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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k

명 작곡가/영화음악가 엔니오 모리코네와 조니 맨델 특집 칼럼 -재즈로 멋지게 재해석된 이들의 명곡 5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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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니오 모리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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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멘델

 

Special 

20세기를 대표하는 명 작곡가이자 영화음악가

Ennio Morricone Vs Johnny Mandel

엔니오 모리코네와 조니 맨델 추모 특집

 

재즈로 재해석된 이들의 명곡 5

 

음악에서 작곡이 갖는 중요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죠, 물질적인 실체가 없는 이 소리와 시공간의 예술을 대략적으로나마 형상화하고 구체적인 형태로 만들어내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작곡이라는 점에서 이 중요성은 너무나 명백합니다. 그래서 좋은 곡을 쓰는 작곡가는 장르에 상관없이 시대를 초월해 높게 평가받으며 그들의 작품은 늘 현재 진행형처럼 동시대와 호흡하는 특권을 누립니다. 또한 작곡가들이 만들어놓은 훌륭한 작품들은 이를 표현해내는 연주자들과 가수들에게 예상을 넘어서는 메리트와 동기부여를 주기도 하지요. 얼마 전 두 명의 대 작곡가 엔니오 모리코네와 조니 맨델이 대략 열흘 정도의 간격을 두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두 분 모두 90세를 넘길 만큼 천수를 누리셨기에 결코 비극적인 마지막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엔니오 모리코네의 경우 낙마에 의한 사고가 사망에 이르게 하는 큰 요인이었다고 하니 주어진 명을 다한 자연사와는 거리가 있긴 합니다). 거기에다 생전 이루고 성취한 것들도 충분히 대단하고 또 위대했다는 점도 서로 비슷합니다. 물론 엔니오 모리코네가 전 세계적인 명성과 위상이 훨씬 더 높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만, 조니 맨델 또한 결코 만만한 커리어를 이뤄낸 인물은 아니었죠. 그는 생전 그래미와 아키데미 영화음악부문을 모두 수상했으며(그래미의 경우 작곡, 편곡, 프로듀서에 걸쳐 총 17번의 노미네이트, 5번의 수상이력을 남겼으며 그의 작곡인 'The Shadow of Your Smile' 같은 경우는 발표된 그 해 ‘Song of the Year’ 를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그가 남긴 곡들은 20세기 대중음악사에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모범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니까요. 그의 곡 다수가 이미 스탠더드 넘버, 즉 불멸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는 얘깁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그 스스로가 뛰어난 편곡자이자 앨범 프로듀서로서 토니 베넷, 다이애나 크롤, 나탈리 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재즈/팝 분야의 거장들과 숱하게 협연해왔으며 특히 현악 오케스트레이션이 포함된 편곡에선 당대 최고 실력자중 한명으로 인정받을 만큼 탁월한 역량을 보여줬습니다. 다만 국내에 상대적으로 그의 이름이 덜 알려져 있을 따름이죠. 한편 엔니오 모리코네 역시 널리 알려져 있듯 영화음악 작곡가로 20세기를 대표한다고 말해도 될 만큼 큰 명성을 쌓아왔습니다만, 그는 영화와 별개로 독자적인 음악작품들도 꽤 많이 발표했었습니다. 심지어 현대음악에 대한 애정과 조예가 깊은 걸로도 유명했으며, 이 작품들을 오케스트라와 함께 협연하고 또 본인이 직접 지휘하는 경우도 꽤 많았습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해외에선 그를 일컬을 때 영화음악 작곡가란 말보다는 대가(마에스트로) 또는 영화음악이라는 단어를 빼고 순수한 작곡가로 그의 직함을 설명하기도 했죠. (모리코네 본인은 자신을 그냥 작곡가로 불러주길 바란다고 생전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기도 합니다)

이 두 사람의 가장 큰 공통점은 영화 및 TV 드라마 같은 영상에 삽입되는 음악을 주로 만들었고 그걸로 커다란 명성을 얻었다는 점일 겁니다. 또한 그 곡들이 시대를 초월한 불멸의 명곡이 된 것도 동일하죠. 그러다보니 재즈 뮤지션들도 두 작곡가들의 명곡들을 가져와 재해석해 노래하고 연주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그냥 넘어가기엔 아쉬움이 남기도 하고 이 두 작곡가들의 타계를 추모하는 의미에서 이들이 남긴 작품을 살펴보고 두 작곡가들이 남긴 명곡들 중 재즈로 멋지게 해석된 것들을 각 5개씩 골라 간단한 설명과 함께 독자 여러분들에게 소개할 까 합니다.

