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lad Hekselman  <Downhill from Here>  La Reserve/2025

 

 

Gilad Hekselman - Guitar, Compositions

Larry Grenadier - Bass

Marcus Gilmore - Drums

 

1. Downhill From Here

2. Navanad

3. Be Brave

4. Alfie

5. Wise Man

6. Seeing You

7. Scoville

8. Like A Wildflower

 

 

 

서정적 멜로디로 충만한 기타 트리오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이스라엘 출신의 기타리스트 길라드 핵슬먼의 새 앨범 <Downhill from here> 이 발매되었다. 지난 앨범 <Far star,2022> 에서 매우 인상적인 작곡을 들려주었던 터라 이번 앨범에 궁금증이 일었는데 멤버 구성이 베이스에 래리 그라나디에와 드럼에 마커스 길모어이다. 소규모 트리오 구성이므로 지난 앨범에서 매우 흥미롭게 구사했던 작품의 서사보다는 멤버간 섬세한 상호작용이 주 감상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예상되었다.

앨범의 전체적인 인상은 흐르는 듯한 자작곡 내에서 펼쳐지는 세 멤버간의 케미스트리이다. 앨범의 실제 녹음 날은 편안하고 여유로웠다고 인터뷰에서 이야기하는데 그날의 분위기가 앨범의 분위기와 그대로 맞닿아 있다. 앨범의 엔지니어는 브래드 멜다우의 초기 앨범을 녹음했던 제임스 파버이다. 그래서 그런지 기타톤을 비롯해 리듬섹션의 사운드도 매우 서정적이며 섬세하다. 길라드 헥슬먼은 이 앨범에서 지난 앨범과들과의 큰 차이는 HX stomp 라는 멀티 이펙트 페달을 이용해 녹음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실 2024년 빌리지 뱅가드 라이브 앨범이 매우 큰 호평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에 다음에 어떤 앨범을 구상할 지 고민이 있었을 터인데 그의 선택은 결국 멜로디였던 것 같다.

앨범 전체에 흐르는 각각의 멜로디는 각 곡의 중심축으로 다른 음악적 아이디어들보다 가장 눈에 띈다. 첫 곡 ‘Downhill from here’ 부터 서정적인 멜로디가 중독성 있는 ‘Navanad’, 존 스코필드에 대한 오마주를 담은 ‘Scoville’, 버트 바커랙의 아름다운 발라드 ‘Alfie’ 까지 한 호흡으로 감상하기에 매우 좋은 길이이며 재즈 입문자들에게도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는 앨범이라는 생각이다. 길라드 헥슬먼이라는 음악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멜로디는 매우 서정적이며 서사가 있다고 느껴진다. 다만 어쿠스틱 틀 안에서 그 멜로디를 실험해 왔던 그가 코로나라는 제약으로 인해 일렉트로닉 팝 재즈를 아우르는 <Far star> 를 세상에 선보였을 때 필자는 길라드 헥슬먼이라는 연주자를 다시 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그에게서 멜로디와 다른 음악적 실험이 결합된 결과물을 더 보고 싶은 욕심이 든다.  글/재즈 피아니스트 우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