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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 스윙, 비밥, 이후 50년대 중반부터 본격화된 하드 밥 시대까지 잘 알려진 재즈 명반들 외에 현 시대 재즈 아티스트들에게 좀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음악적 스타일과 연주를 담은 작품들을 찾아서 조명하고 해당 아티스트들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시각으로 이야기 해보려는 기획 의도를 갖고 있는 코너. 참여 필자 - 편집장 김희준, 기타리스트 정수욱, 칼럼니스트 황덕호

Johnk

⚡ 모던 바이브라폰의 본격적인 시작 [Alone at Last] - 게리 버튼(Gary Burton)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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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ry-Burton2.jpg

 

Gary Burton : <Alone At Last>

(Atlantic/ WPCR-27085)

 

1 Moonchild / In Your Quiet Place

2 Green Mountains / Arise, Her Eyes

3 The Sunset Bell

4 Hand Bags And Glad Rags

5 Hullo, Bolinas

6 General Mojo's Well Laid Plan

7 Chega De Saudade (No More Blues)

 

Engineer [Recording] – Lewis Hahn* (tracks: B1 to B4)

Producer – Joel Dorn

Recorded By [Engineer] – Stephen Sulke* (tracks: A1 to A3)

Remix [Engineer] – Bob Liftin (tracks: B1 to B4), Gene Paul (tracks: A1 to A3)

Vibraphone, Piano, Electric Piano, Organ – Gary Burton

 

1~3 recorded live at the Montreux Jazz Festival, 1971 in Montreux, Switzerland.

4~7 recorded at Atlantic Recording Studios, New York

Copyright (c) – Atlantic Recording Corporation

 

21세기 당신은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평생을 들어도 다 들을 수 없는 음악의 바다 속으로 뛰어들 수 있다. 그것은 당신이 마음먹기에 달렸다. 단순한 음악 애호가인 우리가 이럴진대 재즈 음악인들은 어떻겠는가. 바로 어제 뉴욕 맨해튼의 한 작은 클럽에서 있었던 조 로바노의 연주를 서울에 있는 재즈 연주자가 SNS를 통해 바로 접할 수 있는 것이 오늘의 환경이다. 재즈 드럼을 전공하는 학생은 오늘 하루 학교에서 홀짝수를 오가는 변박자의 곡을 연습하고 연습이 끝난 뒤 유튜브에서 1930년대 조 존스의 연주를 들을 수 있다. 이 젊은 학생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음악은 실로 무한하다.

 

하지만 20세기 전반기, 대략 50년 동안 재즈 음악인들이 음악을 습득하는 경로는 오늘날에 비해 매우 제한적이었다. 그들은 도제 관계로 맺어진 선배 연주자 혹은 주변 음악인들의 연주들 또는 자신이 좋아하는 연주자들의 음악을 선별적으로 들으며 자신의 음악을 만들어 나갔다. 그래서 재즈 안에는 복잡하고 많은 갈래가 있었지만 그래도 뚜렷한 계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것이 어느 시점에서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한 연주자가 지금껏 자신이 사이드 맨으로 연주했던 밴드의 음악과 전혀 다른 스타일의 음악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대략 1960년대 말, ’70년대 초부터의 현상이다. 당시 재즈를 둘러 싼 음악들, 그러니까 록, R&B의 위세가 갈수록 커지자 재즈는 더 이상 자신이 유지해 온 고유의 언어를 지킬 수 없었고 그때 재즈 연주자들은 간접 경험을 통해 마음속에 묻어두었던 주변의 음악들을 마음껏 재즈 속으로 끌어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 재즈의 계보학이 이미 사라졌다는 이야기는 어느 정도 진실에 가깝다. 하지만 완전한 진실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 무렵 몇몇의 재즈 음악인들은 전 세대와는 단절된, 하지만 자신을 시점으로 하는 새로운 계보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만약 이전과 같은 상황이었다면 게리 버튼은 1960년대 전반에 재즈 동네에서 자신에게 첫 주목을 가져다 준 피아니스트 조지 시어링 혹은 색소포니스트 스탠 게츠의 음악을 자신의 출발점으로 삼았을 것이다. 하지만 1960년대에 20대의 나이를 맞은 1940년대 생(1943년)답게 그는 당시의 록과 포크 음악에 열광한, 기존의 재즈 연주자들과는 전혀 다른 취향의 소유자였다. 그의 주변에는 비슷한 취향의 스티브 스왈로우, 칙 코리아, 키스 재럿과 같은 ’40년대 생들 그리고 폴 블레이, 칼라 블레이, 마이클 깁스와 같은 ’30년대 생 전위주의자들이 함께하고 있었다.

