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앨범 강태환 [Micrososm; 소우주] Ghetto Alive/2024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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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환 <Micrososm; 소우주> Ghetto Alive/2024 CD Only , No Digital
강태환 : Alto Sax , Composer
1 Ⅰ-1
2 Ⅰ-2
3 Ⅰ-3
4 Ⅰ-4
5 Ⅰ-5
6 Ⅰ-6
7 Ⅰ-7
최소한의 노트, 그안에서 찾아내려는 무한의 음률세계
만약 지구의 평행 세계에서, 찰리 파커가 순환호흡의 대가였고, 연주할 수 있는 음이 단 2~3개로 제한되어 있는 세상에 살았다고 가정해보자. 그럴 때 우리가 듣게 될 음악은 어떤 것일까?
아마 지금 우리가 아는 Ornithology 나 Confirmation 같은 달리는 비밥 곡들과는 전혀 다른 내용을 담은 음악일 것이다. 똑같이 찰리 파커라는 존재가 중심에 있긴 하지만, 악기의 물리적 한계가 그에게 새로운 언어와 접근 방식을 요구하게 만드는 그런 음악이었을 것이다. 사실 음악을 듣는다는 건 그 곡을 듣는 경험임과 동시에 그 음악을 만드는 존재를 이해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1970년대부터 프리 재즈에 경도되어 연주활동을 이어온 강태환의 음악은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상당히 독창적이고 예외적인 사운드 스케이프 중 하나다. 순환호흡과 멀티 톤만으로 기존의 어법 이면에서 나타나거나 들리지 않는 음악을 말 그대로 개척했다. 마치 존 케이지가 소음과 침묵을 음악의 경계로 가르지 않았듯, 강태환 역시 음악을 만드는 방법의 경계를 넓혀 본질적으로 음악의 경계선을 확장시킨 것이다.
이번 새 앨범 <Microcosm>은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그의 음악세계로 들어가는 좋은 가이드가 될 수 있다. 쉼표가 없는 그의 음들은 마치 신디사이저의 오실레이터가 알고리즘을 대기하듯 예측할 수 없는 순간을 이끌어낸다. 물론 발진기 자체는 강태환의 호흡이지만, 소리는 그의 미세한 호흡의 조정에 의해 스토리로 변하게 된다. 핵심적인 음은 몇 개 없지만, 호흡은 계속 돌고, 멈추지 않는다. 그 몇 안 되는 음 사이에서 이제 강태환의 세상에 사는 찰리 파커는 아마도 반복을 만들고, 쉼표를 만들고, 침묵조차 구성 요소로 삼았어야 했을 것이다. 마치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속 주인공이 “무슨 이유인지 모르게 계속 듣게 되는 재즈 음반”을 틀어놓고, 커피를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는 장면처럼 단순하지만, 그 안에서 어떤 ‘균형’이 잡혀 있는 음악.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같지만, 사실은 모든 것이 벌어지고 있는 음악, 그런 그 세상에서의 찰리 파커는, 마치 선(禪)을 수행하는 스님처럼, 단 세 개의 음만으로 우주를 표현하려 했던 것이 바로 강태환이 이 세상에서 하는 음악이 아닐까.
이번 앨범은 13년만의 솔로작으로 강태환 본인의 연습실 공간을 잔향주체로 녹음된 독특한 작업으로 그분의 내면 소리를 응대하기 용이한 환경이었을 것으로 여겨지며, 스테레오와 멀티채널 바이노럴 트랙들로 출시되어 사이코어쿠스틱스의 왜곡을 최대한 줄이는 전략이 돋보인다. 찰리 파커의 재즈와 음악이 그가 창출해낸 음악적 세계관이라면, 강태환 역시 전혀 다른 접근과 어법과 발상으로 자신만의 음악 세계관을 투영하고 있음에 틀림없을 것이다. 글/재즈 기타리스트 정수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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