/MMJAZZ 편집장 김희준

 

*앨범 단위로 선정하지 않고 곡을 중심으로 선정했습니다. 개별 곡 해석은 많은데 비해 두 작곡가의 작품들을 온전하게 담아낸 송북 앨범이 많지 않은 탓입니다. 또한 조니 맨델에 관한 추천 앨범들은 칼럼니스트 황덕호씨께서 작성, 기고하신 추모 기사(아래 딥 프로파일 항목 참조)에 따로 다뤄져 있어서 여기에선 곡 위주로 정리했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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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nio Morricone.

Quincy Jones (feat. Herbie Hancock)

'The Good, The Bad & The Ugly'

From <We All Love Ennio Morricone>  Sony Music/2007

 

모리코네가 남긴 숱한 명곡들 가운데 굳이 그의 이름과 등가를 이룰만한 곡 하나 꼽으라고 하면 아마 가장 많이 선택될 곡이 바로 이 영화의 메인 테마일 것이다. 반복해 들을 때마다 어쩌면 이런 악상을 떠올릴 수 있었을까?’ ‘어쩌면 여기서 휘파람을 쓸 생각을 했을까?’ 하는 생각만 하게 되는 이 세기의 명곡은 사실 오리지널의 힘이 너무나 막강해 새롭게 재해석하는 게 너무 너무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독특함과 기이한 발상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존 존(John Zorn) 조차도 이 곡은 손대지 않았으니 더 말해 뭘 할까? 세기의 팝 프로듀서이자 편곡가이며 모리코네와 절친인 퀸시 존스의 이 버전도 모리코네의 원곡을 최대한 존중하고 있다. 단지 재즈적인 혼 섹션을 좀 더 강조하고 허비 행콕의 키보드 솔로를 포함시켰으며 재즈적인 코러스를 담는 방식으로 적절한 안배를 했는데 70년대 록 퓨전 스타일의 신명나는 버전으로 꽤 멋지게 재탄생시켜냈다는 생각이 든다. 생전 모리코네가 이 곡을 리메이크한 여러 다른 버전중 특히나 만족스러웠다는 후문이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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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rico Pieranunzi, Marc Johnson, Joey Baron

'Il Clan Dei Siciliani' from <Play Morricone : The Complete Recordings>  CAM/2014 (Original Release 2002)

 

같은 이태리 출신의 후배 피아니스트 엔리코 피에라눈치가 각각 2001,2002년도에 발표했던 두 장의 모리코네 송북은 적어도 지금까지 발표된 다른 어떤 모리코네 관련 재즈 작품들보다 풍성하고 다양한 레퍼토리와 뛰어난 연주, 해석으로 가득한 명작이다. 당시 모리코네가 피에라눈치 트리오의 공연도 직접 관람하고 이 앨범도 듣고 나서 라이너 노트도 직접 써줄만큼 작품에 대한 호감을 표했는데, 특히나 자신의 원곡이 가진 정서와 멜로디를 해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 였다. 그러면서도 재즈다운 해석과 즉흥연주가 아주 잘 녹아들어 있다는 점도 아울러 강조한 바 있기도 하다. 두 장의 앨범 수록곡들 가운데 필자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해석(그러면서도 원곡의 느낌을 해치지 않는)을 들려주는 곡으로 꼽는 작품이 바로 이 시실리안의 테마인데, 템포와 박자, 악센트를 바꾼 것만으로 원곡과 상당히 다른 느낌을 전해주며, 또한 중반부 세 연주자의 치열한 인터플레이가 이전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새로운 지점으로 이 곡을 이끌어간다. 마에스트로 모리코네를 마음속 깊이 존경해온 피에라눈치답게 어디 하나 허툰 접근이 보이지 않는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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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ns Thomas.

