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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 김봉현

 
1 더 랩(The RAP) : 힙합의 시대  36 힙합 레전드에게 바치는 경이로운 아트북    
시어 세라노 지음 | 김봉현 옮김 | 아트로 토레스 그림 | 윌북 | 2016년 06월 30일 출간 | 240P

 

 
 
2 힙합 : 블랙은 어떻게 세계를 점령했는가
김봉현 지음 | 글항아리 | 2014년 04월 01일 출간 | 310P

 

 
 
3 힙합하다 1 & 2 한국, 힙합 그리고 삶
송명선 지음 | 안나푸르나 | 2016년 07월 25일 출간 | 304P/312P

 

 
『시사IN』에 DJ DOC(디제이디오씨)의 <수취인분명>을 변호하는 글(제483호「힙합 가사는 약자의 언어」기사 참조)을 쓴 바 있다. 그 글을 본 어느 힙합 평론가가 SNS에 이렇게 썼다. “장정일 씨의 글은 정말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총체적으로 똥. 말놀이, 즉 워드플레이는 랩의 근간 중 하나지 이게 전부가 아닌데 어떻게 워드플레이가 빠진다고 시체가 되나. 장정일 씨의 랩에서 말장난에 대한 인식은 예전 일부 한국힙합 팬들이 펀치라인에 집착하던 수준과 비슷하다.”
 
내가 “말놀이를 빼면 랩은 시체다”라고 쓴 이유는, <수취인분명>이 “미스(miss)”와 “미스테이크(mistake)”를 오가며 말놀이를 하고 있는 것을 헤아리지 않고, “미스”만 떼어 여성 비하라고 몰아세우는 사람들로부터 랩의 재미와 DJ DOC를 변호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니 내가 저 문맥에서 언급하지 않은, “~ 빼면 랩은 시체다”라고 말할 수 있는 필수불가결 목록을 각자, 맥락에 맞게 얼마든지 채워 넣으시라. 사람이 사망하는 원인을 다 헤아릴 수 없듯이, 랩이 시체가 되고 마는 이유도 여러 가지일 것이다.
 
평론가는 계속 말문을 이었다.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본인이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 쓸 땐 평소보다 몇 배의 노력을 하든지 아니면 그냥 쓰질 말든지 해야 한다. 저게 도대체 언제적 식견인가. 월드와이드웹 시대 이전 정보 습득이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던 때, 역시 힙합에 대해 잘 모르던 평론가들이 쓴 글 보며 그게 전부인 줄 알던 때 수준이다. 2016년에 나름 한국에서 이름 있는 잡지에서 나름 이름 걸고 활동한다는 문인의 이처럼 시대착오적이고 장르에 대한 수준 낮은 인식의 글을 보게 되다니.”
내가 쓴 글은 김봉현의『힙합』(글항아리,2014), 시어 세라노의『더 랩: 힙합의 시대』(윌북, 2016), 송명선의『힙합하다 1 ․ 2』(안나푸르나,2016)를 읽고 쓴 글이다. 나는 웬만한 음악책은 다 거두어 읽는 편인데, 아직 변변한 책 한 권 없는 ‘듣보’가 이들을 가리켜 월드와이드웹 시대의 힙합을 잘 모르는 평론가라고 한다니. 단언컨대 김봉현의 책은 힙합을 알고 싶은 독자가 가장 먼저 찾아야 하는 책이며, 송명선의 책은 현역 힙합 아티스트(래퍼 ․ DJ ․ 아트 디렉터 ․ 프로듀서) 42명의 성장담과 힙합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담았다. 그리고 미국에서 2015년에 출간된 시어 세라노의 책은 1979년부터 2014년까지 그 해에 발표된 가장 중요한 힙합 곡을 하나씩 선정하고(36곡), 노래를 부른 가수와 곡에 대한 해석은 물론 그 곡이 나왔던 해의 힙합 씬을 아울러 설명한다.
 
