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앨범 ⚡벨라 플렉, 에드마르 카스타네다, 안토니오 산체스 Bela Fleck, Edmar Castaneda, Antonio Sanchez [BEATrio]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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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a Fleck, Edmar Castaneda, Antonio Sanchez <BEATrio>
Bela Fleck Productions/2025
Béla Fleck banjo
Edmar Castañeda harp
Antonio Sanchez drums
2. Pellucidar
4. Countryside
5. Cloak and Dagger
7. Coda
8. Walnut and Western
9. Three is not a Crowd
11. Touch and Go
비주류 악기로 컨템포러리 재즈 멋지게 소화해내는 반전 쾌감
벤조라는 악기를 가지고 가장 많은 활동과 업적을 가진 인물을 꼽자면 당연히 벨라 플렉을 이야기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플렉은 자신의 밴드 ‘벨라 플랙 앤 더 플렉톤즈’ 활동 뿐만 아니라, 칙 코리아와의 듀오, 베이시스트 에드가 마이어와 함께하는 클래식 관련 음악 등, 벤조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민속적 한계를 가지고도, 그 한계를 허물어내는 전방위적인 창작 활동과 연주력을 보여주었다. 그의 노력은 대중과 평단의 인정도 충분히 받아, 그래미에 서른 아홉 번 노미네이트 되었고, 그 중 열 아홉 번을 수상했다.
벨라 플렉이 지금껏 다양한 음악을 소화해 내었는데, 그의 활동이 의미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그 모든 음악을 하면서도 자신의 나라인 미국의 민속적 컨트리/블루 그래스 정서를 버리지 않고, 스스로의 정체성을 유지한 채로 다른 음악을 접근했기 때문이다. 자기의 중심 없이 그저 벤조로 다양한 음악을 연주 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신기하기만 할 뿐이지, 오랜 시간 자신의 예술가적 커리어와 대중의 인정을 유지해내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앨범에서 함께하는 하프 연주자 ‘에드마르 카스타네다’와의 만남은 너무나 의미가 있다.
1978년생의 하프 연주자 카스타네다는 콜롬비아 보고타 출신의 재즈 아티스트이다. ‘재즈를 하는데 하프라니, 도대체 무슨 음악을 하는 것일까’ 하고 얼핏 의문을 갖게 되는데, 카스타네다의 접근 방식은 예전 앨리스 콜트레인의 오픈되고 굳이 재즈의 이디엄을 따르지 않아도 되는 방식과는 거리가 멀다. 그의 연주는 듣는 이가, 벨라 플렉을 처음 들었을 때 느꼈던 것처럼, “하프로도 재즈를 할 수 있는 거였구나!” 하는 발견을 가져다주는, 재즈의 전통을 모두 해내는 놀라운 연주를 들려준다. 게다가 이번 음악을 들어보면, 분명 베이스 연주자가 없는 트리오 임에도, 계속 베이스 소리가 들리는데, 카스타네다는 하프의 저음 부분에만 다른 베이스 앰프를 연결해서 베이스 연주까지 동시에 커버해낸다.
그렇다면 이쯤해서 우리가 벨라 플렉을 바라보았던 관점을 그에게도 적용하게 되는데, 그 점도 카스타네다와 플렉은 서로 통한다. 콜롬비아 출신의 남미 전통적 정서는 그의 하프 사운드에서 줄곧 유지되고, 자신의 창작곡에서는 더 진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번 음반의 음악들은 아마 일반적인 재즈 악기로 연주되었다면, 추천하기 어려운 음악일 수 있다. 하지만, 멤버 세 명이 고르게 창작에 참여한 이 음반의 음악들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이들이 연주하기에 더 큰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물론 지면이 부족해 충분히 언급하지 못했지만, 스타 드러머 안토니오 산체스가 낯선 두 악기를 충분히 잘 연결해주고 있다는 점 또한 잊지 않고 이야기 하고 싶다. 글/재즈 기타리스트 오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