'Once Upon a Time in West' from <You Can't Keep a Good Cowboy Down> ACT/2000

 

이 작품이 처음 발표되었을 2000년도 당시를 생생히 기억한다. 당시 국내에 이 독일 레이블의 작품들이 본격적으로 수입되던 차였는데, 이 피아니스트의 이름은 필자에게 생면부지였다. 그저 모리코네의 작품을 해석했다는 사실만으로 선택했는데 그 단순한 도박이 의외의 성공으로 연결된 케이스! 독일 출신의 피아니스트 옌스 토마스가 피아노 솔로 중심으로(파올로 프레주와 안토니오 셀라스의 피처링이 몇몇 곡에 담겨져 있기도 하다) 풀어나간 이 작품집은 미약한 지명도를 훌쩍 넘어서는 탁월한 아이디어, 편곡으로 실로 뛰어난 앨범을 만들어냈다. 이때 그의 피아노 연주는 다소 거칠고 솔로 역시 정교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으나 발군의 재해석과 아이디어로 이를 가볍게 상쇄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필자는 이 곡이 최상의 결과를 뽑아낸 것으로 본다. 중반부 클라이맥스에서 들려주는 그의 솔로는 모리코네의 원곡만큼이나 강렬한 감정, 서정성을 담고 있다. 당시 이 곡과 이 작품을 마에스트로 모리코네도 분명히 들었을 텐데 과연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 내심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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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Zorn

'Poverty' from <The Big Gundown> Tzadik/2000 (Origianl Release 1986)

 

 

뉴욕 프리/아방가르드의 대표 아티스트가 모리코네의 작품을 깊이 흠모해 그의 영화음악 작품을 소재로 연주했다는 점에서 발매당시부터 화제를 불러 모았던 존 존의 이 작품집은, 사실 생전 모리코네에겐 그다지 호의어린 평가를 받지 못했다. 모리코네는 이 앨범을 듣고 나서 존 존은 자신의 이름을 이용해 본인의 음악을 표현해냈다. 여기에는 나의 멜로디는 거의 드러나지 않거나 왜곡되고 숨겨져 있다며 다소 당황스러워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작품이 여전히 회자되는 이유는 아주 기발하고 괴기하며 특이한 표현 사이사이 어딘가 모리코네의 잔향이 뚜렷하게 남아있는 탓일 것이다. 이 앨범 수록곡들중 가장 원곡의 정서와 가까운 모습을 지니고 있는 이 곡 ‘Poverty’는 메인 테마의 현악파트를 휘파람으로 표현해 더 차갑고 스산한 느낌을 주지만 ‘The Big Gundown’ 이나 ‘Once Upon a Time in a West’ 처럼 도발을 넘어 괴랄하기까지 한 해석과는 거리가 멀다. 아방가르드 음악에 조예가 없더라도 이 버전만큼은 무리 없이 들을 만 하며, 후반부 하모니카와 기타, 아코디언의 어울림은 모리코네조차도 흡족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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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rico Pieranunzi, Marc Johnson, Joey Baron

'Cinema Paradiso (Main Theme)' <Live in Japan> CAM/2007

 

 

