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로부터)  크리스 라이트캡, 넬스 클라인, 톰 레이니, 잉그리드 라우브록 

 

 

Nels Cline  <Consentrik Quartet>    Blue Note/2025

 

Nels Cline – electric guitars, acoustic guitars, effects, production, additional mixing

Chris Lightcap – acoustic bass, effects

Ingrid Laubrock – tenor saxophones, soprano saxophones

Tom Rainey – drums

 

 

1.The Returning Angel

2.The 23

3.Surplus

4. Slipping into Something

5.Allende

6.House Of Steam

7. Inner Walls

8.Satomi

9.The bag

10.Down Close

11.Question Marks

12. Time Of No Sirens

 

 

생각이상으로 뚜렷해진(?!) 재즈 아티스트로서의 정체성

인디 팝, 포크, 컨트리, 펑크 록, 아방가르드, 챔버 재즈를 자유롭게 넘나들고 때로는 이 요소들을 과감하게 한데 뒤섞는 독특하고도 광범위한 음악성의 소유자 넬스 클라인은 미국 음악계의 비주류 영역이 일반 팝 신의 천박함과 별개로 얼마나 독자적이며 작품지향적인 생태계를 유지해오고 있는지를 확인케 해주는 좋은 사례다. 그의 음악세계는 특정 장르에 귀속되어 있지 않으며 오로지 자신의 관심사와 취향에만 집중한다. 그에겐 그저 음악일 뿐, 재즈 아티스트이네, 팝, 록 뮤지션이네 하는 구분점이 별 의미가 없다. 아마도 다수의 인디 록팬들은 그를 윌코의 멤버로 기억하고 있을텐데, 반면 저같은 재즈 팬들에게 그는 실험성과 도전정신 충만한 재즈 기타리스트다.

그가 재즈 뮤지션으로서의 자각을 좀 더 강하게 하고서 작업하는 본작과 같은 프로젝트에서도 일반적인 재즈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접근들이 곳곳에 담겨져 있다. 비트는 록에 가까우며 곡의 형태 또한 The 2123 처럼 펑크(Punk) 록과 유사한 면을 담아내다가 어느샌가 현대적인 재즈 요소들이 가미되어 Allende 처럼 뉴욕의 전위, 포스트 밥과 유사한 그림을 그려내기도 한다.

House of Stream 은 마치 벤 몬더와 크리스 스피드가 가세한 현 배드 플러스와 같은 그로테스크한 사운드로 이전 넬스 클라인이 블루 노트에 와서 선보인 작품들과 사뭇 다른 사운드를 연출해낸다. 색소포니스트 잉그리드 라우브록, 드러머 톰 레이니, 베이시스트 크리스 라이트캡의 쿼텟 라인업으로 새로이 변화를 준 이유가 무엇인지 이런 트랙을 통해 바로 이해할 수 있는데, 연주의 다이내믹을 더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심오하고 또 진중한 음악들이 담겨져 상대적으로 이번 앨범은 전작들보다 더 임팩트가 느껴진다. 그런가하면 Satomi 처럼 마치 재패니스 펑크(Punk)와 같은 살짝 촌스런 재기 발랄함도 기분 좋게 보여주는 자유분방함이 기존의 넬스 클라인 다운 면모를 잘 보여준다.

지금껏 넬스 클라인은 독창적인 음악세계와 별개로 재즈 신의 주류 연주자로 별로 논의된 적이 없고 본토 평단에서도 이 점은 마찬가지였다. 그와 비슷한 연배인 빌 프리셀만큼은 아니겠으나 넬스 클라인의 작품 세계와 음악성 또한 독특함을 넘어 간과해선 안될 훌륭한 면모들이 오랜 세월 일관되게 이어져 왔기에 이제 좀 더 적극적인 평가가 이뤄질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번 작품은 코어 재즈 뮤지션으로서 그에 대한 인식을 좀 더 뚜렷하게 할 필요가 있음을 강하게 보여준다.   글/MMJAZZ 편집장 김희준