나는 <수취인분명>을 변호하면서 “하필 깎아내릴 대상이 여성 대통령이어서 ‘미스’가 되었을 뿐, 남성 대통령이었다면 ‘미스터 노’도 되고 ‘미스터 리’도 되었을 것이다. 언제 우리가 대통령을 ‘미스터’니 ‘미스’니 하는 노래로 풍자해봤던가?”라고 썼다. 평론가는 이 대목을 짚어 “미스터가 아니고 미스니까 문제가 제기되는 거다. 이런 기본적인 사안 파악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이 무슨…” 이라고 힐난한다. 미스터와 달리, 미스가 멸칭인 것을 누가 모르나? 그러나 존비어가 발달한 우리 언어습관 속에서 미스터(씨)도 멸칭만 아닐 뿐, 결코 존칭은 아니다.
 
제36주기 5 ․ 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2016년 5월 17일, JTBC 뉴스룸은  ‘5 ․ 18 발포 명령 부인한 전두환, 책임 없나?’라는 주제를 다루었다. 이때 손석희 앵커는 한국의 방송과 언론이 무반성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라는 호칭 대신, “전두환 씨” 혹은 “전 씨”로 일관했다. 손 앵커는 7월 4일 방송에서도 “전두환 씨”로 불렀다. 이런 거사로 손석희는 대한민국의 모든 언론을 부끄럽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네티즌으로부터 열렬한 찬사를 받았다. 미스터와 미스는 크게 다르다고 하지만, 존칭이 아닌 미스터 역시 나보다 힘 있거나 나이 많은 사람을 욕보일 수 있다. 같은 이치로 박근혜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린 “미스 박”이란 호칭에서 쾌감을 느낄 여성도 많다. 시나 가사에 나오는 단어 해석은 맥락과 함의를 살펴야 한다. <수취인분명>은 여자가 정치를 하니 나라가 이런 꼴이 되었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①이번 기회에 미스라는 멸칭을 한국 사회에서 뿌리 뽑는 것이 페미니스트들의 목표라면 나도 거들겠다. 하지만 ②<수취인분명>에 나오는 그것만큼은 여성 일반을 비하하려는 게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싶다. ①은 정의(正義)지만 ②는 해석이 필요한 텍스트다. 나는 이번 논란에서 ①과 ②사이의 매개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평론가는 내 글이 암시하고(힙합은 저항의 음악이다!), 또『시사IN』편집부에서 붙인 제목에 화가 치솟았다. 그는 힙합이 원래 놀기 위한 파티 음악으로 출발했으며, 힙합의 선구자들은 가난한 할렘이 아닌 넉넉한 집안의 흑인들이었다고 말한다. 힙합이 저항과 비판의 음악이 되어 간 것은 다른 음악과 차별을 기하고, 거기서 대중성과 상업적 성공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란다. LoL. 시어 세라노가 말한다. “힙합 초기 음악이 대부분 파티에 기반 했던 건 사실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부분적으로나마 정치적 메시지를 다루고 있다.” 여기서 어떤 순수한 기원을 찾을 텐가?
 
형식을 채 갖추지 못했던 초창기 힙합이 디스코 ․  펑크 ․  R&B의 영향을 받았으나, 선구자를 뒤이은 혁신가들은 형식적으로나 내용적으로 힙합의 정체성을 더 이상 파티장에 묶어두지 않았다.『더 랩: 힙합의 시대』에 선정된 거개의 곡들과 숱한 래퍼들의 증언을 보면, 힙합은 미국 사회의 약자인 흑인들의 의식적인 사회적 논평 역할을 해왔던 것을 알 수 있다. 음악에는 당연히 오락적 요소가 있어야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항성을 떨쳐버려야 힙합의 기원에 더 충실해진다는 주장은, 선별된 기원 서사로 함몰하는 것이다. 이런 퇴각은 음악 산업에서 힙합의 파이를 키우려는 여러 당사자들의 이익을 돕는다. 록의 저항성이 과장되었다는 것을 이제는 누구나 알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제부터 록은 오락으로 돌아가야 해’라고 말하는 록 평론가는 없다.
 
‘깨어있는 시민’이요, ‘정치적 올바름의 화신’을 자처하는 이들의 SNS는 무례하고 공격적이다. 본성은 그렇지 않은데 SNS 공간이 그렇게 만든 것이 절대 아니다. 이런 이들의 타임라인에 전시된 정치적 올바름과 깨어 있는 시민 흉내는, 모두 자신의 본성을 가리기 위한 코스프레다. 그게 아니라면, 공격적이고 무례한 트윗과 깨어 있다는 시민의식 사이의 불일치를 어떻게 설명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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