한국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모리코네의 곡은 시네마 천국의 러브 테마와(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러브 테마는 엔니오 모리코네의 오리지널이 아니다. 그의 친아들인 안드레아 모리코네의 작품이다) 메인 테마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메인 테마의 아름다움은 필자에겐 훨씬 더 각별한데, 이 곡을 재해석해 담아낸 팻 메시니와 찰리 헤이든 버전과 피에라눈치 트리오의 이 버전중 어느 걸 선택해 이 리스트에 담아낼 지 적잖이 고심했더랬다. 더군다나 피에라눈치는 한 차례 그의 버전이 포함되어 있기도 해서 가급적 제외하려고 생각했는데, 십수 차례 반복해 들어본 결과 피에라눈치 트리오의 이 라이브 버전이 음악적으로 좀 더 훌륭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생각되어 결국 이 버전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이유인 즉 상대적으로 차분하고 단아한 감성을 담고 있는 메시니의 버전과 달리, 원곡을 3박자 왈츠로 산뜻하게 편곡하고 리듬 분절도 매력적으로 엮어내어 원곡과의 차별성을 확보한 뒤 즉흥의 비중을 한껏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버전을 더 우위로 둘 수 밖에! 한편 2004년 일본 도쿄에서 가졌던 이 라이브는 피에라눈치 트리오가 최상의 집중력을 보이던 시기였던 만큼 어디하나 나무랄 데가 없는 명연이 트랙마다 즐비하다. 라이브인 만큼 앞서 소개한 모리코네 헌정앨범 이상으로 트리오 연주의 집중력은 뛰어나므로 미처 접해보지 못한 재즈 팬들이라면 이 곡이 수록된 라이브 앨범을 꼭 들어보시길 해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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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ny Mandel

 

 

'The Shadow of Your Smile'

Tony Bennett <The Movie Song Album> Columbia/1966

 

 

조니 맨델이 발표한 여러 명곡들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곡이 'The Shadow of Your Smile' 일 것이다. 1965년도 발표된 영화 <Sandpiper> 에 삽입된 이 곡은 프랭크 시나트라, 자니 마티스, 앤디 윌리암스, 바비 달린 같은 스탠더드/크루너들뿐만 아니라 아스트루 질베르토 같은 보사노바 싱어, 심지어 스티비 원더, 마빈 게이 같은 소울 R&B 뮤지션들도 녹음할 만큼 장르를 넘어 폭넓게 불려졌다. 그 중에서도 토니 베넷의 이 버전은 조니 맨델이 직접 현악 파트의 편곡과 지휘, 음악 전체의 디렉팅을 맡아 작업했다는 차별점이 있다. 물론 그 뿐이 아니다. 무엇보다 토니 베넷의 노래가 더할 나위 없는 절창이다. 아주 드물게 곡 전체의 벌스(Verse)까지 다 담아내어 노래하고 있는데 어디 흠잡을 데 없는 보컬 컨트롤, 감성의 표현력이 절로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거기에 중후하면서도 탄탄한 베넷의 바리톤 보이스 아래 조니 맨델의 고급스러운 스트링이 넘치지 않는 서포팅을 해주며 이 곡의 밑그림을 훌륭히 완성시켜주고 있다. 명곡에 명창, 명 반주 3박자가 기막히게 어우러진 명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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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icide is Painless' (Theme from M.A.S.H)

Bill Evans from <You Must Believe in Spring> Warner Bros./1981 (Recorded 1977)

 

'Emily' 와 달리 이 곡은 빌 에번스가 꽤나 뒤늦게 자신의 레퍼토리에 포함시켰다. 곡이 발표된 것은 동명의 영화가 선보였던 1970년도임에도 에번스가 처음 이 곡을 레코딩한 것은 1977<You Must Believe in Spring>이었다. 평소 그가 조니 맨델의 곡을 무척이나 좋아했던 걸 생각한다면, 또 이 곡 또한 'Emily'에 못지않은 선율미를 갖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늦은 레코딩이 다소 의외이긴 한데, 그런 뒤늦음을 역시나 그다운 리리시즘과 트리오 인터플레이로 훌륭히 업그레이드 시켜주고 있다. 원 녹음의 두 배 정도로 늘어난 러닝타임이 말해주듯 곳곳에 녹아있는 에번스와 에디 고메즈의 즉흥 인터플레이가 재즈 팬들의 귀를 매혹시킨다. 이 곡 또한 장르를 넘어 수많은 팝/록 아티스트들이 리메이크했으며 재즈에서도 폴 데스몬드와 아마드 자말, 지미 스미스등 여러 뮤지션들이 이 곡을 녹음한 적이 있지만 원곡의 감성에 가장 어울리는 것은 물론이고 연주의 내용자체가 아무래도 빌 에번스의 이 버전만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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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oon Song' (Solitary Moon) Fred Hersch from <I Never Told You : Fred Hersch Plays Johnny Mandel> Varèse Sarabande Jazz/1996

