체적인 사운드 메이킹에 대한 균형감을 찾는 작업도 꾸준히 시도해 왔다. I Heard You Singing 나 He Won't Hold You 같은 곡들은 각 음악에 담겨있는 장르의 특징을 굉장히 잘 살리고 있다.
이러한 Djesse 시리즈의 가장 탁월한 묘미는 역시나 다양한 스타일을 지닌 동료 뮤지션들과의 협업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장르를 불문하고 스티브 바이, 크리스 틸레, 숀 멘데즈, 존 메이어, 브랜디 칼라일, 베카 스티븐스, 대니얼 시저등 각 방면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여준 뮤지션들과 협연을 하면서 곡마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사운드 및 장르적인 다양함을 일궈냈다는 것은 프로듀서로서 그의 비전을 가늠케 하는 모습들!
거기에 더해 단지 자신의 공연에서 듣는 것만이 아닌 관객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그렇게 수집한 사운드를 콰이어로 재창조하는 방식은 언제 봐도 신선하고 또 재미 넘치는 시도가 아닐까?
흥미로운 것은 이 <Djesse> 시리즈의 앨범 커버를 보면 그가 이전까지 종종 언급해 온 ‘음악적 우주’에 대한 표현처럼 다채롭게 변화해 가는 그의 음악 여정을 내재된 스토리만큼이나 시각적으로도 잘 보여줌을 알 수 있다.
그의 음반을 각 시기별로 놓고 본다면 자신의 방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시작해 자신의 음악을 ‘음악적 우주’로 확장하는 그 과정을 정말 완벽에 가까운 집요함으로 드러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시리즈 마지막 네 번째 앨범에 담긴, 시리즈를 갈무리하는 의미가 엿보이는 World O World 는 아마도 이런 그의 여정의 끝을 잘 보여주는 트랙일 것이다. 전 세계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듯한 합창단의 보이스만으로 이것을 하나로 아우르는 제이콥의 능력은 마치 젊은 거장의 면모를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확장의 끝에서 단순한 본질로의 회귀
이렇게 지금까지의 제이콥 콜리어의 작품 세계를 돌이켜봤을 때 음악팬들이시라면 다음 행보에 대한 기대하는 바가 절로 생기게 마련일 것이다. 통상적으로는 기존의 작품에서 더욱 더 거대한 스케일에 변화무쌍한 사운드 메이킹을 기대해 볼 수 있겠지만 그가 이번에 발매하는 신보 <The Light For Days> 는 이런 예상과는 아주 다른, 정반대의 행보를 보여준다.
우선 팬들의 기대를 보기 좋게 뒤엎으며 자신의 보컬과 단 한대의 기타라는 심플하면서 친밀한 공간을 중심에 두는 방식을 주로 선택하고 있다. 사실 Djesse 에 대한 지난 평가는 대부분 극찬 일색이었다. 외형상으로만 봐도 혀를 내두르게 만드는데 9번의 그래미 어워즈 노미네이트와 그중 4번의 그래미 어워즈 수상이 빛난다. 거기에 함께한 피처링 아티스트만 해도 50명이 넘으며 이 4부작에 사용된 콰이어의 보이스 수 역시 10만 트랙이 넘는다. 7년간 진행한 4부작에 이러한 숫자는 타 아티스트들의 음반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 터.
하지만 솔직히 이 지점에서 필자 개인적인 생각을 드러내보자면 자신의 음악 세계를 구축하기 위한 집요함, 그러기 위해서 섬세하게 사운드를 더해가거나 덜어내는 그 완벽함은 대단하고 놀랍긴 하지만 때론 피로감을 줄때도 있었다. 분명 이러한 작업의 산물은 그를 대변하고 매력적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과도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사운드 레이어링을 통한 ‘지나친 기교, 스케일의 과시’ 처럼 보이는 측면도 있었다. 그래서 몇몇 곡들은 때론 사운드가 응집되기 보다는 산만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게다가 이런 평가는 비단 필자만의 것은 아닌데 해외의 평론가들이나 음악 팬들 사이에서 제이콥의 음악에 대한 비슷한 시각들이 왕왕 드러나곤 했더랬다)
어쩌면 기술적인 관점에 집중해 음악을 만들어내다 보니 필연적으로 따라 올 수 있는 부분이겠지만, 제이콥 콜리어는 이런 부분을 놓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작업 방식과는 정 반대로 최대한 많은 것들을 덜어내고 자신에게 딱 필요한 것만 배치하는 방식을 채택하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제이콥 콜리어가 누구인가? 결코 일반적인 방식을 그대로 가져가지는 않는다. 명 기타메이커인 테일러사와 협업을 통해서 5현 기타를 제작해서 자신의 음악에 사용한다. 통상적으로 6현으로 구성된 기타는 튜닝을 ‘미-라-레-솔-시-미’로 맞추는 게 일반적이지만 5현을 제작하고 이와는 다른 ‘레-라-미-라-레’ 같은 굉장히 독특한 변칙 튜닝을 하고 있다. 이번 작품의 의도가 잘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한데 이런 방식의 튜닝은 현을 쳤을 때 ‘레-라’을 공유하는 방식이라 울림을 굉장히 풍성하게 만드는 튜닝 방식이다. 이 부분에서조차 그의 기발한 감각이 드러난다. 이러한 튜닝은 줄간의 도의 관계로 보면 텐션 보이싱과 클로즈 하모니를 구현하기 굉장히 용이하도록 설계가 되어 있는데, 이것은 결과적으로 자신의 음악을 좀 더 입체적이고 풍성하게 표현할 수 있게 작용한다. 그리고 이러한 점은 이번처럼 포크 같은 장르나 미니멀한 느낌을 구현하는데 적합한 방식이라 할 수 있는데 확실히 이번 앨범을 들어보니 이런 부분을 굉장히 잘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전 음반에서 보여준 하모니와 사운드 메이킹 방식을 어느 정도 변함없이 레이어링하고 있지만 결코 많이 시도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미니멀하게 가져가고 있으며 5줄이라는 좀 더 심플하지만 따져보면 결코 심플하지 않은(?) 기타와 자신의 보컬만으로 곡의 감성적인 본질에 좀 더 집중하려고 하는 것.