 

게리 버튼이 신인시절 “밀트 잭슨의 연주에는 별 다른 관심이 없다.”라고 말했던 것은, 호된 비판을 받았지만, 당시로서는 진심이었다. 이렇듯 게리 버턴의 새로운 미감은 무엇보다도 그가 발굴해낸 기타리스트들의 이름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그는 1967년부터 기존의 재즈 관습에서 벗어난 기타리스트들을 찾아내 자신의 밴드에 가입시켰는데 그 명단은 래리 코리엘을 시작으로 제리 한, 믹 구드릭, 팻 메시니, 존 스코필드 그리고 오늘날의 줄리언 라지로 이어진다. 그러니까 그는 이전의 세대와는 단절하고 자신을 출발점으로 재즈의 새로운 세대를 만들어나간 인물인 것이다.

 

1960년대 후반 그가 기타리스트 래리 코리엘을 사이드 맨으로 두고 RCA-빅터에서 녹음한 사중주단 음반은 오늘날에도 그 신선함이 새롭다. 하지만 1971년 바이브라폰 연주자로서는 전대미문의 독주 녹음에 도전한 앨범 <결국 혼자서 Alone at Last>는 당시 스물여덟 살의 재즈 연주자의 일단락이자 이후 전개될 자신의 미래를 보여준 야심작이었다.

 

<Alone At Last>는 두 번의 레코딩 세션으로 완성되었다. 그중 한 번은 ’71년 6월 19일에 있었던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 실황으로, 그 중 세 곡의 녹음이 LP 한 면을 채우고 있다. 이 세 곡 가운데는 그 보다 1년 전 키스 재럿의 음반 <게리 버튼과 키스 자렛 Gary Burton & Keith Jarrett>(애틀랜틱)에서 연주되었던 재럿의 작품 ‘문 차일드 - 당신의 조용한 곳에서’ ‘Moon Child - In Your Quiet Place’가 포함되어 있다. 물론 바이브라폰 독주다. 하지만 음악적으로 빈약한 느낌은 전혀 없다.

오히려 재럿의 아름다운 악상이 보다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가 과감하게 바이브라폰 독주 녹음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것은 양손에 맬릿(Mallet) 네 개를 쥐고 연주하는 독창성 때문이었다(비슷한 시기에 바비 허처슨 역시 네 개의 맬릿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4성부의 풍성한 울림은 기본적으로 그와 그 이전 세대의 재즈 바이브라폰 주자들을 구분 짓게 만들었다. 아울러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 독주에 심취해온 키스 재럿이었지만 자신의 작품을 환상적인 독주로 소화해 내는 게리 버턴의 음악을 듣고 그는 어쩌면 독주에서 발산하는 자기 음악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인 했을지도 모른다. 그는 같은 해 11월 자신의 첫 독주 앨범 <Facing You> (ECM)를 녹음했다.  

같은 해 9월 17일에 녹음한 두 번째 세션은 앨범의 나머지 절반을 채우고 있다. 이 녹음에서 버튼은 오르간과 피아노로 밑그림을 깔고 그 위에 바이브라폰 선율을 오버더빙 했다(이 곡들에서는 두 개의 맬릿으로 연주한다). 바이브라폰과 피아노를 통해 홀로 주고받는 솔로들은 비록 혼자의 연주이지만 이후에 전개될 칙 코리아 혹은 마코토 오조네와의 긴 협연의 전주곡처럼 들린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이 연주는 버튼에게 재즈에 대한 동경을 처음으로 심어 주었던 빌 에번스의 앨범들 중 ‘대화(conversations)’ 삼부작을 떠올리게 한다.

이 젊은 거장은 평소의 사중주단 연주와는 달리 자신과의 즉흥적인 대화를 통해 음악을 완성하고 싶었던 것이다. 밴드의 상호작용에서 벗어나 오로지 스튜디오 단독 작업을 통해 음악을 완성하고 싶은, 지극히 21세기적인 욕망은 가끔씩 기이한 실패를 낳기도 하지만 ’70년대에 이르러 이 탁월한 연주자를 통해 한 편의 멋진 걸작을 만들어 내었다. 

글/재즈칼럼니스트 황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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