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앨범 ⚡이수정 Soojung Lee [26] Self Produce/2025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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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jung Lee <26> Self Produce/2025
이수정 Alto Saxophone
전창민 Double Bass
송준영 Drums
2. 쾅
3. Drum Intro
4. 거북이
6. Free
7. Truancy
자신의 본질, 정체성에 대한 역설적인 대답
전작 <Four Seasons> 이후 만 2년이 조금 넘은 시점에 새롭게 만들어낸 알토이스트 이수정의 이번 신보는 처음부터 끝까지 트리오 편성으로 진행된다.(색소폰 드럼 듀오 곡이 하나 포함되어 있다) 색소폰 트리오의 경우 화성악기가 없기에 선율과 리듬의 어우러짐이 핵심이며 그 화성의 틀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것 때문에 코드의 제약을 벗어난 아웃 솔로 및 다른 도전적인 시도들을 하기에 용이하다.
이수정의 첫 트리오 앨범인 이 작품에서도 그런 지점은 드러나 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 노골적인 텐션보다는 한결 누그러진 사운드에 긴장을 누그러뜨리고 재미있게 진행하고자 하는 의도 또한 몇몇 곡들에 가미되어 있으며 첫 곡 Chickens 와 두번째 쾅 을 비롯한 앨범 초반부에서 이런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인 백비트에 위트 있는 메인 테마에서 이어지는 작곡파트의 멜로디는 오넷 콜맨 계열의 작풍을 띄고 있지만 동시에 즐거운 면을 더 강조한 것 같다. 본인이 직접 쓴 앨범 관련 소개 글에서도 이번 앨범을 만들 때 주안점을 둔 부분이 바로 스스로 더 나아져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내려놓고 즐길 수 있는 음악을 하려고 했다는 부분인데 그래서인지 이번에는 전통적인 비밥과 스윙의 잔재가 묻어난 모습들이 은근히 포착된다. (그 점에서 전통과 현대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어프로치를 지닌 베이시스트 전창민의 가세는 적절한 판단이 아닌가 싶다)
다만 오랫동안 쌓여온 연주 방식과 스타일이라는 게 단번에 쉬이 달라지지 않는 법. 앨범의 중 후반부로 넘어갈수록 이수정 특유의 날선 색소폰 톤에 삐딱한 솔로라인들이 전면에 등장하기 시작하며 슬로우 템포의 거북이 에서 들려주는 긴장감 감도는 발라드, 특히 8 이라는 곡에서 이수정과 드러머 송준영의 듀오 연주는 이어지는 마지막 트랙 26 과 함께 본 작에서 가장 인상적인 순간이자 현대 재즈의 전형성과 전위적 표현을 두루 엮어낸 호연들이라고 생각된다. 한 가지 아이러니 한 점은 이수정 스스로 좀 더 내려놓고 즐기려는 의도로 작업했다는데 정작 앨범에는 이전부터 이어져온 날선 텐션과 진지함이 충만한 곡들이 여전하며 또 이런 곡들의 음악적 내용이 더 준수해 귀를 열고 집중하게 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의도가 어찌되었든 지금까지 쌓아온 음악성과 본인의 특성이 어디에 놓여있는 지를 더 명확히 알게 해주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글/MMJAZZ 편집장 김희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