여전히 자신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The Light For Days>
이러한 편성에서 그는 처음 작업했던 <In My Room> 처럼 자신의 오리지널 6곡과 5곡의 커버곡을 담아내고 있다. 음반 커버 자체도 이전 작들과 비교해 상당히 평범해 보이지만, 기존 작품들의 성향과 커버를 떠올려 본다면 실제 자신의 얼굴만을 수수하게 드러내면서 이번 앨범을 통해 들려주려는 음악적 언어 및 표현의 본질을 형상화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거장 포크 싱어송라이터 제임스 테일러의 곡으로 국내에서는 특히 조니 미첼와의 듀오 버전이 꽤 잘 알려져 있는 곡 You Can Close Your Eyes 는 이 음반의 성격을 단적으로 잘 보여준다. 심플하지만 풍성한 기타 사운드와 본인의 보컬로만 진행하고 있는데, 베카 스티븐스가 떠오르기도 하는 그의 매력적인 기타 연주도 한 몫 한다. 오픈 코드를 활용해 풍성한 기타 사운드를 바탕으로 담백한 그의 보컬과 멜로디가 귀를 사로잡는 Butterflies 는 기존의 작업처럼 자신의 보컬 하모니를 레이어링하는 편곡 방식을 활용한다.
미디어를 통해 이미 싱글 선공개가 된 곡으로 데뷔작에서도 비치 보이스의 곡을 커버하기도 했는데 이 음반에서는 Keep An Eye On Summer 를 커버하고 있다. 또한 영국 출신답게 영국 뮤지션들의 곡들도 여러 곡 수록했다. 너무나 잘 알려진 비틀즈의 Norwegian Wood 는 원곡에 굉장히 충실하게 표현한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그리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존 마틴의 Fairytale Lullaby, 여성 포크 듀오 스테이브즈의 Icarus 를 선곡하고 있는데 이 음반의 기본 성향에 굉장히 적합한 곡이 아닌가 싶다. 원곡과 직접 비교해 감상해 보면 그가 이번 앨범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음악적 본질에 대해 어느 정도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역시 미디어를 통해 선공개 되었던 I Know (A Little) 은 심플함 속에서 제이콥 콜리어의 특징을 적절히 담아낸 곡이라는 생각이 든다. 편안하고 매력적인 멜로디와 포크 뮤직이 갖는 정서를 잘 담아내고 있으면서 여기서도 그는 미묘하게 복잡한 화성과 폴리리듬을 은연중에 마치 티 안내듯 담아내고 있다. 자세히 들어보면 기타로 표현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보여준다. 하모닉 태핑이라든가 기타의 바디와 줄을 타격하며 퍼커시브한 사운드를 곳곳에 배치하고 있기 때문. 변칙 튜닝이 갖는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텐션감 있는 코드를 구사하는 부분도 기존 곡의 아름다운 멜로디에 독특하고 우아한 긴장감을 부여하고 있다.
마치 기존에 해왔던 작업들을 미니멀한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있고 것처럼 보이는데 이런 단순해 보이는 곡에서도 그의 독창적인 재능이 드러나 있다. 이번 작품은 자신의 자택이 있는 런던에서단 4일 만에 녹음이 이뤄졌다고 하는데, 어쩌면 그는 지난 7년간의 여정에서 만들고 쌓아온 것들을 이번 앨범에서는 하나씩 덜어내는 작업을 해온 게 아닌가 하는 나름의 추측을 하게 되었다.

Epilogue
지금까지의 그의 음악적 여정을 살펴본다면 한편으로는 이번 앨범이 잠시 쉬어가는 과정에 있는 작품이라고 바라볼 수 있겠지만 필자 개인적으로는 그보다는 겉으로 드러났던 음악적 기교와 화려한 편곡으로 프로듀싱했던 자신의 음악을 내적으로 갈무리하고 그 속에서 새로움을 찾으려는 단계의 시작점이라고 보고 싶다.
물론 앞으로 어떻게 음악이 진행되어 나갈지 제이콥 콜리어가 아닌 한 단언할 수 있는 건 하나도 없다. 하지만 이 작품은 앞으로 그의 음악적 행보에 더 큰 기대감을 갖게 하며, 커리어전체에서 꽤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앨범을 듣는 내내 들었다. 그 방향이 팬들이 기대하는 방향이든 제이콥 콜리어의 음악적 상상 속에서 전혀 다른 독자적인 방향으로 진행되든 하나의 뚜렷한 변곡점이 되지 않을까?
작가 생텍쥐페리의 <인간의 대지>를 보면 완벽함에 대한 정의를 이렇게 표현한다.
“완벽함이란 더 이상 추가할 것이 없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덜어낼 것이 없을 때 이루어진다.”
완벽함을 위의 문장처럼 훌륭하게 정의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런데 제이콥 콜리어에게 있어서 완벽함이란 과연 어떤 것일까? 지금까지 계속 시도해오던 것처럼 뭔가를 계속 더하는 것일까? 아니면 이번처럼 의외의 반전으로 덜어내는 것일까? 모르긴 몰라도 신보 <The Light For Days>는 그의 음악에 대한 관점의 변화를 갖게 만드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것은 자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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