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앨범 ⚡존 테일러, 팔레 다니엘손, 마틴 프랜스 John Taylor, Palle Danielsson, Martin France [Close to Mars] CAMJazz/2025 (Recorded 2006)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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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Taylor, Palle Danielsson, Martin France <Close to Mars>
CAM Jazz/2025 (Recorded 2006)
John Taylor piano
Palle Danielsson double bass
Martin France drums
3. Ritual (Phases)
4. Oats
6. Spring(Phases)
7. In February
9. Ever After
거장다운 풍모 보여주는 밀도 높은 트리오 연주
재즈 피아니스트 존 테일러는 영국 재즈의 상징과도 같은 뮤지션이다. 1960년대 후반 초기 포스트 밥이 대두되던 시기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알렸는데, 그는 1942년생으로 굳이 언급하자면 칙 코리아보다 한 살 젊다. 다시 말해, 매코이 타이너, 허비 행콕, 칙 코리아, 키스 재럿 등과 동시대에 활동하며 경쟁하고 음악을 교류하던 영국 뮤지션이라는 것이다. 특히 1977년에는 보컬 노마 윈스턴, 트럼페터 케니 휠러와 함께 'Azimuth'라는 밴드를 만들어 큰 명성을 얻기도 했다. 그야말로 영국 재즈의 상징이자 국보급 인물이다.
존 테일러는 10년전인 지난 2015년 세상을 떠나셨다. 그리고 이 작품은 그의 유작이다. 2006년의 연주를 담고 있으나 올해에 이르러서야 세상의 빛을 보았다. 그의 인생 황혼기 작품인 이 음반을 듣다보면 타임 필의 정확도가 약간 떨어지고 프레이즈 호흡도 다소 짧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감정의 흐름만큼은 여전하다는 것이 느껴진다. 노련미와 백전노장의 위엄은 분명 월드 클래스의 영역이다. 넘치는 힘과 인터벌 솔로잉, 모티브의 발전과 다양한 아이디어, 그리고 다이내믹의 훌륭한 빌드업까지 당시 60대 중반의 나이를 고려해도 여전히 탑A급 연주자 이상의 실력을 들려준다.
한 예로 수록곡 'Summer' 처럼 유럽 감성 재즈의 전형 같지만서도 그 위에 더해지는 포스트 밥 스타일의 조합은 이국적이면서도 충분히 설득적이다. 피아니스트 칙 코리아가 영국에서 태어났었다면 이런 모습이었을까? 영국 재즈의 정점으로서 유럽만의 감성을 내세우며 뉴욕 재즈에 접근하는 방식은 아름다우면서도 밀도가 높다.
'Ritual'에서는 훌륭한 톤 밸런스와 하모닉 컨셉트를 앞세운 아방가르드로 정적인 움직임 속 긴장감을 능숙하게 쌓아올린다. 'Oats'에서는 인터플레이를 끌고 가는 노련함이 인상적이고, 컨템포러리 보이싱으로 가득 채운 재즈 발라드 'Ballada' 또한 수작 중의 수작이다. 'Spring'에서는 3/4 왈츠 리듬 속에서 다양한 아이디어와 폴리리듬적 접근으로 앙상블 인터플레이를 끌고 나간다. 여기에 팔레 대니얼손의 강력한 베이스 솔로는 비교할 수 없는 별미이다. 동적인 아방가르드가 눈에 띄는 'In February'와 타이틀곡이자 앨범 제목과 동명인 'Colse To Mars'의 감미로움은 세간의 그에 대한 평가가 왜 높은지에 대한 충분한 증명이 되어준다.
재즈의 중심은 뉴욕이지만, 뉴욕 재즈만이 반드시 능사는 아니다. 세계 곳곳의 재즈를 다양한 관심사로 살펴보자. 그중에서 영국 재즈의 심장은 바로 존 테일러다. 당시 뉴욕의 영웅들과 비교해도 전혀 모자라지 않았던 존 테일러. 한국에서도 좀 더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재즈 피아니스트 김주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