 

사실 이 곡은 조니 맨델이 남긴 여러 유명 대표곡에 비해 잘 알려지지도 않았고 또 레코딩된 횟수도 드물다. 하지만 반드시 재조명되어야 할 가치를 갖고 있는 아름답고 귀한 곡이라고 생각해 리스트에 포함시켰다. ‘97년도 <Beyond the Missouri Sky (Short Stories)>앨범에서 팻 메시니와 찰리 헤이든이 함께 연주하기 전까진 제대로 조명 받지 못했던 곡인데, 실제로 당시 조니 맨델은 그 녹음이 이 곡의 첫 레코딩인 줄 알고 있었단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 녹음이 있기 2년 전인 1994년 프레드 허쉬에 의해 녹음된 피아노 솔로 버전이 있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조니 맨델이 그걸 몰랐던 거 같다. 심지어 메시니의 버전보다 더 감성적인 매력이 강하고 즉흥연주의 비중도 더 높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원곡이 가진 무척이나 담백하고 수수한, 마치 포크 곡 같은 느낌의 선율, 그러면서도 작곡가 특유의 마이너한 감성이 잘 어우러진 이 곡은 반복해 들을수록 더 진솔하게 와닿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심플한 원곡의 핵심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허쉬의 꿈결같이 아름다운 피아노 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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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ily' Bill Evans Trio from

<Consecration: The Final Recordings Part 2> Milestone/2000 (Recorded 1980)

 

 

1964년도에 처음 발표된 이 곡은 무척이나 사랑스러우면서도 어딘지 습윤한 기운이 감도는 발라드 넘버이다. 이런 곡의 애틋한 정서에 매료되어 프랭크 시나트라, 토니 베넷,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같은 명가수들이 자니 머서가 쓴 가사 버전으로 레코딩을 해왔는데 그럼에도 이 곡에 가장 애착을 갖고 있었던 뮤지션은 바로 피아니스트 빌 에번스였다. 그는 1967년도에 이 곡을 처음 레코딩한 이후 정규 스튜디오 앨범에서만 3차례 더 녹음을 남겼고, 라이브에서는 훨씬 더 많이 연주했었다. 아마도 자기가 쓴 곡을 제외한 레퍼토리중에선 가장 사랑했던 곡일지도 모른다. 그 중 필자는 그의 마지막 공식 녹음인 1980년 샌프란시스코 공연 실황 버전을 추천한다. 건강은 마냥 악화되어 갔지만 건반을 다루는 솜씨는 더 유려해져가고 있던 말년의 빌 에번스가 이 사랑스러운 테마의 곡을 얼마나 더 풍성하게, 그러면서도 원곡의 의도를 올곧게 표현해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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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Do You Start?'

Shirley Horn <Here's To Life> Gitanes/1992

 

 

아마도 여성 재즈 가수들 중에서 조니 맨델의 곡들을 가장 사랑한 이는 셜리 혼일 것이다. 토니 베넷만큼이나 그의 작품에 큰 애착을 가져 평소 자주 녹음해온 그녀는, 이 작품 <Here's To Life> 에서 현악을 비롯한 편곡뿐만 아니라 아예 앨범 전체의 제작을 조니 맨델에게 맡겼다. 그리고 조니 맨델의 오리지널 3개를 가져와 원작자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녹음해냈다. 그 중 하나인 이 곡은 슬로우 템포의 여유로운 발라드 넘버로 예의 고급스러운 스트링과 셜리 혼의 감성어린 목소리가 은근한 분위기를 자아내게 만드는 가운데, 다른 조니 맨델의 곡들에 비해 습윤한 마이너 감성보다는 장조의 좀 더 밝고 따스한 느낌을 담고 있다. 마치 80~90년대 한창 유행했던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O.S.T에 잘 어울릴 거 같은 분위기라고 하면 적절한 설명이 되지 않을까? 한편 이 곡이 수록된 앨범 <Here's To Life> 는 그해 그래미 어워드의 편곡 부문을 수상하며 조니 맨델의 커리어를 한층 더 빛내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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