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앨범 ⚡유지니아 최 Eugenia Choe feat. Song Yi Jeon, Yuhan Su [So We Speak] Sunnyside/2025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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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genia Choe feat. Song Yi Jeon, Yuhan Su
<So We Speak> Sunnyside/2025
Eugenia Choe - piano & Fender Rhodes
Yuhan Su - vibraphone
Song Yi Jeon - vocals
02 This Or That
04 Fly
05 Nabiya
06 River Farm
07 You Get What You Paid For
08 After All
절제된 연주 속 내실 있는 음악 이야기들
피아니스트 유지니아 최(Eugenia Choe)는 유년시절 가족과 미국으로 이주하여 정착한 한국계 미국인이다. 원래는 클래식 피아노를 전공했지만 뉴욕으로 이주하면서 재즈를 공부하고 본격 재즈 뮤지션의 길로 접어들었다. 2016년 레이블 스티플체이스에서 데뷔를 했고, 동 레이블에서 2018년에도 작품을 발표했다. 두 작품 모두 피아노 트리오 편성이고, 운 좋게 국내 수입이 되어 인터넷 매장에서도 구할 수 있다. 팬데믹으로 한동안 음악 활동을 중단한 그녀는 공백기동안 대만 출신의 바이브라폰 연주자 유한 수(Yuhan Su)를 만나 연주 활동을 이어갔는데, 이 두 사람은 일요일마다 즉흥적으로 세션을 진행하며 유대감을 쌓았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이번 레코딩까지 연결되었다고 한다. 레코딩을 준비하던 차 평소 친분이 있던, 유럽에서 활동하는 보컬리스트 전송이가 우연히 게스트(3곡)로 합류하게 되었고 그녀는 7년 만에 세 번째 리더작을 완성하게 된다.
첫 곡 Margie 는 이 작품의 전반적인 성향을 대변하는 곡이다. 리리컬한 주제 멜로디를 전송이의 부드러운 스캣으로 진행하는데 배후 유지니아의 연주는 클래시컬하고 따뜻한 감성이 돋보인다. 보컬 이후 합류하는 비브라폰에서 이들이 그간 맞춰온 즉흥의 합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피아노와 비브라폰은 서로를 배려하는 플레이를 중심으로 진행되는데, 이것은 모종의 장점과 단점이 있다. 서로 배려하는 플레이가 듣는 이의 귀를 거스르지 않고 자연스러운 음악적 흐름으로 이끌지만 한편으로 다소 소극적인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You Get What You Paid For 같은 곡에서는 전송이의 보컬과 유안 수의 비브라폰이 긴밀한 즉흥대화를 주고받는 과정, 이후 다른 국면전개를 이어가는 유지니아의 피아노가 설득력있는 감흥을 이끌어내며 세 사람의 즉흥 인터플레이와 작곡된 유니즌까지 잘 짜여진 흐름을 들려준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곡은 River Farm 이었다. 유지니아의 팬더 로즈 연주는 은근한 무드를 연출하고, 비브라폰이 합류하는 시점에는 두 악기의 소리가 비슷하여, 마치 한 사람이 오버더빙을 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너와 내가 아닌 왜 우리(We)인지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 아닐런지.
두 연주자가 함께 작품을 발표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재즈를 둘러싼 여러 적대적인 환경에서 서로 위로가 되는 존재였기 때문일 것이다. 역병의 순간, 이민자-교육-문화예술에 적대적인 국내 상황, 결국 재즈는 홀로 할 수 없고 누군가와 함께 해야 하는 성장할 수 있는 음악. 이 작품을 놓고 보면 유지니아는 (지금으로선) 연주보다는 작곡에 더 큰 장점이 있는 연주자로 느껴진다. 그러나 순간순간 들려주는 즉흥연주와 멤버들과의 상호 교감은 결코 그것만이 다가 아님을 증명해보이고 있으며. 좋은 작곡력을 기반으로 한 재즈 뮤지션으로 나아갈 잠재력과 가능성을 보여준다. 글/재즈 칼럼니스트 여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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