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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의 악서총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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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 Nobody Else But Me : A Portrait of Stan Ge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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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body Else But Me : A Portrait of Stan Getz    

데이브 젤리   지음 | 류희성 옮김  | 안나푸르나  | 2019년 05월 30일 출간 | 296P

 

데이브 젤리의『Nobody Else But Me: A Portrait of Stan Getz』(안나푸르나,2019)는 스탄 게츠(1927~1998)가 1964년에 출반한 앨범 ‘나 말고는 아무도’를 그대로 책 제목으로 삼았다. 우크라이나의 키예프에 살던 가옛스키 가족은 1903년, 유대인 박해를 피해 파리와 런던을 경유한 뒤, 미국의 필라델피아에 터를 잡았다. 이 가족은 미국인이 되기 위하여 성을 가옛스키Gayetski에서 게츠Getze으로 바꾸었다. 스탄은 형제 중 첫째이자 양가 조부모의 첫 손주였다. 식구들은 그를 애지중지하며 키웠고, 무엇보다도 “그는 어머니 골디의 남다른 애정 아래에서 자랐다.”

 

스탄은 열세 살 때 아버지가 생일 선물로 사준 색소폰을 처음 갖게 되었다. 그는 만 명 명 중 한 명 꼴로 있다는 절대음감을 타고 태어났다. 무조건적인 것은 아니지만, 절대음감은 유전의 결과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들이 모두 음악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꽤 많은 이들이 자신이 절대음감인 줄 모르고 살아가며, 남들도 그런 식으로 소리를 듣는다고 여기고 만다. 절대음감이라는 말이 나온 김에 쳇 베이커(1929~1988) 얘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다. 제임스 개빈의『쳇 베이커』(을유문화사,2007)에 나오는 일화이지만, 쳇은 교내 밴드의 악단으로 있을 때 악보를 공부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번 들으면 그대로 따라할 수 있는데, 쓸데없는 일에 시간 낭비를 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스탄과 쳇의 공통점은 주위 사람들이 ‘두 사람의 머릿속에 무엇이 들었는지 알 수 없다’고 할 만큼 뛰어났다. 그 ‘주위 사람’들도 하나같이 대단한 재즈 뮤지션들이었는데 말이다.

 

스탄은 열다섯 살 때인 1942년 말에 스팅키 로저스 악단에 입단했고, 이듬해엔 잭 티가든 악단의 단원이 되었다(스탄은 이 악단을 떠날 무렵 어마어마한 음주가가 되어 있었다). 그의 주급은 아버지의 배나 되었다. 열일곱 살 때인 1944년에는 스탄 캔튼 오케스트라의 일원이 되었는데, 그가 이 오케스트라에 발탁된 계기는 원래 멤버인 두 명의 색소포니스트가 군대에 징집되었기 때문이지만, 그것이 행운만으로 되지 않았다는 것은 바로 그 해에 그가 솔로이스트가 되었다는 것으로 증명된다.

 

“스탄 게츠는 재즈 역사상 가장 일찍 솔로이스트 자리를 차지한 인물이다.”

 

그가 솔로이스트로 발돋움하던 시절은 “레스터 영의 앨범을 미친 듯이 듣고, 켄튼의 밴드에서의 솔로에서 드러나듯 레스터 영의 연주법을 따라하던 시기였다.” 왜 레스터 영(Lester Young,1909~1959)이었을까? “당시 재즈 테너 색소포니스트들에게 불가항력적인 영향을 끼치는 두 존재가 있었다. 레스터 영과 비밥이었다. 많은 재즈 사학자들이 이 둘을 하나로 묶어 설명하곤 하지만, 사실 그 둘은 분리해야 한다. 1940년대 말까지 등장한 다양한 테너 색소폰 연주 스타일은 이 두 존재를 합치려는 데서 비롯된 결과물이었다.”

