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ja Lechner / Franςois Couturier    <Lontano>  ECM/2020

 

Anja Lechner : Cello

Francois Couturier : Piano

 

1. Praeludium

2. Arpeggio

3. Gratitude

4. Alfonsina Y El Mar

5. Flow

6. Memory Of A Melody

7. Solar I

8. Solar Ii

9. Shadow

10. Miniature 27

11. Hymne

12. Vague / E La Nave Va

13. Lontano

14. Tryptic

15. Prelude En Berceuse

16. Postludium

 

 

고풍스레 어우러진 첼로/피아노의 선율미

첼리스트 안냐 레흐너의 이번 신보 <Lontano> 를 들어보니 2년 전 그녀의 2018년도 슈베르트 앨범이 생각난다. 첼로와 기타라는 신선한 조합으로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를 매우 아름답게 풀어내었던 앨범이었다. 안냐 레흐너가 이번에 조우한 뮤지션은 재즈 피아니스트 프랑스와 코튀리에이다. 이 두 뮤지션의 인연은 꽤 오래 전부터 이어져 왔는데, 프랑스와 코튀리에가 리더로 있는 타르코프스키 앙상블의 데뷔작 <Nostalgia>가 첫 시작점으로 보인다. 이 앨범이 2006년에 발매되었으니 벌써 14년이 훌쩍 넘은 기간이다. 이 두 뮤지션은 타르코프스키 앙상블 말고도 페르골레지 프로젝트라는 앨범에서도 합을 맞춘 적이 있다. 이 프로젝트는 오페라 가수인 마리아 드 비토가 커미션을 받아 이끌었던 프로젝트로 18세기 작곡가인 페르골레지의 음악을 확장시키는 작업을 했고 이 작품 역시 ECM 에서 발매되었다. 뿐만 아니라 이번에 소개하는 이 앨범, <Lontano> 이전에 이 두 사람은 이미 2013년 <On Moderato Cantabile> 라는 듀오 레코딩을 함께 낸 적이 있다. 그만큼 크고 작은 프로젝트로 서로 뮤지션쉽을 끈끈하게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두 뮤지션이 진행하고 있는 여러 프로젝트들이 하나의 일정한 방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이야기 하고 싶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동서양의 잘 알려지지 않는 작곡가들의 작품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이를 토대로 이들의 음악을 확장하는 데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듯이 보인다는 것이다. 물론 자신들의 오리지널 작품들이 앨범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그러면서 바흐와 같은 유명 작곡가의 재해석도 빠지지 않고 시도해왔지만, 우리가 평소 쉽게 접할 수 없는, 이름도 생소한 앙리 뒤틀로, 기야 칸첼리 같은 작곡가들의 작품을 발굴해 우리에게 들려준다는 점에서 새로운 작곡가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데에도 의미를 두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작품 <Lontano> 에서도 그런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음악이 ECM 음악이라는 하나의 타이틀로 크게 묶어지고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는 것 같다. 타르코프스키 앙상블이 러시아의 거장 영화감독인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느림과 침묵의 미학을 계승하고자 이름을 지었다고 하는데 이번 두 뮤지션이 선보였던 음악의 틀이 사실 이 앙상블의 유닛과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글/재즈 피아니스트 우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