 

테너 색소포니스트 스탄 겟츠.jpg

 

재즈사에서 색소폰은 트럼펫ㆍ클라리넷ㆍ트럼본보다 늦게 중요도가 확립된 악기다. 트럼페터는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1901~1971), 클라리네티스트는 지미 눈(Jimmie Noone,1895~1944)과 리온 로폴로(Leon Roppolo,1902~1943), 트럼본은 키드 오리(Kid Ory,1886~1973)나 조지 브루니스(George Brunis,1902~1974)와 같은 롤 모델이 있었으나, 색소포니스트들에게는 그런 모범이 없었다. 재즈의 기원인 뉴올리언즈 음악에는 색소폰의 역할이 중요하지 않았고, 춤에 미쳐 있던 1920년대 미국에서 색소폰 연주자의 솔로는 “의미 없는 경적 소리에 지나지 않았다. 하나의 스타일로 정립된 색소폰 연주의 기준점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기준점을 만든 사람이 테너 섹소폰의 콜맨 호킨스(Coleman Hawkins,1904~1969)며, 알토 섹소폰의 베니 카터(Benny Carter, 1907~2003)와 조니 호지스(Johnny Hodges, 1906~1970)다. 1930년대 초중반에 생겨난 그들의 숱한 추종자들에 의해 제1세대 색소포니스트가 형성된다. 그러나 1930년대 말에 등장한 레스터 영은 “콜맨 호킨스의 영향력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 연주”했다. 스탄은 그의 간결하고 멜로딕하면서 감정이 절제된 연주를 현대적으로 받아들였고, “이런 내면적인 지향은 게츠 세대 연주자들이 프로 경력을 시작하던 시기에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스탄은 10대였기 때문에 구세대에게는 경원시되던 레스터 영의 연주를 아무런 반감 없이 흡수할 수 있었다. 다만 스탄은 서남부 캔자스시티의 제이 맥션 악단에서 연주하는 찰리 파커(Charles ‘Bird’ Parker, Jr,1920~1955)라는 스무 살짜리 알토 색소포니스트가 있다는 것을 아직 몰랐다.

 

1945년 스탄 캔튼 악단을 떠난 스탄은(이 악단에서 헤로인을 배웠다), 지미 도시 악단에 잠시 머물었다가, 베니 굿맨의 제안을 받고 당대 최고의 악단에 합류했다. 전통적인 스윙 밴드였던 베니 굿맨 악단에 입단한 직후, 그는 비밥을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고, 베니 굿맨 몰래 찰리 파커의 음반을 들으며 그의 음악을 연구했다. 스탄은 레스터 영과 찰리 파커의 영향을 동시에 받았으며, 마지막로 강력한 전달력과 짧고 암호 같은 악절을 구사하던 덱스터 고든(Dexter Gordon,1923년~1990)의 비밥 스타일을 따라했다. 

 

『Nobody Else But Me: A Portrait of Stan Getz』는 모던 색소폰의 계보와 색소폰을 중심으로 한 모던 재즈의 역사를 흥미롭게 보여준다. 하지만 이 책은 동시에 재즈 연주자였던 스탄의 삶을 보여준다. 음악가로서의 그의 특성은 항상 새로운 것을 해보려는 도전 정신이다. 그것이 그를 1962~1964년에 세계적인 열풍을 불러일으킨 보사노바(Bossa Nova)의 선구자로 만들었다(찰리 버드는 억울하겠지만). 새로운 음악에 대한 탐구열과 색소폰과 트럼펫이라는 악기만을 제외한다면 스탄과 쳇의 삶은 너무나 같다. 두 사람은 마약과 알코올을 주체하지 못하는 약물 중독자였으며, 아내와 연인을 속이고 구타하는 폭력배였다. 데이브 젤리와 제임스 개빈의 전기에 나오는 주인공들의 이름을 바꾸어 놓아도 두 책은 여전히 스탄 게츠와 쳇 베이커의 전기일 것이다.

 

너무나 닮았던 스탄과 쳇은 “처음부터 서로를 싫어했고, 평생 서로를 경계”했다. 두 사람은 어쩌다 녹음을 하거나 연주 여행을 함께 하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냉기가 흐르는 분위기” 속에서 서로 “적대감”을 드러냈다. ≪Stan Meets Chet≫(1958)에서 두 연주자는 유쾌한 인터플레이를 들려주지 못했다. “처음부터 서로를 싫어했고, 평생 서로를 경계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데이브 젤리와 제임스 개빈의 기술을 종합해보면, 두 사람은 서로에게 받게 될 악영향을 두려워했고, 또 재즈계에서 당연시되는 라이벌 의식도 있었다(특히 스탄이 그랬다).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그런 것들이 아니다. 두 사람은 사랑 받은 경험이 없다. 사랑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가진 우정의 능력은 빈약하다. 두 사람은 남자나 여자 모두에게, 자신의 우정을 나누어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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